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판결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5. 1. 15. 선고 2023고단1805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여수시 B에 있는 C조합 조합장으로 상시근로자 약 19명을 고용하여 도·소매업을 했던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1998. 7. 4.부터 2022. 2. 28.까지 근무한 근로자 D의 2019년 4월 연장근로수당 등 합계 2,125,72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9년 4월부터 2022년 2월까지의 연장근로수당 등 합계70,040,828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임금체불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임금 체불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이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수당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D은 C조합 근무 기간 동안 다른 직원 1명(E)과 함께 번갈아가며 평일이나 주말에 숙직근무<1>를 하였는데, 주로 수산물입출고, 사료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주간근무와는 달리 숙직근무 시간 중에는 사료저장고의 온도가 적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간헐적으로 기계를 조작하거나 기계의 상태를 점검하는 등의 단순한 단속적 업무

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숙직근무 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은 조합장인 피고인이나 다른 관리자(사업팀장 등)의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휴식을 취하거나 개인적인 용무를 보는 것이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숙직근무 시에 수행한 업무의 성격이나 강도 등을 고려하면, D의 숙직근무를 통상의 주간근무와 동일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따라서 숙직근무가 통상의 주간근무와 동일함을 전제로 한 D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②

D은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주간근무<2>를 하였는데, 비록 평일 주간근무에 비하여 업무량이 적기는 하였으나, 주말 주간근무 시에도 평일 주간근무와 마찬가지로 수산물 입출고, 사료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D이 주말 주간근무 시에도 평일 주간근무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이상 그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하여 D의 주말 주간근무를 통상적인 당직(일숙직) 근무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따라서 D의 주말 주간근무가 통상의 당직(일숙직) 근무와 다를 바가 없다는 전제에 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만, 주말 주간근무 시에 D이 실제로 업무를 수행한 시간이나 수행한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 및 강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그 당연한 귀결로 조합장이었던 피고인으로서도 D의 주말 주간근무 시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이나 강도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이 사건 수사가 개시되기 전까지는 C조합의 총무팀장(F)조차도 D이 주말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C 조합의 정상 영업시간<3>이나 제반 정황에 비추어 보면, D의 주말 주간근무 시의 실제

업무량이 평일 주간근무에 비하여서는 상당히 적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러한 이유로 피고인이나 총무팀장은 해당 업무담당자인 D이나 E 중 한 명만 주말 일직근무를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으로 보임에도 관행적으로 D이나 E이 번갈아가며 한 명이 휴일근무를 신청하고, 다른 한 명은 주말 일직근무를 신청하는 방식으로 휴일근로수당이나 당직비를 수령하는 것으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D이 주말 주간근무를 하는 방식이나 그 대가를 지급받는 방식(주말 일직근무 신청을 하고 근무한 날에는 당직비를, 휴일근무를 신청하고 근무한 날에는 휴일근로수당을 지급)은 오래된 관행이었고, 이러한 관행에 대해 D이 20년 이상의 근무기간 동안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으로서는 D이 신청한 내용 및 내부규정에 따라 주말 주간근무에 대한 대가로 당직비나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그 지급의무를 다한 것으로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③

C조합 소속 근로자들의 각종 수당 및 당직비를 포함한 임금지급에 관한 사항은 조합장인 피고인이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 및 총회의 심의, 결의를 거쳐 확정된 연도별 예산 및 집행계획과 내부규정을 따라야 한다. C조합의 내부규정에 따르면, 근로자가 당직근무나 휴일근무를 신청하여 승인을 받은 후 그 신청한 내용에 따라 당직근무 또는 휴일근무를 하도록 되어 있다. D은 20년 이상 C조합 제빙공장의 공장장으로 근무하면서 이러한 규정에 따라 당직근무나 휴일근무를 신청하여 그 신청한 내용대로 당직비나 휴일근로수당을 대가로 수령하여 왔다. D은 20년 이상의 근무기간 동안은 물론, 퇴직한 후 상당한 기간 동안 이러한 관행이나 규정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퇴직 후 약 10개월이 지나서야 비로소 문제를 제기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그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영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