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5. 1. 14. 원고에 대하여 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생물자원관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생물자원과 그 다양성에 관한 조사 · 연구 및 전시 · 교육 등의 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가 생물주권의 확보와 생물 다양성의 보전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피고의 C부서 부장으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의 경위
신고인 D(이하 '신고인'이라고만 한다)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C부서 주임으로 원고와 함께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4. 7.경 신고인에게 병원에 입원한 피고의 노조위원장에게 화환을 보내도록 지시(이하 '이 사건 제1징계사유'라 한다)하였다. 또한 원고는 2024. 7. 30. 17:00경 신고인에게 다음 날인 2024. 7. 31. 오전에 목포시 내 업무 협의를 위한 출장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부서 계장 E과 원고의 2024. 7. 31. 오전 근무를 근무지 내출장으로 신청하도록 지시(이하 '이 사건 제2징계사유'라 한다)하였다.
피고는 2024. 10. 15.부터 같은 달 23.까지 직원들을 상대로 피고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행위를 조사하였고, 신고인은 그 과정에서 원고의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를 비롯한 5가지 사유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다. 위 신고를 조사하기 위하여 구성된 피고의 조사위원회(이하 '이 사건 조사위원회'라 한다)는 2024. 11. 4.부터 같은 달 15.까지 원고 및 신고인의 진술 등을 청취하여 사실관계를 조사하였고,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피고는 2025. 1. 14.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가 '직장 내 괴롭힘과 사적 노무 요구 및 직무권한 등을 행사한 부당행위에 해당하여 원고가 인사규정 제32조 제1호의 성실의무 및 같은 조 제7호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인사규정 제48조의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징계양정에 있어서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25조 및 별표1 제1호 라목과 제7호 자목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라고 보아 감봉 1월의 징계를 의결(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2025. 2. 3. 이 사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5. 2. 27.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지침 제4조에 해당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임직원 행동강령 제21조 및 제22조에 해당하는 사적 노무 요구 행위 및 직무권한 등을 행사한 부당행위로, 인사규정 제32조 제1호의 성실의 의무와 같은 조 제7호의 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동 규정 제48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재심을 기각하여 감봉 1월의 징계를 유지하는 의결을 하고, 2025. 3. 11.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피고의 내부규정
피고의 내부규정 및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1 내지 16,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징계처분은 다음과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피고의 감사규정 제17조 제1항은 감사결과 지적된 사항에 대하여 해당부서의 관계직원으로부터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고 하였음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확인서를 요구하지 않았다.
피고가 송부한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에는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특정되어 있지 않았고, 원고가 피고의 인사담당자에게 구체적인 징계혐의사실을 알려줄 것을 요청하여 징계의결이 요구된 지 14일이 지나서야 위 인사담당자로부터 처분요구서를 받아 구체적인 징계혐의사실을 알 수 있었으므로, 원고는 징계절차에서 방어권을 침해받았다.
이 사건 징계처분은 다음과 같은 실체적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가 한 행위는 모두 업무관련성이 있어 사적 노무를 요구한 것이 아니고, 반복해서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다.
원고에게 감봉 1월을 명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과거 징계 선례에 비추어 형평성의 원칙에 반하고,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부당하다.
판단
절차적 하자에 관한 판단
감사규정에 따른 확인서 미교부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감사규정 제17조 제1항은 "감사요원은 감사결과 지적된 사항에 대하여 해당부서의 관계 직원으로부터 ···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의 감사실이 인사총무부에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한 처분요구서(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위 감사규정에 따른 확인서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 을 제2호증의 3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 대응 지침 제16조 제1항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가 피고의 인사위원회에게 이관되어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에 대한 조사는 감사실장과 외부 노무사들로 구성된 이 사건 조사위원회를 통하여 이루어졌고, 원고는 이 사건 조사위원회 조사에서 대면조사를 받아 의견제시 기회를 가졌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감사규정 제17조 제1항에 따른 확인서를 받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가지고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할 정도의 절차적 하자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의결요구서의 징계사유 불특정 등 방어권 침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은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에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에 관한 구체적인 특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10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9조 제3항은 "관장은 징계의결요구와 동시에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을 징계혐의자에게 송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세칙 제22조 제2항은 인사위원회는 징계혐의자에게 충분한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들의 취지는 징계혐의자에게 징계혐의 사유에 대해 충분한 방어권 행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조사위원회의 대면조사에서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에 관하여 의견제시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은 점, ③ 원고는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을 송부받은 외에도 징계의결이 이루어지기 전인 2025. 1. 6. 피고의 인사담당자로부터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된 처분요구서를 받아 보았는데 여기에 적힌 사유도 이 사건 조사위원회 대면조사에서 조사한 내용과 같아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징계절차에 회부되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한 절차에서 자신의 방어권 행사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에 구체적인 징계혐의사실이 특정되지 않았고 원고의 요구에 의해서야 구체적인 징계혐의사실이 담긴 처분요구서를 받았다는 사정이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할 정도의 절차적 하자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실질적 하자에 관한 판단
징계 사유의 존부
관련 법리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괴롭힘', 즉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여기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라 함은 그 행위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더라도 그 행위 양태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리고 '신체적·정신적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는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것인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의 악화라는 결과가 발생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한 대법원 2025. 6. 5.자 2025다210812 판결의 원심인 대전고등법원(청주) 2025. 2. 12. 선고 2023나52912 판결의 취지 참조].
이 사건 제1징계사유의 경우
앞서 든 증거, 갑 제19호증, 을 제2호증의 2,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1징계사유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피고 직장 내 괴롭힘 예방 · 대응 지침 제5조 제4호)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사적 노무 요구행위(피고 임직원 행동강령 제21조) 및 직무권한 등을 행사한 부당행위(위 강령 제22조 제2호)에는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피고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 · 대응 지침을 두었는데, 제5조 각 호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의 유형으로, ① 신체에 대하여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행위, ② 지속적 · 반복적인 욕설이나 폭언, ③ 다른 직원들 보는 앞에서 또는 온라인상에서 모욕감을 주거나 개인사에 대한 소문을 퍼뜨리는 등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④ 합리적 이유없이 반복적으로 개인 심부름 등 사적인 용무를 지시하는 행위, ⑤ 합리적 이유 없이 업무능력이나 성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조롱하는 행위, ··· ⑨ 그밖에 업무의 적정범위를 넘어 직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지침의 규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사적인 용무를 지시한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의 악화라는 결과가 발생하여야 할 것이다.
신고인은 기획성과부의 서무로서 부서 명의로 화환을 보내는 행위와 같은 경우 신고인이 맡고 있는 업무 범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원고가 화환을 보낼것을 지시할 당시 원고에게 사적인 목적이 있었고, 신고인에게 피고 노조위원장이 입원한 병원조차 알려주지 않은 채 지시한 사정 등은 있으나, 한편 원고가 속한 기획성과부의 업무성격을 고려하면 원고 개인의 입장에서도 노조위원장과의 관계 유지가 어느 정도 필요하였을 것으로 볼 수 있는 면이 없지 않은 점, 원고가 신고인에게 이와 같은 사적인 용무를 반복적으로 지시한 것도 아닌 점, 신고인도 당시 피고 노동조합원의 일원이었고 피고 노조위원장과 안면이 있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보면 위와 같은 내용의 원고의 지시행위가 객관적으로 신고인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신고인은 이 사건 조사위원회의 조사에서 '이 화환을 보냈던 시기와 앞서 말씀드린 월간회의 시기가 겹쳤습니다. 그래서 위축이 되어있었습니다'라고 당시 자신의 심리상태를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신고인은 당시 월간회의 보고 등 자신의 업무와 관련하여 원고를 대함에 있어 정신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 화환을 보내라는 원고의 지시까지 받게 되고 이를 이행함에 있어 신고인의 정신적 부담이 가중되었다고 볼 수는 있겠으나, 이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 고통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이다.
다만 원고는 신고인의 부서장으로서 신고인에게 업무를 지시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으면서 사적인 목적에서 신고인으로 하여금 피고 노조위원장에게 화환을 보내도록 한 것이고 이러한 행위가 원고나 신고인의 직무수행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행위는 사적 노무 요구행위(피고 임직원 행동강령 제21조) 및 직무권한 등을 행사한 부당행위(위 강령 제22조 제2호)에는 해당한다고 보인다. 다) 이 사건 제2징계사유의 경우
앞서 든 증거, 갑 제20호증, 을 제2호증의 2,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2징계사유 역시 직장 내 괴롭힘 행위(피고 직장 내 괴롭힘 예방 · 대응 지침 제5조 제4호)라고 보기 어려우나, 직무권한 등을 행사한 부당행위(피고 임직원 행동강령 제22조 제2호)에는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신고인은 부서 내에서 서무를 담당하여 평소 부서원이 자신의 복무요청을 대신 신청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 이를 신청하는 역할을 담당하여 왔는데, 이 사건 조사위원회에서 "계장님께서 먼저 '내일 오전까지 세종시에서 출장 연장을 해야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후에 다시 부장님한테 연락이 오더니 출장 연장은 아니고 피곤해서 출근을 제시간에 못하겠으니 출장을 올리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다. 이러한 신고인의 평소 업무상 역할과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신고인이 원고 등의 복무요청을 대신 신청한 것 자체만 놓고 보면 신고인의 평소 업무처리방식과 전혀 다르지 않다.
신고인은 이 사건 조사위원회의 조사 등에서 위와 같은 원고의 복무신청에 관한 원고의 요청 때문에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는 등의 피해 사실을 진술한 바도 전혀 없다.
원고 등은 실제 2024. 7. 30. 밤까지 외부 출장 등으로 시간외근무를 하였고, 피고의 복무관리규정에 따르면 이러한 시간외근무의 경우 해당 근무시간을 다음날부터 연차휴가, 외출, 조퇴 등으로 전환할 수도 있으며, 또한 근무시작 전 출근하지 않은 경우라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거나 사전에 소속부서장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는 지각이 되지는 아니한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신고인에게 출장을 가장하여 허위의 복무신청을 하도록 지시한 것은 사실이나, 나아가 그러한 지시 내용이 객관적으로 신고인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는 행위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원고는 신고인의 부서장으로서 신고인에게 업무를 지시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 출장 사유가 없음에도 신고인에게 허위의 출장처리를 요청함으로써 복무관리규정에 위반되는 업무처리를 지시한 점, 시간외근무에 대한 보상이 필요한 경우라는 이유로 허위의 출장처리를 하는 방식이 과거부터 피고 내에서 암묵적으로 허용되는 복무형태라고 볼만한 자료도 전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행위는 직무권한 등을 행사한 부당행위(피고 임직원 행동강령 제22조 제2호)로 보기에 충분하다.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더라도, 징계권자가 그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 징계처분을 하면 어떠한 종류의 징계를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나 재량권의 행사가 징계권을 부여한 목적에 반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 징계처분에서 재량권의 행사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는지는 징계사유로 인정된 비행의 내용과 정도, 경위 내지 동기, 비행이 당해 행정조직 및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의 정도, 행위자의 직위및 수행직무의 내용, 평소의 소행과 직무성적, 징계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4두4573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21, 23호증, 을 제4호증의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의 원칙에 반하므로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고, 무효이다.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의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가 직장 내 괴롭힘과 사적 노무 요구 및 직무권한 등을 행사한 부당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가 원고의 신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인사규정 시행세칙은 징계양정 기준으로 비위의 유형, 비위의 정도 등으로 구체적으로 세분하여 징계처분 종류를 규정(인사규정 시행세칙 제25조)하고 있는 한편, 징계의결이 요구된 자의 비위가 성실하고 능동적인 업무 처리과정에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것으로 인정될 경우 등 그밖에 정상을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징계를 감경(같은 세칙 제28조 제2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표창 등의 공적에 의한 감경이 아니므로(같은 조 제1항), 피고 행동강령 제22조에 따른 부당한 행위 등의 감경이 금지 (같은 조 제4항)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징계양정에 있어서 징계사유가 성실하고 능동적인 업무 처리과정에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것인지 여부를 고려하여 재량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제1징계사유의 경우 원고는 이 사건 조사위원회 조사에서 사적인 동기에서 피고 노조위원장에게 화환을 보낸 것으로 인정하였으나, 일반적인 회사와 노동조합의 관계 및 경험칙 등을 고려할 때, 기획성과부 부장인 원고가 원고와 상급자의 개인명의로 병문안을 갈음하여 피고 노조위원장에게 화환을 보내는 행위가 피고와 노동조합의 관계에 있어 도움이 될 여지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제2징계사유의 경우 2024. 7. 30. 밤까지 원고 등이 외부 출장 등으로 시간외근무를 한 사실이 실제 있었고, 이러한 경우 피고의 관장은 조퇴 등으로 전환하게 할 수도 있으며, 또한 근무시작 전 출근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소속부서장의 승인을 얻은 경우 지각으로 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복무관리규정에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원고는 2024. 7. 31. 오전을 근무지내 출장으로 처리하기 전 상급자인 전략기획실장에게 이를 보고하고 허락을 맡은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위 복무신청에 대해 사후 승인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가 실제로는 2024. 7. 31.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 출근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받은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은 1개월 동안 보수가 3분의 1로 줄게 될 뿐 아니라, 1년 또는 그 이상 승진이 제한되는데, 원고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나 이밖에 피고의 인사규정 및 시행세칙의 내용을 포함하여 앞서 본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받는 원고의 불이익은 원고의 비위의 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거운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해광(재판장) 전경민 임인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