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원고별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 총 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17. 6. 1.부터 2024. 7. 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사회복지사업 등을 영위하면서 그 산하에 H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두고 있는 재단법인이고, 원고들은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다.
이 사건 병원은 ‘2018년도 병원업종 점검대상사업장’으로 선정되어 2018. 5.경 HE단체 소속 공인노무사로부터 방문 점검을 받게 되었고, 점검 결과 근로계약 관련 영역 등에서 위반사항이 확인되었다. 이에 HE단체는 2018. 6. 18. 이 사건 병원에 30일의 기한을 정하여 개선을 요청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병원은 2018. 7. 19.경 ‘2018년도 업종별 자율준수지원사업의 점검위반사항’을 개선하기 위하여 원고들이 소속된 HF노동조합 HG지부와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HF노동조합 HG지부장은 이 사건 합의 제6항에서 정한 2018. 12. 31.이 지난 이후인 2019. 1. 21.경과 2019. 5. 17.경 이 사건 병원장에게 두 차례에 걸쳐 근로조건자율개선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취지의 문서를 보냈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2015. 6. 1.부터 2017. 5. 31.까지 원고들의 시간외 근로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미지급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점 및 각 원고별 미지급 금액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병원은 2018. 7. 19. 원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과 ‘2018년 12월 31일 이후 시간외 근로와 관련된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지급이 유예된 기간(2015. 6. 1. ~ 2017. 5. 31.)의 수당을 전직원에게 추가지급하기로 합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18. 12. 31.까지 시간외 근로와 관련된 근로조건을 개선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합의에서 약속한 미지급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2018. 12. 31.’은 이 사건 합의에 의한 개선기간의 종기가 아니므로 2018. 12. 31.이 지났다고 해서 바로 근로조건 개선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근로조건이 개선되도록 조치를 취했으므로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
판단
이 사건 합의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단체협약인지 여부
관련 법리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합의를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그 합의가 반드시 정식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 관한 합의가 당사자 쌍방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고,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날인 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단체협약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속해있는 HF노동조합 HG지부 지부장 HH과 HD병원 병원장 HI이 이 사건 합의에 서명함으로써 이 사건 합의가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합의는 시간외 근로수당 및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HF노동조합 HG지부장이 근로자 측을 대표하여 서명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으므로 단체협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합의의 근로조건 개선의무 이행 종기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법률행위에 따라 작성된 처분문서에 담긴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한편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쳐 체결하는 것이므로, 그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단체협약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문언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문언 내용, 단체협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협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21두31832 판결 등 참조).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다41384 판결,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다3530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다38995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550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우선, 원고들은 이 사건 합의 당시 이미 발생한 2015. 6. 1.부터 2017. 5. 31. 사이 2년간의 시간외 근로수당에 대하여 지급을 유예하기로 하면서 대신 2018. 12. 31. 이후 시간외 근로와 관련된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피고로부터 미지급 수당을 지급받기로 하고, 개선 시에는 지급받지 아니하는 이 사건 합의<1>를 하였다. 즉, 이는 근로자들이 이미 발생한 미지급 수당의 지급기일을 사용자를 위해 유예해준 것에 해당하여 원고들이 피고를 위해 양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합의 제6항에 「2018년 12월 31일 ‘이후’ 시간외 근로와 관련된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라고 기재한 것을 두고 「2018년 12월 31일 ‘까지’」로 특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2018. 12. 31.이 도과함으로써 곧바로 의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이는 단체협약 해석과 관련된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자의적으로 이 사건 합의를 해석한 것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2018. 12. 31.을 기준으로 이 사건 합의에 따른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았을 경우 원고들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2015. 6. 1.부터 2017. 5. 31. 사이의 시간외 근로수당과 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
근로개선 이행여부에 관한 판단
을 제1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근로조건개선을 위하여 각종 지침, 임신·육아·연장·휴게시간 준수를 위한 직원안내문을 만들거나 전 부서장에게 시간외 근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무시간을 준수해줄 것을 통보하는 등 노력을 해왔다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5, 8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들은 2018. 12. 31.이 지난 이후에도 연장근로를 하거나 휴게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시간외 근로에 따른 적절한 수당 역시 지급되지 아니한 점, 이에 HF노동조합 HG지부장은 2019. 1. 21.경, 2019. 5. 17.경 2회에 걸쳐 이 사건 병원장에게 근로조건 자율개선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취지의 서면을 보낸 점, 나아가 2020. 9. 10. HF노동조합 위원장은 광주지방노동청 여수지청에 피고를 상대로 근로기준법위반 등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근로조건개선을 위해 일부 노력을 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원고들의 근로조건이 개선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합의 내용인 ‘근로조건개선의무’의 이행을 완료했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들에게 2015. 6. 1.부터 2017. 5. 31. 사이 미지급 시간외 수당 금액인 [별지1] 원고별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 총 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2017. 6. 1.부터 2024. 7. 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인 2024. 7.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선고한다.
판사 이태우(재판장) 박아름 한지혜
각주1)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므로,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다4138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합의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미지급 수당의 지급을 유예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원고들이 이 사건 합의의 효력 자체를 다투고 있지는 아니하고, 이 사건 합의는 원고들에게 유리한 부분과 미지급 수당 지급유예가 연계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합의 자체가 무효인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