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9,907,145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2. 15.부터 2019. 1. 2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0. 10. 18.부터 피고에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2015. 11. 30. 퇴직(이하 '이 사건 퇴직'이라 한다)한 사람이다.
피고의 대표이사인 C은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원고에게 퇴직금 일부 77,992,210원과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합계 10,911,040원을 미지급하였다'는 이유로 공소제기되었고, 공소사실이 전부 유죄로 인정되어 벌금 300만 원을 선고(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6고정487)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는, 원고의 입사일인 2000. 10. 18.부터 이 사건 퇴직일인 2015. 11. 30.까지를 재직기간으로 하여 산정된 퇴직금은 77,992,210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는 2001. 1. 1.부터 2012. 5. 31.까지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에 대해서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통해 합계 51,992,275원을 지급하였고, 설령 퇴직금 중간정산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지급한 합계 51,992,275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 중 1/2을 초과하는 부분과 상계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다툰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 77,992,2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판단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여 유효하게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어야 하고, 그 요구는 단순히 연봉계약서에 포함되어 있거나 근로자가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받고 이의제기를 하지 아니하는 등의 소극적·묵시적인 방법이 아닌 적극적·명시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7도372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을 제11 내지 1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① 2001. 1. 1.부터 2006.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6. 6. 20. 21,721,178원을, ② 2006. 6. 1.부터 2007.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7. 6. 20. 4,046,910원을, ③ 2007. 6. 1.부터 2008.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8. 7. 3. 4,586,087원을, ④ 2008. 6. 1.부터 2009.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9. 6. 1. 4,939,980원을, ⑤ 2009. 6. 1.부터 2010.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10. 6. 15. 5,259,870원을, ⑥ 2010. 6. 1.부터 2011.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11. 6. 15. 5,632,160원을, ⑦ 2011. 6. 1부터 2012.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12. 6. 21. 5,806,090원을 각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앞서 본 사실관계와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각 년도마다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는 점(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중간신청서를 작성 받지 아니하였다), ② 피고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원고의 급여계좌에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의 돈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위 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데, 퇴직금 중간정산은 재직기간 및 평균임금의 감소에 따라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그 유효성은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그 지급에 대하여 단순히 원고가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 사정만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한 요구나 신청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③ 원고는 퇴직일부터 14일이 경과한 2015. 12. 15.이 되자마자 피고로부터 퇴직금 일부를 지급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게시한 점, ④ 피고의 근로자이던 D, E도 퇴직 이후인 2016. 1. 20., F도 퇴직 이후인 2016. 1. 21. 각각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게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2006년부터 2012년 사이에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합계 51,992,275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것과 같이 2006년부터 2012년까지의 퇴직금 중간정산은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지급받은 51,992,275원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위 51,992,275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다만,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민법 제492조 제1항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라 함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고(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카10 판결 참조),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권의 경우 상계의 요건과 관련하여 보면 이행의 청구를 기다릴 것 없이 그 성립과 동시에 이행기에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대법원 1968. 8. 30. 선고 67다1166 참조),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 51,992,275원은 원고의 퇴직일인 2015. 11. 30. 무렵에는 변제기가 도래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반환채권과 상계적상에 있다 할 것이다. 원고가 재직기간을 2000. 10. 18.부터 이 사건 퇴직일인 2015. 11. 30.까지로 하여 산정한 퇴직금 77,992,210원을 미지급 퇴직금으로 청구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 51,992,275원이 위 미지급 퇴직금 채권 77,992,210원 중 2분의 1인 38,996,105원(= 77,992,210원 / 2) 을 초과하므로, 양 채권을 상계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38,996,105원이다.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에 따라 원고에게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합계 10,911,0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15. 11. 한달간 무단결근하였음에도 원고와의 관계를 원만히 정리하기 위하여 11월 급여 5,158,020원을 지급하였으나 피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등 원고를 배신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11월 급여 5,158,020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채권 중 1/2을 초과하는 부분과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7호증의 기재 등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2015. 11. 한 달간 무단결근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갈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49,907,145원(= 미지급 퇴직금 38,996,105원 +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10,911,04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의 다음날인 2015. 12.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1.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라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설승원
각주1) 피고가 위 판결에 항소하였으나 변론종결 이후인 2018. 12. 13. 항소기각(광주지방법원 2018노2529)되어 2018. 12. 21.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각주2) 피고는,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을 들어 퇴직금 중간정산을 유효하게 실시함에 있어 원고의 적극적 요구가 필요하지 아니하고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사이에 원고의 자유의사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이 실시되었으므로 이는 유효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들고 있는 위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은 사용자가 퇴직금 중간정산 방침을 실시하여 그 신청자를 공고하자, 근로자들이 퇴직금 중간정산신청서를 작성하여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였던 사안으로서, 원고의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 자체를 인정할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는 원용할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