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03. 7. 18. 선고 2003노877 판결

주문

피고인 및 검사의 각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원심판결에는 다음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1)

주택건설촉진법위반 부분

피고인이 원심판시 제1의 가항과 같이 인출한 돈은 B아파트에서 아파트 관리비와는 별도로 매월 한 세대당 500원씩 합계 978,000원을 갹출하여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등의 업무추진비로 사용되는 돈을 인출한 것이어서 아파트 관리비를 인출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당시 아파트 관리소장이 파면되어 관리소장이 유고인 상태에서 행한 정당한 업무임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재물손괴 부분

피고인이 원심판시 제1의 나항 기재와 같이 B아파트 C동 게시판에 공고된 가처분신청기각결정 사본을 떼어간 것은 위 공고문이 피고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어서 정당방위에 해당함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횡령 부분

피고인은 원심판시 제1의 다항 기재와 같이 아파트단지 내에서 굴비판매 광고와 관련하여 수수료를 받아 이를 아파트 동대표들에 대한 추석선물 비용으로 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후에 그 지출에 대하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결의로 추인하였음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4)

업무방해 부분

피고인이 원심판시 제1의 라항과 같이 아파트 관리규약 개정을 위한 서명부를 가지고 가버린 것은 위 관리규정 개정이 불법적인 것이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정당한 것이었음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검사

원심판결에는 다음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1)

명예훼손 부분

피고인이 동 아파트 주민들에게 'D동 대표 E이 F와 재계약을 하지 아니하면 크게 손해배상을 당할 것이라고 동대표들을 공갈, 협박하였다'라는 취지의 문서를 배포하여 E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공소사실에서 '동대표들을 공갈, 협박하였다'의 의미는 '동대표들로 하여금 F와의 재계약을 하도록 강요하였다'는 사실을 압축하여 표현한 것으로 E의 명예를 훼손할 정도에 이르렀음에도, 원심은 전체적인 문맥을 간과한 채 '공갈, 협박'의 의미를 '말하였다'라는 취지의 감정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주택건설촉진법위반 부분

원심은 피고인이 관리비를 인출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나, 주택관리사가 없는 위법한 상태를 부당하게 자초한 자는 피고인으로서 정당행위를 주장함은 금반언에 반하고, 나아가 행위의 주된 동기가 입주자대표자회의 회장으로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데 있는 것임에 비추어 정당방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에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택건설촉진법위반 부분

주택건설촉진법 제38조 제2항은 공동주택의 입주자는 당해 공동주택의 유지, 관리를 위하여 관리비를 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공동주택관리령 제15조 제1항은 위 규정에 따른 관리비로서 일반관리비 등을 열거하고 있으며, B아파트 관리규약 별표 2 '관리비의 구성내역 및 산정방법' 제1항 일반관리비의 구성내역은 '인건비, 제사무비, 제세공과금, 피복비, 교육훈련비, 차량유지비, 보험료, 기타 부대비용으로 되어 있고, 부대비용에는 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가 포함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등의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갹출되는 위 금원도 관리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주택건설촉진법 제52조 제1항 제12호, 제39조의 3 제2호에서 주택관리사만이 아파트 분담금 기타 경비(관리비)를 수령 또는 지출하도록 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관리소장이 유고 시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리비의 지출을 유보하고 새로운 관리소장을 선임하여 그로 하여금 관리비를 지출하도록 하여야 하는 바, 피고인이 지출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등에 대한 업무추진비의 지출은 그 성격상 당시에 반드시 지출되어야 할 것은 아니어서 관리소장이 없는 상태에서 지출되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이 위 금원을 지출한 것이 정당한 행위라는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2)

재물손괴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G이 를 상대로 제기한 업무방해 및 출입금지가처분신청 사건의 신청기각 결정문을 B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게시한 것은 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발생한 여러 분쟁들을 위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하여금 알게 하려는 것일 뿐 피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이고 또한 피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도 없어 보이므로, 피고인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게시한 위 공고문을 떼어간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횡령 부분

B아파트 관리규약 제46조에 의하면 유통업체 또는 단지내 상가기부금, 광고물 게재 사용료 등 잡수익은 공동주택 등에 설치된 주요시설의 보수 등에 이를 사용하거나 특별수선충당금으로 적립하여야 하고, 다만 한국전력공사 또는 기타 관련기관을 대행하여 검침수당 등을 대가로 받은 경우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그 대가와 관련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굴비 판매상인으로부터 아파트 단지 내에서 굴비 판매행위와 관련하여 받은 수수료 15만은 시설의 보수 및 특별수선충당금으로 적립하여야 하고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로도 그 용도를 변경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하는 바, 피고인이 위 15만원을 동대표들에 대한 추석 선물비로 지출하고 후에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로 추인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위 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 금원을 지출한 것이 정당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업무방해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종합하여 보면, 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관리규약 개정을 위한 서명 작업은 적법한 것이라고 인정되므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검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명예훼손 부분

이 사건 수사기록에 편철된 '귀댁의 무궁한 행복을 기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수사기록 제109쪽), F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앞으로 보낸 공문(수사기록 제110쪽), 회의록(수사기록 제332쪽)의 기재를 종합하여 보면, 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1999. 말경부터 그동안 위 아파트의 경비업무를 맡은 F와의 경비위탁관리계약을 해지하고 자치관리로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한 사실, 이를 알게된 F는 1999. 12. 30.경 위 아파트 입주자대표자회의 앞으로 '경비위탁재계약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입주자대표회의 전 임원들을 상대로 기만에 대한 법적대응을 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문건을 보낸 사실, 위 위탁관리계약 해지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위 입주자대표자회의는 2000. 1. 11. 임시회의를 개최하였는데, 그 회의에서 E이 위탁관리계약의 해지에 반대하면서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부당히 (위탁관리계약해지) 결정을 하면 입주자회의대표, 동대표 전원이 고발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이 위탁관리를 자치관리로 전환할 것인지에 관하여 주민들의 의사를 묻은 절차를 거쳤는데, E이 대표로 있는 D동 주민들의 의사가 취합되지 않자 피고인이 D동 주민들에게 공소장 기재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문건을 보낸 사실 등이 인정된다.

한편, 형법 제310조에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진실한 사실'이라 함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 할 것이고, 한편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고, 이 경우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 함은 널리 국가, 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하는 것이며,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그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사실을 적시한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동기가 내포되어 있다 하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도3570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 및 형법 규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D동 아파트 주민에게 "D동 대표 E이 F와 재계약을 하지 아니하면 크게 손해배상을 당할 것이라고 동대표들을 공갈, 협박을 했다"라는 취지의 문건을 보내기는 하였으나, 여기서 '동대표들을 공갈, 협박하였다'의 의미는 '동대표들로 하여금 F와의 재계약을 강요하였다'는 사실을 압축하여 표현한 것에 불과하여 객관적 사실에 합치되고, 피고인이 위와 같은 문건을 D동 주민들에게 보낸 것은 D동 아파트 주민들이 위 위탁관리계약 해지 여부에 대한 적정한 결정을 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어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바, 그 이유에서는 다르나 이와 결론을 같이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다 할 것이어서 이를 탓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주택건설촉진법위반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관리소장이 파면되고 주택관리사의 자격을 가진 다른 직원도 없는 상태에서 당장 지급하여야 할 직원급여, 전기요금 등의 필요적 경비를 지출하였고, 만일 위 전기요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아파트 주민들이 연체료 등 더 큰 부담을 지게되며, 위 직원급여 등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거나 근로자들의 복지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위 비용들을 인출하도록 한 행위는 그 경위나 목적에 비추어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여 이와 결론은 같이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다 할 것이어서, 이 부분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및 검사의 각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광환(재판장) 임민성 구희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