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1. 12. 21. 선고 2011노2547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E 등과 공모하여 예정된 연장근로를 집단적으로 거부한 것은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임에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배경사실]

2010. 1. 1. 개정되어 2010. 7. 1.부터 시행되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사용자의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이 금지되고, 노조전임자에 대한 근로시간면제한도가 신설되었으며,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 또는 근로시간면제한도에 위반하는 급여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와 같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 개정됨에 따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차지부(이하 '기아차지부'라 한다)의 노조전임자 수가 대폭 축소될 상황에 이르게 되어 기아차지부는 노조전임자 수를 개정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기아차지부는 2010. 4. 30. 피해자 기아자동차에 '조합 전임자 수 현행 유지,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현행 유지, 조합업무에 필요한 상근직원 채용 및 급여지급,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 유급인정,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해고자 복직, 기본급 8% 인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10년도 단체협약 요구안을 발송하여 노사교섭위원 상견례를 요청하면서 단체교섭 과정에서 노조전임자 문제를 같이 논의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요구안은 개정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반하여 인정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기아자동차는 기아차지부의 단체협약 요구안이 개정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반하는 위법한 요구사항이므로 기아차지부가 요구안 중 노조전임자와 관련된 부분을 수정·철회하지 아니하는 이상 단체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2010. 1. 27. 기아자동차와 기아차지부 사이의 2009년 임금교섭 합의에서「전임자급여지급 금지와 관련하여 개정 노조법 시행 시 노사협의회를 통해 별도 협의한다」고 합의하였으므로 위 합의에 따라 노조전임자와 관련한 사항은 별도 노사협의 또는 특별단체교섭을 통하여 별도 논의하자는 입장을 수차례 통보하였다. 그러나 기아차지부는 2010년도 단체교섭에서 노조전임자 문제를 같이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하여 노·사간교섭이 진행되지 아니하였다.

이에 기아차지부는 2010. 6.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하였는데, 2010. 6. 24.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노·사간에 노동쟁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조정대상이 아니라고 하면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제4항을 준수하여 노·사간 성실히 교섭할 것을 권고하는 행정지도를 하였다. 한편 기아차지부는 2010. 6. 24. 20:30경부터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하여 조합원 재적 대비 찬성율 65.4%로 쟁의행위 의결을 하였다. 또한, 기아차지부는 2010. 6. 30. 광명시 소하동에 있는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생산교육센터에서 제1차 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하여 피해자 회사의 단체교섭 진행을 촉구하면서 조합원들의 결속을 다지는 의미로 2010. 7. 2.경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2010. 7. 5.경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 2010. 7. 7.경 기아자동차 C공장에서 각각 '조합활동 말살에 따른 확대간부 순회 규탄 집회'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의하여 각 집회를 개최하였다. 그리고는 2010. 7. 14. 위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노조교육장에서 제2차 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하여 2010. 7. 21.까지 기아차지부가 요구하는 단체교섭에 대하여 기아자동차가 교섭을 거부하는 경우 2010. 6. 말경 노사협의를 통해 결정한 2010. 7.의 주·야간 각 2시간의 연장근로를 거부하기로 결의하고 이와 같은 기아차지부의 방침을 지부쟁대위 소식지 등을 통해 전 조합원에게 전달하였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기아차지부 D지회의 지회장으로서 기아차지부 E 등을 비롯한 기아차지부와 D지회 간부들 및 D지회 조합원 6,400여 명과 공모하여 2010. 7. 22. 17:30경부터 19:30경까지 F에 있는 피해자 기아자동차 C공장에서 예정된 2시간의 연장근로를 집단적으로 거부하여 자동차 생산 작업을 중단시켰다.

피고인은 이를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0. 7. 30.경까지 사이에 1일 05:30경부터 07:30경, 17:30경부터 19:30경까지 예정된 각 2시간의 연장근로를 집단적으로 거부하여 합계 28시간의 자동차 생산 업무를 중단시켰다.

이로써 피고인은 기아차지부 E 등을 비롯한 기아차지부와 D지회 간부들 및 D지회 조합원 6,400여 명과 공모하여 위력으로 피해자 기아자동차 C공장의 자동차 생산 업무를 방해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2010. 4. 말경 기아자동차와 기아차지부는 2010년도 단체교섭을 진행함에 있어 노조전임자 문제를 함께 논의할 것인지에 대하여 의견대립이 있었는데, 기아 자동차는 노조전임자와 관련된 사항은 특별 단체교섭을 통해 별도로 논의하자며 단체교섭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던 점, ② 이에 기아차지부는 2010. 6.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하는 등 기아자동차가 단체교섭에 나오도록 노력하는가 하면, 2010. 6. 24.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의 찬반투표를 진행하여 쟁의행위를 의결한 후 계속해서 기아자동차의 단체교섭 진행을 촉구하였던 점, ③ 기아자동차가 계속해서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자 결국 기아차지부는 2010. 7. 14. 공소사실과 같이 2010. 7. 21.까지 기아차지부가 요구하는 단체교섭에 대하여 기아자동차가 교섭을 거부할 경우 2010. 6. 말경 노사협의를 통해 결정한 2010. 7.의 주·야간 각 2시간의 연장근로를 거부하기로 결의한 점, ④ 기아차지부의 결의내용은 그 즉시 사측에도 전달되었는데 기아자동차에서는 위 결의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계속적으로 단체교섭을 거부하였고, 결국 공소사실과 같이 기아차지부의 조합원들이 2010. 7. 21.부터 2010. 7. 30.경까지 사이에 1일 05:30경부터 07:30경, 17:30경부터 19:30경까지 예정된 각 2시간의 연장근로를 집단적으로 거부하였던 점, ⑤ 위와 같이 기아차지부가 연장근로를 거부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보았을 때, 기아차지부의 연장근로 거부가 사용자인 기아자동차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⑥ 연장근로를 거부한 것은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한 것으로서 기아차지부의 조합원들이 연장근로를 거부한 기간과 시간이 비교적 짧고, 연장근로의 거부로 인한 자동차의 생산에 일부 차질이 있었다 하더라도 기아자동차가 주장하는 막대한 영업손해가 발생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자동차의 생산이 줄었다 하여 생산하지 못한 자동차수만큼을 모두 손해로 볼 수는 없다. 즉 자동차의 경우 이미 확보된 완성차의 재고량, 수요량의 추이를 고려해서 그 손해를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⑦ 설사 기아자동차가 주장하는 손해가 일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연장근로를 거부한 기간과 시간 및 기아자동차의 회사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정도까지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지시에 의한 연장근로 거부가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이것이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까지 이르렀다고 볼 수 없어 공소사실과 같은 집단적 연장근로 거부행위를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형법 제314조 제1항).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근로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로서의 파업(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고 그 권리의 행사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헌법 제33조 제1항). 그러므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원심이 적절히 판시하고 있는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기아자동차는 기아차지부가 2010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제시한 단체협약 요구안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 및 근로시간 면제 한도에 위반하는 급여지급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별도로 특별교섭단체를 구성하여 협의하자며 2010년 단체협약을 위한 노사교섭 위원회 상견례조차 거부하였던 점, ② 기아차지부는 이 사건 연장근로 거부 전인 2010. 5. 19. 기아자동차에 "2010년 기간이 만료된 단체협약을 새로이 체결하기 위한 단체교섭 요구에 응해야 하며, 그러면 노사간 주장의 정당성이 무리 없이 논의될 수 있고, 전임자 급여지급과 관련하여 노동조합은 노사간 변칙이나 편법적인 방법으로 회피하거나 위반할 의사가 없다."라는 취지의 회신을 보내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연장근로를 거부하게 된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지시에 의한 위와 같은 연장근로의 거부가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는 보기 어렵고, 또한 이로 인하여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도 볼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공소사실과 같은 연장근로 거부행위를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희호(재판장) 어재원 임상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