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1년, 피고인 유한회사 B를 벌금 10,000,000원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유한회사 B에게 위 벌금 상당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판결
사건
2021고단2063
판결선고
2022. 9. 22.
범죄사실
피고인 유한회사 B는 전라남도 여수시 C에서 운수업(전세여객 자동차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인 A은 유한회사 B 전무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중대재해 관련
피고인 A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작업발판,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여야 하고,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높이 2m 이상의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모와 안전대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하여야 하고, 사다리식 통로 등을 설치하는 경우 사다리의 상단은 걸쳐놓은 지점으로부터 60cm 이상 올라가도록 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20. 10. 24. 08:30경 전라남도 여수시 C 소재 차고지에서 피해자 D(58세)로 하여금 (차량번호 1 생략) 관광버스의 지붕(지상에서 3m 높이)에 올라 TV 수신용 안테나 점검을 하게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의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피해자에게 안전모와 안전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피해자가 작업을 위해 설치한 사다리의 상단이 걸쳐놓은 지점으로부터 60cm 미만이 된 상태에서 사용하도록 방치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위 버스 지붕에서 떨어지게 하여 피해자를 2020. 10. 24. 09:22경 E병원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유한회사 B
피고인은 피고인의 전무인 A이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은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사업장 정기감독 관련
피고인 A
사업주는 전기 기계·기구를 설치하려는 경우에는 기계적 방호수단의 적정성을 고려하여 적정하게 설치하여야 하고, 차량운전 등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높은 작업을 하는 경우에 건강진단 결과, 상담자료 등을 참고하여 적절하게 근로자를 배치하고, 뇌혈관 및 심장질환 발병위험도를 평가하여 금연, 고혈압 관리 등 건강증진프로그램을 시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11. 9.경부터 2020. 11. 10.경까지 전라남도 여수시 C 소재 사업장에서, 근로자 휴게실에 분전함을 시건하지 아니하고 분전함의 충전부를 절연물로 방호조치 하지 아니하여 근로자가 분전함에 접근 할 경우 감전의 위험이 있도록 방치하였고, 차량운전 근로자에 대한 뇌혈관 및 심장질환 발병위험도 평가 및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실시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유한회사 B
피고인은 피고인의 전무인 A이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이 분전함 관련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고, 건강증진 프로그램 등 관련 보건조치를 위반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인들의 일부 법정진술
참고인 F에 대한 경찰 참고인 진술조서
각 중대재해발생보고
감독 등 결과보고서
중대재해조사 의견서 제출
재해조사복명서
중대재해 관련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관한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유한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라고만 한다)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5조에 정해진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두어야 하는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는 피고인 회사의 관광버스 운전기사로서 관광버스 지붕의 TV안테나 점검 등은 피해자의 업무가 아니었고,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이러한 업무를 지시한 적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에게 버스 지붕에서 작업을 할 경우에 대비하여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거나 안전대를 부착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피해자가 자신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음에도 동료를 위해 호의로 행한 행위 중 추락한 사고에 관하여 피고인들에게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설령 피고인들에게 위와 같은 안전조치의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사망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와 같은 안전조치의무 미이행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입증되었다고도 할 수 없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ㆍ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ㆍ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ㆍ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ㆍ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들에게는 소속 근로자들이 버스 지붕위에 올라가 간단한 점검 등을 시행하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추락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부과되어 있음에도 그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업무수행 중 추락사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다투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한 버스는 당일 오전 운행 종료 후 전조등 램프 교체를 위해 차고지에 입차하였는데, 당시 위 버스에는 전조등 램프 외에도 차량 내 TV 수신이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고, 동료인 이 사건 버스 운전원으로부터 이를 들은 피해자는 위성안테나의 정상작동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위해 차고지에 있던 A형 사다리를 펼쳐 버스 측면에 거치하고 버스 지붕으로 올라가 위성안테나 상태를 확인하던 중 몸의 중심을 잃고 약 3.2m 아래 지면으로 추락하였고, 바로 119 구급대를 통해 병원에 후송되었으나 당일 사망하였다.
피고인 회사는 G 등의 근로자 출퇴근용 버스 및 전세버스를 운행하는 운수업을 하고 있는데, 차량 이상 발생시 운전원이 1차 점검 후 램프교환, 엔진오일 보충 등의 간단한 조치는 차고지에서 실시하고, 그 외 정비가 필요한 경우에는 외부 업체에 의뢰하여 처리되도록 하고 있었다.
차량에 설치된 TV의 수신 상태 불량은 매우 빈번하지는 않더라도 분기에 1, 2회 정도는 발생하는 상황으로, 그러한 경우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위성안테나의 정비를 의뢰할 상황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버스 위로 올라가 차량 지붕에 설치된 안테나의 작동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해왔으며, 이러한 작업의 담당자가 따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인 회사 소속 운전원 등이 이러한 조치를 직접 수행하고 있었다.
피고인 회사에서는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간단한 조치는 차고지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하였는데, 그렇다면 소속 운전원 등은 차량에 발생한 문제가 차고지 내에서 조치가 가능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차체를 육안으로 살피는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이러한 업무는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의 통상 업무 범위 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회사는 버스내부에서 TV를 볼 수 있도록 지붕에 위성안테나가 설치된 대형버스 약 90여대를 보유하고 있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들에게는, 소속 운전원 등이 위성안테나의 정비의뢰 요부를 판단하기 위해 차체를 육안으로 살피는 과정에서 높이 2m가 넘는 차량의 지붕에 올라가기도 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안전사고 예방에 필요한 정도의 안전조치를 위할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2조에 의하면 피고인들로서는 이러한 경우 추락의 방지를 위해 작업발판 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거나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여야 하는데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2호,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2호, 제168조 제1호, 제39조 제1항(보건조치의무 위반의 점), 각 징역형 선택
피고인 유한회사 B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2호,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2호, 제168조 제1호, 제39조 제1항(보건조치의무 위반의 점),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피고인 A: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가납명령
피고인 유한회사 B: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은 산업현장에서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여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하였다.
다만, 피고인 A으로서는 이러한 사고 발생을 예견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 A이 동종 범죄로 처벌 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들이 산업재해 발생 방지를 위한 시정조치를 이행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하여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백주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