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 육아휴직급여 및 출산전후휴가급여 등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9. 4. 30. B치과의원에서 퇴직한 후, 이직사업장인 위 의원의 실제 대표인 사실을 숨기고 2019. 5. 14. 광양고용센터에 수급자격신청서를 제출하고 2019. 5. 28. 광양고용센터에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2019. 5. 29. 480,960원을 지급받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3회에 걸쳐 총 3,306,600원을 부정수급 하였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 무렵 실제로는 B치과의원(이하 ‘이 사건 치과’라 한다)의 실질적인 대표로서 고용보험법이 정한 실업급여 수급 대상자인 근로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고인이 2018. 4. 9. C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에 이 사건 치과를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그 후부터 이 사건 조합이 이 사건 치과를 운영해 왔으며,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일시 무렵 이 사건 치과의 운영자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실제로 피고인은 2018. 4. 9. 이 사건 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양도계약을 체결한 바 있고, 다만 위 계약 당시 “계약금을 입금할 때 양도양수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한다.”고 약정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2018. 11. 9.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합으로부터 계약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에도 이 사건 치과를 양도하였고, 이 사건 조합이 이 사건 치과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으므로, 계약금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이 사건 양도계약의 효력이 발생한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조합을 상대로 계약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관련 계약금 반환 사건’이라 한다).
관련 계약금 반환 사건에서 1심 법원은, “이 사건 양도계약은 이 사건 조합이 계약금을 지급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계약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조합이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아 조건이 성취되지 않은 이상 이 사건 양도계약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청구를 기각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2. 10. 선고 2018가단5238066 판결), 이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 13. 선고 2020나710 판결)와 상고(대법원 2021. 5. 13. 선고 2021다209782 심리불속행기각 판결)가 모두 기각되어 위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피고인을 이 사건 치과의 사업주라고 보는 주된 근거로 관련 계약금 반환 사건의 대법원 판결을 들고 있으나, 위 대법원 판결은 물론 위 사건의 1심 및 항소심 판결에서도 이 사건 치과의 실질적 운영자가 누구인지에 관하여 적극적인 판단이 이루어진 바 없고, 단지 이 사건 조합이 이 사건 치과를 운영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항소심 법원이 그와 같이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을 뿐이다(증거기록 58면 참조).
이후 피고인은 D 등과 함께 E을 선정당사자로 하여 2020. 7. 27. 이 사건 조합을 상대로 자신이 이 사건 조합의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미지급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관련 임금 사건’이라 한다).
관련 임금 사건에서 1심 법원은 2021. 5. 26. 피고인을 제외한 원고 측 당사자들의 청구를 인용한 반면, 피고인의 청구는 “이 사건 조합이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실질적 당사자로서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기각하였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1. 5. 26. 선고 2020가단4243 판결).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그와 반대로, 이 사건 조합의 인영이 날인된 피고인과의 근로계약서의 기재 내용, 피고인에 대한 급여 지급 내역, 이 사건 조합 이사장의 임금 체불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 내용, 이 사건 치과에서 발생한 수입의 입금 계좌 등과 같은 여러 사정들을 근거로,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합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9. 4. 30.까지 위 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되며, 피고인이 이 사건 치과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는 이 사건 조합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1심 판결 중 피고인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인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광주지방법원 2023. 1. 12. 선고 2021나59235 판결). 피고인과 이 사건 조합 모두 위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지 않아 2023. 2. 1.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처럼 관련 임금 사건의 확정판결에서는 오히려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 무렵 이 사건 치과의 실질적 운영자가 아니라 이 사건 조합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위 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1. 9. 24. 피고인이 이 사건 치과의 실질적인 운영자라는 전제에서 피고인에게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료 징수통지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2022. 5. 31. 이 사건 치과의 운영자는 피고인이 아니라 이 사건 조합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이후 근로복지공단 측에 소송고지가 이루어졌다)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광주지방법원 2022구단10675 사건, 이하 ‘관련 행정사건’이라고 한다).
관련 행정사건의 1심 법원은 2023. 6. 2.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할 것과 피고인이 소를 취하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조정권고를 하였고, 당사자 모두 위 조정권고에 동의하였으며,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 측(근로복지공단)에서는 2023. 7. 25.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는 취지로 피고인에게 보험관계의 소멸을 통지하였고, 피고인 역시 2023. 8. 7. 소를 취하하여 위 사건이 그대로 종결되었다. 이처럼 피고인이 이 사건 치과의 실질적인 운영자였음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처분 역시 법원의 조정권고 취지에 따라 직권으로 취소되었다.
그 밖에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합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은 바 없고, 법인 통장을 피고인이 소유하면서 관리하였다.”는 취지의 이 사건 조합의 사무국장 F의 수사기관과의 전화통화 진술(증거기록 168면)은, 위 진술자의 피고인에 대한 대립적 지위 및 관련 사건들의 진행 경과 등을 고려하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이 2018. 5.경 이 사건 조합을 상대로 이 사건 치과 운영에 관여하지 말라는 취지의 서면을 보낸 바 있는 점(증거기록 28면) 등의 사정도,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 무렵 이 사건 치과의 실질적 운영자였다는 근거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여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희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