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판결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1. 1. 27. 선고 2018재고정2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재심대상판결 및 재심개시결정의 확정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아래와 같은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광주지방법원 2016. 1. 22. 선고 2015고정674 판결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고(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피고인이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광주지방법원 2016. 11. 29. 선고 2016노312 판결로 항소 기각되었고, 상고하였으나 대법원 2017. 1. 31.자 선고 2016도21031 결정으로 상고기각됨으로써 2017. 2. 7. 확정되었다.

나.

피고인은 2018. 10. 15. 이 사건 재심청구를 하였고, 이 법원은 2020. 11. 5. 재심대상판결에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재심개시 결정을 하였으며, 위 결정이 확정되었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순천시 B 2층에 있는 C 전남동부고객센터 기술팀원, 피해자 D(39세, 남)은 위 기술팀의 기술팀장이다.

피고인은 2015. 5. 13. 09:20경 위 사무실에서 직원 E 등 10여명이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가 장비에 대해 테스트를 바로 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개새끼가 임대장비나 잘하지"라고 큰소리로 말하여 피해자를 모욕하였다.

3.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핵심적인 증거로는 D과 J의 수사기관과 관련 형사사건에서의 법정진술 및 피고인에 대한 2016고단2774 무고사건의 공판절차에서의 진술, E, F, H, I, K의 수사기관 및 재심 대상사건의 공판절차에서의 진술이 있으나, 위 각 진술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1)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있었던 대화의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D에게 "장비 일 똑바로 하시라고요. 그러니까 D 팀장, D 팀장" 라고 말한 내용은 기재되어 있으나, "개새끼가 임대장비나 잘하지."라는 말한 내용은 확인되지 아니한다. 또한 위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인의 발언에 대하여 D이 "반말하지 마시라고요, 반말하지 마시라고 몇 번을 얘기해요"라고 말하면서 서로 반말을 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만 언쟁을 계속하고 있을 뿐, 욕설에 대해서 언급한 내용은 전혀 확인되지 아니한다. 여기에 당시 옆에 있던 H이 피고인에게 "형님한테 내가 반말하면 기분 좋겠어요?, 나이어린 제가 형님한테 뭐라고 반말하면 기분 좋겠나고."라고 말하자, 위 언쟁을 말리던 J 역시 "그렇지 내말이 그 말이지."라고 호응하는 내용도 확인되나,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피고인의 욕설을 언급하는 내용은 확인되지 아니한다.

그런데 위 녹취록상의 대화내용을 살펴보면, 피고인과 D은 반말을 하였는지 여부, 대화 중 팔짱을 끼고 있는지 여부 등을 문제 삼을 정도로 감정대립이 심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만일 욕설을 하였다면 D이나 J 또는 H이 이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

(2)

D은 2015. 3.경부터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 음성녹음이 가능한 CCTV 2대를 설치하였고, 이 사건 당시에도 위 사무실에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다. 또 앞서 든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D에게 팔짱을 낀 자세를 언급하면서 "CCTV를 틀어보세요."라고 말하자 D이 "CCTV 틀어볼테니까"라고 답변하는 내용도 확인된다. 그렇다면 위 대화내용에 비추어 볼 때 D은 당시 CCTV가 작동 중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D은 2015. 6. 12. 피고인을 고소하면서 CCTV 영상을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수사기관으로부터 CCTV 영상 확인을 요청받자 2015. 6. 11.부터의 자료만이 저장되어 있고, 그 이전의 자료는 저장되어 있지 않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D은 2016고단2774 무고사건의 공판절차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CCTV 영상을 제출하지 아니한 이유를 묻는 피고인 변호인의 질문에 대해, 자신은 CCTV에 동작감지기능을 있다는 것을 몰랐고 별도로 녹화설정을 하여야만 녹화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녹화설정을 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녹화영상을 확인하지도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그런데 D은 CCTV의 관리자로서 동작감지기능을 몰랐다는 점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나아가 D이 이 사건 고소 이전에, 피고인이 2015. 3. 17. 09:20경, 2015. 3. 21. 09:10경, 2015. 3. 26. 09:30경 세 차례에 걸쳐 D에게 "바보냐, 멍청이냐, 병신새끼"라는 등의 욕설을 하였다는 내용으로 피고인을 고소할 당시에는 CCTV 영상을 증거로 제출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당시에는 녹화설정을 하지 아니하였기에 녹화영상을 확인하지도 아니하였다는 진술 역시 그대로 믿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3)

재심 대상사건의 공판절차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D은 언쟁이 시작될 무렵에 피고인이 욕설을 하였고, 위 녹취록상의 대화는 욕설이 있고 나서 한참 후의 대화내용에 관한 것이라고 답변하였고, I, J 같은 취지로 답변하였다. 그러나 E은 이와 달리 녹취록에 기재된 언쟁 중에 욕설을 한 것으로 명확하게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녹취록 제2면 중 미확인이라고 기재된 부분을 지적하였다), H은 자신이 피고인에게 반말하지 말라고 했던 것은 이날이 아닌 것 같다, 욕설은 들었지만 정확하게 어느 시점에 욕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으며, F도 어느 부분에서 욕설을 하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고, K는 욕설을 들은 사실은 있으나 다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였는바, 위 증인들은 당시의 상황이나 욕설을 한 시점 등에 대해서는 다소 일치하지 않는 답변을 하였다.

(4)

F은 재심대상사건에서의 증언 당시 사실은 D이 피고인에게 렌툴기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랜툴을 그날 지급했는가요" 라는 피고인의 변호인의 신문에 "그전에 구입해서 주었는데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다시 구매해 새 것으로 준 것인데 그 과정에서 욕설이 나온 것입니다"라고 진술하고 이어 같은 변호인이 "당일날 렌툴 지급이 확실히 있었는가요"라고 신문하자 "예"라고 진술하는 등 그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벌금 150만 원의 형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광주지방법원 2017. 12. 1. 선고 2017고정203 판결). 그런데 F의 위 진술은 피고인이 2015. 5. 13.경 D에게 욕설을 하게 된 상황에 대한 내용으로서, F이 상당히 자세하게 묘사한 "그전에 구입해서 주었는데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다시 구매해 새것으로 준 것인데 그 과정에서 욕설이 나온 것"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이라면 욕설을 하였다는 진술 역시 기억에 반할 가능성이 있다.

(5)

FH은 이 사건 이후 피고인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 있었던 손해배상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사실은 피고인이 욕설을 하는 것을 듣지 못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 측의 요구로 재심 대상사건 공판절차에서 사실에 반하는 증언을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2016고단2774 무고사건의 공판절차에 증인으로 출석하여서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P, 팀장 D 등의 요구로 재심대상사건 공판절차에서 사실에 반하는 증언을 한 것이라고 반복하여 진술하였다.

또한 E은 2016고단2774 무고사건의 공판절차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신은 이 사건 당시 사무실에 출근하지도 아니하여 피고인과 D이 다투는 장면을 목격한 사실조차 없으나 D의 요구에 따라 마치 욕설을 들은 사실이 있는 것처럼 증언하였다고 진술함으로써 F, H과 마찬가지로 재심 대상사건 공판절차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였다.

위와 같이 F, H, E의 번복진술과 관련하여, 재심 대상사건의 진술과 2016고단2774 무고사건의 공판절차의 진술 중 어느 진술을 신빙할 것인가가 문제된다. 그런데 위 각 증인들의 2016고단2774 무고사건의 공판절차에서의 진술내용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2014. 7.경 노동조합활동을 시작한 이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P과 팀장 D 등이 노동조합활동에 반대하면서 노사관계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였고, 피고인과 이 사건 회사 측 사이에 고소, 고발, 노동위원회 제소 등이 반복되는 상황이었던 점, ② D 등은 노동조합활동을 막기 위해 조합에 가입한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었고, D과 피고인 사이의 다툼이 계속되면서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분위기 역시 좋지 않았던 점, ③ F, H, E은 P이나 D이 직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하였고, 당시 이에 응하지 아니하면 불이익을 당할 것으로 생각되었다고 증언한 점, ④ F의 경우 2014. 7. 18.에 태어난 아이가 있어 직업을 상실할까봐 두려웠다는 취지의 진술도 하고 있는 점, ⑤ 위 증인들을 포함하여 재심 대상사건의 공판절차에서 증언한 직원들이 법정이 아닌 사적인 자리에서 D 등이 노조를 와해시킬 목적으로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진술을 지시하였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누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진술이 번복되었다는 사정만으로 F, H, E의 2016고단2774 무고사건 공판절차에서 한 증언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6)

피고인이 2014. 7.경 노동조합활동을 시작한 이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P, 팀장 D 등과 극심한 갈등을 빚어 왔고, 이 사건 회사를 부당노동행위로 제소하거나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P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의 혐의로 고발하여 P이 2015. 6. 12. 유죄판결(선고유예)을 선고받기도 하였으며[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5고정234, 200(병합), D을 휴게시간 미부여에 의한 근로기준법 위반죄로, J을 문서손괴죄로 각 고소하기도 하였다[D이 이 사건 모욕의 점으로 피고인을 고소한 일자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P이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일자와 같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D, J은 이 사건 이전인 2015. 3. 말경, 피고인이 2015. 3. 17. 09:20경, 2015. 3. 21. 09:10경, 2015. 3. 26. 09:30경 이 사건 사무실에서 D에게 "바보냐, 멍청이냐, 병신새끼"라는 등의 욕설을 하거나, J에게 "오빠가 목사라는 년이"라고 욕설을 하였다는 내용으로 피고인을 고소하였다가 2015. 4. 16.경 고소를 취소하기도 하였다.

(7)

따라서 D과 J의 수사기관과 관련 형사사건에서의 법정진술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 E, F, H, I, K의 수사기관 및 재심대상사건의 공판절차에서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거나, 그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2015. 5. 13. D에게 욕설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그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2015. 5. 13 D에게 욕설을 한 사실이 존재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 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장윤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