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B]
피고인 A는 징역 1년 6개월에, 피고인 B를 징역 1년에 각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B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 일부터 3년 동안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에 대하여 160시간 동안 사회봉사할 것을 명한다.
[피고인 C, D 주식회사]
피고인 C을 벌금 10,000,000원에, 피고인 D 주식회사를 벌금 15,000,000원에 각각 처한다.
피고인 C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C, D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판결
사건
2020고단2719
판결선고
2021. 12. 16.
광주지방법원순천지원
판결
범죄사실
[전제사실]
피고인 D 주식회사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E에서 항만용역업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2018. 12. 20. F㈜로부터 광양항 등에 입항하는 F㈜ 소속 선박에 적재된 화물의 고정작업을 위탁받아 2019. 1. 1.경부터 2020. 12. 31.까지 이를 수행하는 법인 사업주이고, 피고인 C은 위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피고인 B는 순천시 G에서 건설기계 도급 및 대여업을 영위하는 ‘H(I)’의 실제 대표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피고인 A는 위 ‘H’의 명의상 대표이자 위 B의 아들이다.
[범죄사실]
피고인 B, A
건설기계를 조종하고자 하는 사람은 시장ㆍ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아야 한다.
피고인 B의 건설기계관리법위반교사
피고인은 2020. 2. 8. 10:40경 광양시 광양읍 세풍리 율촌일반부두에서 작업 중인 ‘H’ 소속 근로자 J을 통하여 D㈜로부터 지게차 임대와 지게차운전자 제공을 요청받게 되자 같은 날 10:45경 피고인의 아들 A에게 전화하여 “일이 하나 갑자기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지게차를 보내줘야 하는데, 네가 와서 좀 도와 달라.”고 하여 건설기계조종사면허가 없는 A로 하여금 지게차를 조종하도록 마음먹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A로 하여금 같은 날 13:30경부터 14:49경까지 위 율촌일반부두에 정박중인 중국국적 화물선 K(21,992톤) 1번 화물창에서 (차량번호 1 생략) 지게차를 조종하도록 교사하였다.
피고인 A의 건설기계관리법위반
피고인은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B의 교사에 따라 2020. 2. 8. 13:30경부터 14:49경까지 제1의 가항 기재 K 1번 화물창에서 건설기계조종사면허 없이 (차량번호 1 생략) 지게차를 조종하였다.
피고인 A
피고인은 2020. 2. 8. 13:30경 광양시 광양읍 세풍리 율촌일반부두에 정박중인 F㈜ 소속 중국 국적 화물선 K의 1번 화물창 내에서, D㈜ 소속 근로자이자 현장작업 책임자 겸 신호수인 피해자 L(51세) 등이 위 화물창 내에 LNGC 파이프를 흔들림 없이 적재하기 위한 H자형 지지대(길이: 4.1m와 2.7m, 너비 : 2.3m, 무게 : 0.711톤) 4개를 화물창 가장자리 4곳에 세운 뒤 바닥에 가용접하여 설치하는 작업을 함에 있어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부친인 B의 지시로 H 소유인 (차량번호 1 생략) 지게차를 운전하여 H 자형 지지대를 운반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지게차 운전사인 피고인에게는 건설기계의 일종인 지게차는 일반 자동차와 달리 차체의 회전각을 고려한 운전방법과 지게차 전방 마스트에 설치된 포크 2개를 위, 아래, 좌, 우 또는 간격을 줄이거나 넓혀 화물을 적재하거나 옮기는 조작방법을 완벽히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주변의 근로자나 장애물에 주의를 기울여 확인하고, 현장 안전관리 책임자나 신호수의 신호에 따라 회전하거나 이동하여 지게차 앞에 설치된 포크로 주변 사람이나 물체에 부딪치는 사고를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지게차를 운전할 수 있는 건설기계 조종사면허 없이 지게차 포크로 H자형 지지대 가운데를 들어 설치 장소에 세워놓고 대기하다가 용접사 M이 H자형 지지대를 바닥에 접합하는 가용접을 마치자 신호수인 피해자로부터 지게차를 뒤로 빼라는 신호를 받고, 지게차 포크를 약 30cm 내려 H자형 지지대가 그대로 서 있는 것을 확인하고 포크를 화물창 바닥에서 약 1m 높이까지 더 내리면서 우측으로 비스듬하게 후진하다가 오른쪽 뒷바퀴가 우측 벽면에 부딪치자 지게차를 멈추고 지게차 양쪽 포크 중 오른쪽 포크를 가운데 중심축까지 최대한 이동시킨 뒤, 같은 날 14:49경 피해자로부터 지게차를 다른 곳으로 이동하라는 신호를 받지 않았음에도 임의로 전진하면서 왼쪽으로 회전하여 지게차 오른쪽 포크로 H자형 지지대 왼쪽 다리를 충돌하여 H자형 지지대를 피해자가 서 있던 쪽으로 넘어뜨려 피해자의 머리, 가슴 부위 등을 덮쳐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C
근로자 L 사망 관련 범행
피고인은 2020. 2. 8. 14:49경 전남 광양시 광양읍 세풍리 율촌일반부두에 정박중인 F㈜ 소속 중국 국적 화물선 K의 1번 화물창 내에서, 아래와 같은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제2항 기재와 같이 소속 근로자인 L이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사업주는 제품, 자재, 부재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 안전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철골구조물을 가용접한 후 지탱하게 하는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과 중량물 취급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작업계획서와 중량물 취급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 L 사망 당시 안전조치 불이행 관련 범행
피고인은 제3의 가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소속 근로자인 L이 사망하는 산업재해가 발생하였을 당시 아래와 같은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지게차를 타인에게 대여받는 자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가 아닌 사람에게 해당 기계 등을 조작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조작하는 사람이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자격이나 기능을 가진 사람인지 확인하고, 지게차의 운행에 관한 사항·지게차 조작에 따른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 등을 조작하는 사람에게 주지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게차 운전자의 자격을 확인하지 아니하였으며, 지게차의 운행에 관한 사항·지게차 조작에 따른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 등을 조작하는 사람에게 주지시키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기계·기구·설비 및 수공구 등을 제조 당시의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도록 해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지게차를 지게차의 주용도인 화물 적재·하역 등의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였다.
중대재해 발생사업장 감독 관련 범행
피고인은 2020. 2. 13.경부터 2020. 2. 14.경까지 제3의 가항 기재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정기감독 시 아래와 같은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기계의 운전을 시작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근로자 배치 및 교육, 작업방법, 방호장치 등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한 후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게차 사용 작업 전 작업방법, 방호장치 등을 확인하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누전에 의한 감전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코드와 플러그를 접속하여 사용하는 휴대형 전동기계·기구 등의 접지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기콘센트 접지단자가 탈락하여 접지를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D주식회사
근로자 L 사망 관련 범행
피고인은 제3의 가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자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그 기재와 같이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근로자 L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근로자 L 사망 당시 안전조치 불이행 관련 범행
피고인은 제3의 나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자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그 기재와 같이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중대재해 발생사업장 감독 관련 범행
피고인은 제3의 다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자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그 기재와 같이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B
사업주는 지게차를 조종하는 작업의 경우 그 작업에 필요한 자격·면허·경험 또는 기능을 가진 근로자가 아닌 사람에게 그 작업을 하게 해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2. 8. 13:30경부터 14:49경까지 제1의 가항 기재 K 1번 화물창에서 건설기계조종사 면허가 없는 A로 하여금 H 소유인 (차량번호 1 생략) 지게차를 조종하여 작업을 하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 B의 법정진술
증인 N, O, M의 각 법정진술
실황조사서 및 각 첨부자료
지게차 운전 면허증 취득 여부 확인
시체검안서
L 변사사건 현장 채증사진 46장, 사고 직전 촬영된 지게차 작업 사진
[피고인 B]
피고인 B의 법정진술
피고인 A의 법정진술
지게차 운전 면허증 취득 여부 확인
조사보고서, 감독점검표, 감독 등 결과보고서, 중대재해 조사결과 보고
[피고인 C, D 주식회사]
피고인 C의 법정진술
증인 A의 일부 법정진술
지게차 운전 면허증 취득 여부 확인
조사보고서, 감독점검표, 감독 등 결과보고서, 중대재해 조사결과 보고
피고인 A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주장과 쟁점의 정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이 사건 사고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즉, ① 이 사건 사고 직전 피고인이 지게차로 H자형 철골구조물(이하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이라 한다)을 들어 올려 위 철골 구조물의 하단부 (피고인이 정면을 바라볼 때를 기준으로, 이하 모두 같은 기준으로 설명한다) 왼쪽에 6군데, 오른쪽에 4군데 가용접이 마쳐지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지시에 따라 지게발을 살짝 내린 후 지게차를 후진하였다. ② 피고인은 위와 같이 지게차를 후진하던 도중 지게차의 오른쪽 바퀴 부분이 벽면에 부딪치자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전진하였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이 피해자가 있던 쪽으로 넘어졌고, 이에 피해자가 위 철골 구조물에 깔려서 사망하였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지게차의 지게발 오른 쪽으로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의 왼쪽 하단부를 충격하여 위 철골 구조물이 넘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위와 같이 충격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이 스스로 또는 선박의 흔들림과 같은 다른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넘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지게발로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을 충격하여 위 철골 구조물이 넘어졌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판단
앞서 든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지게발로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을 충격하여 위 철골 구조물이 넘어졌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판단되고, 피고인 주장과 같은 다른 원인에 의해 위 철골 구조물이 넘어졌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당시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의 바로 옆에서 이 사건 사고 상황을 목격한 N은 일관되게 ‘피고인이 위와 같이 전진하던 도중에 지게발이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의 왼쪽 부분에 부딪치자 위 철골 구조물이 넘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비록 N이 법정에서 한 진술 중 일부 명확하지 않거나 세부적으로 경찰에서 한 진술과 다른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주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일관되고 구체적일 뿐만 아니라 N이 피고인에 대해 허위로 진술할 별다른 동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이 사건 사고 현장의 사진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지게차를 후진하다가 벽면에 부딪힌 흔적과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의 왼쪽 하단부 지면으로부터 40~100㎝ 사이에 다수의 충격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 사건의 현장검증 당시에도 당초 위와 같이 벽면에 생긴 흔적이 피고인의 지게차에 의해 생긴 것이라는 점은 다툼이 없는 상태에서 여러 차례 검증이 이뤄졌는데, 수차례의 검증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건 하에 피고인이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을 건드리지 않고는 통과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비록 6차 현장검증 이후부터 피고인이 지게차의 출발 위치에 관한 기존 진술을 번복하여 위 벽면의 충격 흔적보다 뒤쪽에서 지게차가 출발할 경우에는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을 건드리지 않고도 통과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이 위 충격 흔적보다 더 뒤쪽에서 출발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가용접이 제대로 되지 않아 쉽게 넘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또는 배의 흔들림 등 다른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이 넘어졌을 가능성이 있고, 현장검증 당시 지게차의 지게발로 위 철골 구조물을 힘껏 밀었는데도 넘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위 지게발에 의해 위 철골 구조물이 넘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N, O, M 등 이 사건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모두가 공통적으로 이 사건 당시 어떠한 배의 흔들림도 느끼지 못하였고 당시 기상상태 또한 좋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피고인도 당시 배의 흔들림은 느끼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 사건 사고 장소인 배의 규모와 정박 장소 등에 비추어 보면 약 0.7톤에 달하는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을 스스로 넘어뜨린 정도로 순간적인 배의 흔들림이 있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편 비록 이 사건의 현장검증이 가용접의 위치 등에 있어 이 사건 사고 당시의 상황과 최대한 유사하게 진행되었다고는 하지만, 가용접의 정도 등에 있어서 완전히 똑같은 조건으로 이뤄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장검증 당시 위 철골 구조물이 지게차에 의해 넘어지지 않았다는 사정이 피고인이 지게차로 위 철골 구조물을 충격하지 않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위와 같은 사정은 가용접임에도 불구하고 위 철골 구조물이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철골 구조물에 강한 외부적 충격이 있었음을 추단케하는 사정이 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지게차의 운전면허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이 지게차 운전을 배운 기간은 1~2개월이었고, 실제 현장에서 지게차 운전을 한 경험도 3~4차례였고, 이 사건과 같이 배 안에서 지게차 운전을 한 것도 이 사건이 처음이었다는 것이다. N, O, M도 공통적으로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지게차 운전이 매우 서툴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이 사건 사고 장소가 배의 창고 칸의 벽면 쪽이어서 매우 협소하였던 점을 더 하여 보면, 피고인이 지게차 운전이 서투른 상태에서 협소한 곳을 무리하게 빠져나오다가 지게발로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을 충격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한편 이 사건 사고 당시 현장에서 용접 보조 업무를 담당하던 O의 경찰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이 넘어진 직후 그대로 지게차 운전석에 앉아서 울고 있었고, 지게차에 내려서도 머리를 긁적이면서 울었다는 것이고, 이어서 이루어진 경찰 조사 당시에도 피고인은 자신이 지게발로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을 충격한 사실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피고인은 2020. 2. 10. 진술서를 통해 종전 진술을 번복하면서 그 경위에 관하여 ‘사고 직후에는 정신이 없었는데, 현장 조사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만일 지게발로 쳤다면 어떠한 충격이 있었을 것인데 그러한 느낌을 전혀 받지 못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이 법정에서도 ‘사고 직전 지게발 끝쪽을 보면서 전진하고 있었는데, 지게발과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의 거리가 30~40㎝ 근접할 무렵 갑자기 위 철골 구조물이 넘어졌고’, 지게발이 위 철골 구조물에 닿지 않은 것을 눈으로 본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눈으로 봤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만일 피고인이 사고 당시 지게발이 이 사건 철골 구조물에 닿지 않은 것을 눈으로 보기까지 했다면 이 사건 사고 당일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동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사건 당시 지게차 및 용접 소음으로 인해 상당히 시끄러웠고, 이 사건 직전 피고인은 지게차의 지게발을 당초 이 사건 철골 구조물을 세울 때보다 상당히 아래로 낮춘 상태에서 전진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길이만 2.34m에 달하는 지게발과 위 철골 구조물의 간격을 정확하게 볼 정도로 피고인의 기억이 정확한지도 상당히 의문이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 치사의 점), 건설기계관리법 제41조 제14호, 제26조 제1항 본문(무면허 건설기계 조종의 점), 금고형 내지 징역형을 각 선택
피고인 B : 건설기계관리법 제41조 제14호, 제26조 제1항 본문, 형법 제31조 제1항(무면허 건설기계 조종 교사의 점), 구 산업안전보건법(2020. 3. 31. 법률 제17187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69조 제1호, 제140조 제1항, 건설기계관리법 제41조 제14호, 제26조 제1항 본문(산업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점), 각 징역형을 선택
피고인 C, D 주식회사 :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산업안전조치의무 위반에 따른 근로자 사망의 점), 각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 제2항(산업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점),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9조 제1호, 제81조(기계 대여자에 대한 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점), 각 벌금형을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 A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50조
나머지 피고인들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 C :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집행유예
피고인 B :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B : 형법 제62조의2
가납명령
피고인 C, D 주식회사 :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B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 B가 면허도 없는 피고인 A에게 지게차를 운전하도록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 A가 지게차를 운전하여 위험한 작업인 철골 구조물을 세워 고정하는 작업을 하다가 과실로 지게차의 지게발로 철골 구조물을 넘어뜨려 근로자인 피해자가 즉사한 사안이다. 피고인 A도 아버지인 피고인 B의 지시를 받고 수동적으로 작업을 하다가 실수로 발생한 사고이기는 하지만, 사고 발생에 관한 위 피고인의 과실이 매우 무겁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즉사하는 매우 끔직하고 중대한 결과가 생겼다. 피고인 A는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보다는 사고의 원인은 다른 사람이나 환경으로 돌리는 등 설득력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이에 피해자의 유족 측은 위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피고인 B는 사고 후 피고인 A를 현장에서 나오게 한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기도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매우 좋지 않다. 이러한 정상에 비추어 위 피고인들에게 어느 정도의 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 A, B에 대하여 개별적인 형량 및 집행유예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 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은 피고인 A에 의해 제공된 점, ○ 위 피고인들은 모두 초범인 점, 그 밖에 위 피고인들의 나이와 환경, 관계 등을 고려하였다.
피고인 C, D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피고인들의 산업안전조치 의무의 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고, 이로 인해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 사건 사고의 주된 원인은 앞서 본 것과 같이 A, B에 의해 제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피고인들은 공판과정에서 피해자의 유족 측에게 상당한 금액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 피고인 C에게 동종전과는 없는 점, 위 피고인들은 범행을 인정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하여 위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선택하되, 위 의무위반의 정도와 이로 인한 결과 등을 고려하여 벌금 액수를 정하였다.
판사 한상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