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농·특산물을 유통·가공·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이고, 피고는 공인회계사법 제23조에 따라 회계감사업무 수행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계법인이다.
원고는 피고와 아래와 같이 3회에 걸쳐 외부회계감사계약(이하 '이 사건 감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그 보수를 모두 지급하였다.
2009년도 사업분(2009. 4. 1.부터 2009. 12. 31.까지) : 계약체결일 2009. 4. 1., 감사보수 8,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 이하 같다)
2010년도 사업분 : 계약체결일 2010. 4. 30., 감사보수 18,000,000원
2011년도 사업분 : 계약체결일 2011. 4. 4., 감사보수 25,000,000원
피고는 2009년도분 회계감사를 실시하여 2010. 1. 22. 적정의견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였고, 2010년도 전반기 재무제표 검토를 실시하여 2010. 8. 12. 반기재무제표 검토보고서를 제출하였으며(중요성의 관점에서 회계처리기준에 위배된 사항이 없다고 기재하였고, 감사가 아닌 검토에 불과하므로 감사의견은 표시하지 않았다), 2010년도분 회계감사를 실시하여 2011. 3. 8. 적정의견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2011년도분 회계감사에 대해서는 원고가 거래처에 물품대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이 계속 중이고 소송의 결과를 보고기간 종료일까지 예상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
원고는 임직원들에게 2010. 1. 29. 2009년도분 상여금으로 40,379,000원, 2010. 12. 31. 2010년도분 상여금으로 74,807,000원을 각 지급하였고, 2011. 3. 5. 연월차 수당으로 17,220,000원을 지급하였으며, 2011. 9. 6. 추석상여금으로 10,961,5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초당농산 영농조합법인, 자연유통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 해남미래농산 주식회사, 주식회사 동원에프앤비에 대해서 물품대금 또는 선급금반환청구 등 소를 제기하였으나, 원고의 거래처 원장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이 허위 세금계산서에 의해서 작성된 가공거래라는 이유로 대부분 기각되었다.
한편 피고의 직원인 A은 2009. 4.경부터 2011. 6.경까지 세무신고가 있는 경우 수시로 원고의 사무소에 출근하여 원고로부터 회계처리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ID)를 부여받고 부가가치세 신고를 위한 매입·매출내역 입력과 갑종근로소득세 원천징수를 위한 자료입력을 원고의 직원들과 같이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12, 15, 21, 22, 23, 2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요지
외부감사인은 감사의 독립성을 위해서 피감회사의 재무제표를 대신 작성해 주는 등 회계에 관여해서는 안됨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직원 A이 원고의 회계프로그램에 접속하여 매입·매출 내역을 입력한 것은 재무제표 작성의 기초단계에 해당하는 작업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외부감사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하였다.
외부감사인은 회계자료를 검토함에 있어 중대한 왜곡이나 불일치가 없는지 충분한 감사자료를 확보하여 검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래처 원장과의 비교를 통해서 그 정확성을 확인하지 않고 원고가 제시한 감사자료만을 막연히 신뢰하여 허위로 기재된 매입·매출내역을 발견하지 못하고 적정의견으로 감사결과를 보고한 잘못이 있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다음과 같은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성과금 등
피고의 부실한 감사로 인하여 실제로는 원고에게 적자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흑자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하고, 지급하지 말았어야 할 성과급 등 합계 143,367,500원을 기초사실 라.항 기재와 같이 직원들에게 지급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허위매출채권 회수를 위한 소송비용
피고의 부실한 감사로 인하여 원고는 거래처원장이 진실한 것으로 신뢰하고 기초사실 마.항 기재와 같이 거래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대부분 패소함으로써 그 소송비용 합계 28,860,646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피고가 이 사건 감사계약에 따라 정확하게 감사를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감사로 인하여 원고에게 위와 같은 손해를 입혔고,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소장의 송달로써 이 사건 감사계약을 해제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급 받은 감사보수 합계 51,000,00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단
재무제표 작성 관여 행위에 관하여
외부감사인은 감사의 공정성을 위하여 피감회사의 재무제표 작성이나 그 기초되는 행위에 관여해서는 안됨에도 불구하고(공인회계사법 제15조, 제33조 제2항, 제21조 제2항), 피고의 직원 A이 원고의 재무제표 작성의 기초가 되는 매입·매출내역을 세금계산서에 기초하여 입력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A의 위와 같은 행위가 회계감사는 아니므로 피고의 부실한 회계감사를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에서 구하고 있는 손해배상 내지 부당이득과는 상당인과관계가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부실감사로 인한 책임에 관하여
부실감사 여부
앞서 본 증거들과 을 제2, 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09년도와 2010년도 회계감사와 관련하여 원고의 거래처 원장 중 일부는 원고가 피고에게 제출한 감사자료와 일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에 대하여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적정의견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 점에서 피고가 감사인으로서의 성실의무를 위반하여 다소 부실하게 회계감사를 한 것으로는 보인다.
상여금과 소송비용 등 손해에 대한 피고의 책임 여부
그러나 한편, 위와 같이 감사인으로서 의무위반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감사인에 대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감사인의 잘못과 피감회사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어야 하며, 그 상당인과관계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 발생의 개연성은 물론이고, 감사인의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침해이익의 성질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8다3693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이 사건 감사계약서 제1조 제2항은 "피고의 감사는 원고의 제반 법규의 불이행, 허위 또는 부정행위 사항을 방지하거나 발견할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② 위 계약서 제3조 제4항은 "피고는 원고로부터 제공 받는 회계에 관한 장부와 서류 등 감사의 대상이 되는 문서의 진실성을 신뢰하며, 원고의 임직원에 의한 위조, 변조 또는 허위 등에 대한 조사절차는 피고의 감사범위가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서로 인하여 원고의 재무제표상 왜곡표시를 감사보고서에 언급하지 못한 경우 피고는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원고는 피고에게 거래처 원장과 다른 감사자료를 제공했고, 거래처 원장도 허위 세금계산서에 의해 가공채권채무가 다수 기재되어 있었던 점, ④ 위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허위매출내역 등을 쉽게 발견하지 못한 점, ⑤ 원고가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연월차 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지급한 것이지 성과에 의해 지급된 것이 아니고, 원고의 직원들이 거래처와 통모하여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가공의 매출채권 등을 조작한 것은 농수산물유통공사로부터 더 많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였는데, 그로 인해서 원고가 이득을 취한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상여금 지급은 원고의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항이고, 반드시 당기에 이익이 발생한 경우에만 지급하는 것도 아닌 점, ⑦ 원고가 허위매출내역을 조작한 경우 그에 상응하는 매입내역도 조작하였기 때문에 거래 조작으로 인한 이익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원고는 감사자료에서 초당농산 영농조합법인과 주식회사 동원에프앤비에 대해 미수금 또는 선급금 채권이 없는 것으로 기재한 감사자료를 제시하여 원고의 재무제표에 이들 거래처에 대한 채권은 없는 것으로 반영된 점, ⑧ 거래처 원장에 매출내역이 허위로 기재되어 있었다는 사정은 누구보다도 원고가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강행하여 패소한 것은 원고의 자신의 책임인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의 다소 부실한 회계감사와 원고가 주장하는 위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감사보수 반환의무 여부
원고는 피고의 부실감사를 이유로 이 사건 소장으로써 이 사건 감사계약을 해제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감사계약에서 '원고가 허위 자료를 제출하여 부실감사가 이루어진 경우 원고는 피고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피고에게 해제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원고가 이 사건 소장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계약해제 주장을 한 사실도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이 같은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병칠(재판장) 임형태 최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