주문
제1심 판결 중 원고에 대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의 2013. 6. 5.자 임시이사회에서의 원고에 대한 직무정지 의 결과 2014. 12. 23.자 정기이사회에서의 원고에 대한 해임 의결이 각 무효임을 이유로, 직무정지일 이후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은 형사판결 확정일 전날까지의 미지급 임금 61,903,020원 및 피고의 위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5,000,000원의 지급을 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제1심은, 위 직무정지 의결은 무효이나 해임 의결은 무효가 아니라고 보아 위 직무정지일 이후부터 해임 통지일까지의 임금 청구 부분은 인용하고 나머지 임금 청구 및 위자료 청구는 각 기각하였다. 그런데 제1심 판결에 대해서 피고만 항소를 제기하고 원고는 항소하지 않음으로써,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제1심에서 인용된 부분의 당부, 즉 위 직무정지 의결(추인 의결 포함)의 무효 여부와 그에 따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 존부로 한정된다.
기초 사실
피고는 부랑인, 심신장애자, 정신질환자를 위한 시설을 설치·운영하기 위하여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이고,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 겸 피고의 산하시설인 E정신요양원의 원장이었다.
광주동부경찰서는 2013. 6. 3. 원고가 대표이사의 직무에 위배하여 피고의 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사실 등에 관하여 수사결과를 발표하였고, 이는 F 인터넷 언론을 통하여 보도되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겠다면서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피고는 2013. 6. 5. 임시이사회(이하 '이 사건 임시이사회'라고 한다)를 개최하여 원고의 사임을 받아들이고 G을 후임 대표이사로 선출하였으며, 또한 원고에 대하여 E정신요양원의 원장직에 대한 직무정지를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이라고 한다).
피고는 2014. 12. 23. 정기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E정신요양원의 원장직에서 해임하기로 의결하고,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을 추인하였다.
원고는 2014. 5. 13. 광주지방법원에서 업무상배임죄 등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이에 항소·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2015. 5. 14. 위 1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의 정관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7, 8, 9,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은 다음과 같은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원고는 이사회 소집통지를 한 사실이 없다.
원고에 대한 직무정지는 이사회 소집통지서에 이사회 개최 목적(안건)으로 기재되지 않았다.
이사회의 의장은 대표이사인 원고인데 G이 권한 없이 이사회를 진행하였다.
이사회는 원고에 대한 직무정지를 의결할 권한이 없다.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61,903,02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은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없고, 설령 하자가 있다고 해도 2014. 12. 23. 추인되어 하자가 추완되었으므로 유효한 의결이다.
E정신요양원의 원장에 관한 원고와 피고의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인데, 원고가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 이후부터 출근하지 않아 위임 사무를 처리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위 직무정지의결 이후부터 원고에게 위임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의 무효 여부
절차적 하자 관련
우선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정관 제18조 제3항은 "이사회를 소집하고자 할 때에는 이사장이 회의 개최 7일 전에 회의의 목적, 일시, 장소를 명시한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임시이사회의 소집통지서에 기재된 안건은 "① 대표이사 선임의 건, ② H장애인복지관장 임용의 건, ③ 기타"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의하면 이 사건 임시이사회의 안건에 원고에 대한 직무정지에 관한 사항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과 을 제1, 8, 15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I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 직무정지 의결을 무효라고 할 만큼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에 대한 업무상배임 등 혐의에 관한 수사는 2013. 2.경부터 진행되었고, 광주동부경찰서는 2013. 6. 3. 원고의 위 혐의에 관한 브리핑자료를 배포하였으며, J의 F자 인터넷신문기사에는 원고의 위 혐의와 2013. 6. 5. 개최될 이 사건 임시이사회의 내용까지 기재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임시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은 사전에 원고의 혐의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사회 개최 7일 전에 회의의 목적을 서면으로 통지하게 한 이유는, 이사들이 이사회에 상정될 안건에 대해 미리 검토할 시간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임시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은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원고의 E정신요양원 원장직에 대한 직무정지 건에 대해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E정신요양원은 피고의 주요시설로서 원고와 그 이전의 임원도 피고의 대표이사와 E정신요양원의 원장직을 겸임하였기 때문에,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여 새로이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이 사건 임시이사회에서는 그와 관련된 안건으로 E 정신요양원의 원장직에 대한 직무정지를 '기타' 안건으로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임시이사회 진행 중 자신에 대한 대표이사 사임의 건이 가결되자 퇴장하였고, 임시의장으로 G 이사를 만장일치로 결정하여 이사회가 계속 진행되었으며, 이후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이 있었으므로 위 이사회 진행 절차에 별다른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이사 9명 중 이 사건 임시이사회에 참석한 6명이 만장일치로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을 하였는데, 참석하지 못한 3명의 이사에게 사전에 위 안건을 통보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비위 내용에 비추어 직무정지의결은 충분히 가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14. 12. 23. 개최된 이사회에서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을 추인하였다.
실체적 하자 관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정관 제19조는 "법인이 운영하는 시설 또는 사업체의 책임자 임명에 관한 사항(제7호)", "기타 이 법인 업무에 관련이 있는 중요한 사항(제9호)"을 이사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의 정관에 피고가 운영하는 사업체의 책임자 해임에 관한 사항이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위와 같이 그 책임자의 임명에 관한 사항이 이사회의 의결사항인 이상 직무정지를 할 권한도 이사회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E정신요양원 원장의 직무정지에 관한 사항은 피고의 업무에 관련이 있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된다고 할 수도 있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에게 보수 지급의무가 있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와 갑 제2호증, 을 제3, 4, 7, 10, 13,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와의 관계에서 근로자가 아니라 독자적인 지위에서 업무를 처리한 수임인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다11618 판결 참조), 원고가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 이후 위임사무를 처리하지 않은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위 직무정지의결 이후의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2011. 3. 25.경부터 피고의 대표이사와 E정신요양원의 원장을 겸임하였기 때문에 E정신요양원의 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누구의 지시나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회복지사업법상 사회복지법인의 이사는 사회복지시설의 장을 겸임할 수 있고(제21조 제1항), 사회복지법인의 대표이사와 사회복지시설의 장은 동일하게 후원금 관리의무를 부담하며(제45조 제1항),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규칙(보건복지부령)에 의하면, 수입·지출의 사무 관리(제21조), 수입원·지출원 임면(제22조), 계약에 관한 사무(제31조), 물품의 관리(제38조) 등의 업무 중 법인에 관한 것은 그 대표이사의 권한으로, 시설에 관한 것은 시설의 장의 권한으로 각 규정하고 있는 등 시설의 장을 법인의 대표이사와 거의 동일한 권한을 보유하는 주체로 규정하고 있을 뿐 시설의 장과 법인 사이에 고용관계가 있음을 예상한 규정을 찾아 볼 수 없다.
피고의 정관에는 사업체의 책임자는 대표이사가 선임하여 법인 이사회의 인준을 받아 취임하도록 규정되어 있을 뿐, E정신요양원의 원장이 피고의 피용자임을 전제로 한 지휘·감독, 보수, 징계 등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E정신요양원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원장은 직원의 채용, 복무, 징계, 해고 등을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고, 또한 원장은 E정신요양원 인사운영의 기본방침 및 인사제도의 수립, 직원의 채용, 승진 및 승급, 포상, 징계, 급여, 상여 및 후생복지, 교육 및 연수, 인사고과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 결정할 권한이 있는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이며, E정신요양원의 운영비를 지방자치단체에 신청하고 집행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등 위 요양원의 거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 이후 E정신요양원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수임인이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부득이한 사유 없이 원고가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법령을 위반하여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었고 실제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이상 원·피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깨졌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직무정지의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원고에 대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병칠(재판장) 임형태 최현정
각주1) 청구취지 금액에서 위자료 5,000,000원을 공제한 금액임(제1심에서 기각된 2014. 12. 23.자 이사회 의결 이후의 임금을 특정할 수 없어 이 부분은 공제하지 않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