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자신 소유의 전남 고흥군 C, 1층 105호 점포(이하 '이 사건 점포'라고 한다)에서 'F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을 운영하다가, 2007. 12. 30.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를 보증금 3,500만 원, 차임 월 350만 원, 임대차기간 2007. 12. 30.부터 2012. 12. 30.까지로 정하여 임대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그 무렵 원고에게 보증금 3,500만 원 외에도 권리금 2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이 사건 점포에서 위와 같은 상호로 약국을 운영하였다.
원·피고는 위 임대차계약의 기간이 만료될 무렵 차임을 월 400만 원으로 인상하고 나머지 계약조건은 그대로 하는 내용으로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14. 4.경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2014. 12. 31.까지만 지속하겠다고 통보하고, 피고와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보증금 3,500만 원, 차임 월 400만 원, 임대차기간 2013. 1. 1.부터 2014. 12. 31.까지로 정한 임대차계약서를 2013. 1. 1.자로 소급하여 작성하였는데, 위 임대차계약서의 특약(이하 '이 사건 특약'이라고 한다)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임대인은 2014. 12. 31. 임차인에게 권리금 2억 원, 보증금 3,500만 원을 반환한다.
약품대는 임차인이 인수자와 정산한다.
비품비(에어컨, 팩스, 진열대, 자동 약 포장기, 컴퓨터 2대 외)는 임차인이 인수자와 정산한다.
원고는 2014. 7. 25. G와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보증금 1,200만 원, 차임 월 400만 원, 임대차기간 2015. 1. 1.부터 2022. 12. 31.까지로 정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G는 그 무렵부터 2014년 말까지 원고에게 보증금 1,200만 원 외에도 권리금 3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였고 2015. 1.경부터 이 사건 점포에서 'F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을 운영하였다.
원고는 2015. 1.경 피고에게 권리금 2억 원, 보증금 3,500만 원을 반환하였다.
피고는 2015. 2. 중순경부터 이 사건 점포의 옆 점포에서 'E 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원고는 2007. 12.경 피고에게 약사로 고용되어 그 무렵부터 2014. 4. 말까지 이 사건 점포에서 피고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2014. 4. 말경 퇴직할 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고, 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했어야 할 퇴직금의 액수가 4,798,510원인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4,798,51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 날인 2014. 5.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5. 1. 2.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현금 4,900,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퇴직금 원금 4,798,510원과 이에 대한 그때까지의 지연이자는 모두 변제되었다는 취지로 항변하나, 을 제5호증의 3, 을 제9, 22, 23, 26, 27, 2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권리금 반환 청구에 관하여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특약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취소되거나 해제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위 특약에 따라 지급받은 권리금 2억 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주위적으로, 피고는 이 사건 점포 근처에서 계속 약국 영업을 할 의사를 갖고 있었음에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가장하거나, 이 사건 점포 근처에서 약국 영업을 하겠다는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와 이 사건 특약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특약은 피고의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이고, 이에 원고는 2015. 8. 2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의 송달로써 위 의사표시를 취소하였다.
첫 번째 예비적으로, 이 사건 특약은 피고가 이 사건 점포 근처에서 약국 영업을 하지 않을 의무와 결부되어 있는데, 피고가 이 사건 점포 바로 옆 점포에서 약국 영업을 함으로써 위 의무 이행이 불가능하게 되었거나 위 의무 이행을 거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할 것인바, 이에 원고는 2015. 8. 2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의 송달로써 이 사건 특약을 해제하였다.
두 번째 예비적으로, 원고는 이 사건 특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약국의 영업과 관련한 모든 권리를 양도해 주고 이를 양수한 원고의 영업에 해가 되는 그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특약을 체결한 것으로 인식하였는바, 이는 '피고의 경업금지 약정 또는 경업금지 의무'의 존재여부에 대한 원고의 착오에 해당하고 이 착오는 이 사건 특약의 체결과 효력 유무에 관한 중요한 부분이므로, 원고는 2016. 3. 28.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이 사건 특약을 취소하였다.
판단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인지 여부
우선, 피고가 이 사건 특약 이후에도 여전히 이 사건 점포 근처에서 약국 영업을 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었음에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특약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 근처에서 약국 영업을 하겠다는 점을 고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위 기초 사실, 을 제11, 34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원·피고가 차임을 400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하면서 특별한 조건 없이 갱신되었다가 원고의 종기를 정한 해지 통고로 계약이 종료되게 된 점, ② 권리금은 통상 이를 지급받은 임대인으로부터 반환받는 것이 아니라 신규임차인과 새로운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그 권리금을 지급받음으로써 회수하게 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임차인인 피고가 임대인인 원고의 요청에 따라 그 권리금을 원고로부터 반환받고 신규임차인으로부터의 회수를 포기한 것인 점, ③ 이 사건 특약 당시 피고는 이 사건 점포에 있던 약품과 비품을 원고에게 양도하지 않고 그대로 소유한 상태에서 별도의 대가를 지급받고 매도할 권리를 유보하였다가 새로운 임차인인 G에게 이 사건 점포에 있던 비품을 별도의 대가인 200만 원을 지급받고 매도한 사실, ④ 피고가 G에게 매도한 비품에는 약국 영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컴퓨터와 전산기록 및 약품이 제외된 점, ⑤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점포에서 일해 왔던 직원인 H, I를 계속 고용하지 않은 점, ⑥ 이 사건 점포 100m 이내에 이미 수 개의 약국이 영업 중인 사실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와의 임대차계약을 종료하고 이 사건 점포에서의 영업을 그만두었을 뿐 자신의 약국 영업을 완전히 그만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원고의 요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종료하고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회수할 권리(실제로 회수할 권리금의 액수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했던 2억 원에 한정되지 않는다)를 포기하는 대가로 원고로부터 2억 원을 반환받았을 뿐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신의칙상 피고의 장래 영업장소에 관하여 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특약이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특약의 해제 여부
이 사건 특약이 피고가 이 사건 점포 근처에서 약국 영업을 하지 않을 의무와 결부되어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착오로 인하여 취소할 수 있는 의사표시인지 여부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그 동기가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다12259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위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특약을 통하여 피고의 영업을 양도받거나 피고에게 경업금지 의무가 발생한다고 착오를 일으켰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특약은 원·피고 사이에서는 피고의 권리금 포기와 원고의 권리금 반환을 그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어 원고의 위와 같은 착오가 이 사건 특약의 내용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주장하는 경업금지 의무 등은 원고의 이 사건 특약 체결에 관한 동기의 착오에 불과한데 위와 같은 동기를 원고가 특약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피고에게 표시했다거나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이 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따라서 원고가 그 내용의 중요 부분의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특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특약이 취소 또는 해제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권리금 반환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그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항소는 각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병칠(재판장) 임형태 최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