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전남 여수시 C에 있는 D 대표로서 상시 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건축자 재도소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간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전남 여수시 E에 있는 건축공사현장에서 2013. 12. 19.부터 2013. 12. 21.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F의 2013. 12.월 임금 48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1과 같이 퇴직근로자 5명의 임금 합계 1,66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F에게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중 미장공사에 대하여 하도급을 주었고, F이 나머지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미장공사를 하였으므로, 피고인을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 볼 수 없고, 설령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판단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사용자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과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지휘, 감독, 보수의 지급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F은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으로부터 일당을 받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당을 정한 후 피고인이 자신을 비롯한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였고, 자신이 미장공사를 하도급 받은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인과 F은 공사를 시작하기 전 하도급금액을 명시한 하도급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피고인 스스로도 F과 사이에 전체 공사금액을 명확하게 특정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F이 데려온 나머지 근로자들(G, H, I, J) 역시 법정에서 '자신들은 피고인에게 고용되었고, 피고인으로부터 노임을 받아야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K(F의 아내로 F이 데려온 사람이다)이 작업 도중 다리를 다치자 피고인이 K의 고용주라는 확인서를 작성해 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F을 비롯한 근로자들을 고용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의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인바,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F에게 미장공사 자체에 대하여 하도급을 주었다고 볼 가능성도 존재하고, 앞서 인정한 사정들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한 사용자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G, H, I, J은 반장인 F를 중심으로 하나의 팀을 이루어 미장용역을 제공하는 자들로, 피고인은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기간(2013. 12. 19.부터 2013. 12. 21.) 이전에도 F에게 미장공사를 맡겼는데, F과 함께 용역을 제공한 자들에게 나누어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대표인 F에게 일괄 지급한 뒤 그들이 나누어 가지는 방식을 취하였다.
G, H, I, J은 F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한 대가를 별도로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여러 현장에서 일한 대가를 한달에 한번 정도의 간격으로 포괄적으로 지급받았다.
예금거래내역서에 의하면, F은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2,000만 원(2013. 10. 19. 500만 원, 2013. 12. 3. 1,500만 원)을 이 사건 공사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노임으로 특정해서 사용하지 않고 다른 공사현장 노임에 대한 대가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G, H, I, J은 피고인으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G는 법정에서 '피고인이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기도 하였나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돈 걱정하지 말고 일을 꼼꼼하게 해주라고 하였습니다'라고 답변하였을 뿐이다).
F을 비롯한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내역서는 F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피고인은 F 측의 공사 부분에 대하여 출근인원을 확인하는 등의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이에 반해 F 측 근로자가 아닌 L에 대하여는 작업 직후 일당 15만 원을 피고인이 직접 지급하였다).
F을 피고인에게 소개해 준 M은 법정에서 '2014. 9.경 미장공사비 정산을 위해 피고인과 F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미지급 금액을 500만 원으로 정리하자는 논의가 이루어졌으나 지급방식에 대한 의견차이로 최종합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박성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