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4. 4. 24. 선고 2013노250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한 발언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영향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치는 발언을 하여 노종조합의 운영에 개입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아래의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7. 6. 설립된 광주 서구 D 소재 C 주식회사의 전무이사이고, 위 회사는 상시근로자수 98명의 도로사용 요금징수 및 도로시설물 유지관리를 주업으로 하는 업체이다.

위 회사 근로자들은 2013. 2.경 회사 내 존재하지 않던 노동조합의 설립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결과 2013. 2. 8.에는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인 '지역노동조합'이, 2013. 2. 13.에는 자체노조인 'C노동조합'이 각 설립되게 되었다.

그 무렵 H 과장 등 회사의 중간관리간부들은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조직 소식을 듣고 노조 가입서 작성 현장을 찾아가 관리자로서 직접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피고인은 전무이사로서 소속 근로자들 전원을 상대로 영업실에서 직무교육 형태로 발언하면서 근로자들에게 노동조합 조직의 부당성을 설파하는 등으로 노동조합 조직 또는 운영에 개입하고자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2013. 2. 14.과 같은 달 15., 같은 달 16. 및 같은 달 19. 4회에 걸쳐 위 회사의 영업실에서, 위 회사 근로자들 수십 명을 소집하여 모이게 한 다음 근로자들을 상대로 "노조가 생겨가지고 기대감이 있어 (임금이) 얼마 올라가겠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한심스럽다. 시청에서 내가 근무할 때 시장이 청소를 용역회사에 주었는데 노조를 결성하고 파업하자 시장이 용역회사를 계약해지하고 바꿔버렸다. (새 회사에) 고용승계가 되니까 그 전에 있던 용역직원들이 쫓겨났는데 시청 안에서 (집회)하니까 공무집행방해로 경찰이 끌고 가버렸다. 한쪽 노조에서 강성으로 하다가 말썽이 나면 계약해지가 되든지 재계약을 안 해줘버리던지 한다. 우리는 이 직장이 생명이다. 도로 관리하는 데가 전국에 여러 군데 있는데 한군데서 노조결성해서 월급 올려줬다면(다른 데는) 더 난리니까 그렇게 할 수 없다. 우리 용역회사만 바꿔버리면 끝나는 거다. 우리는 별 수 없다. 그러면 도로에다 집회신고하고 포장치고 날 새는 거 밖에 없다. 한국도로공사 사람들이 노조 만들 줄 몰라서 안 만들었나? 실익이 없는 거다, 용역회사는. 실익이 없는 것을 만들어가지고 갈라서고 그러면 한 된다. 노조 생각하지 말고 정답게 살자고 부탁하러 왔다. 우리 회사는 이렇게 때문에 여러분들 별 수 없다. 그리 아시고 여러분들 서로 마음 좀 펴놓고 노조 생각하지 말고 노조에 기대하지도 말라. 이 말 하려고 왔다."고 말하면서 위 회사에는 노동조합 자체가 실익이 없다는 취지로 노동조합을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노동조합 활동이 계속될 경우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신분상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2.

판단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를 가지고 있음은 당연하나, 그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의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이 위 일자에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을 4차례 하였고, 그 발언 중에는 이 사건 회사의 특성상 노동조합이 조직되고 활동하더라도 임금인상 등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노동조합의 의미를 폄하하고,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활동할 경우 도로운영권자가 이 사건 회사와 체결한 용역계약을 해지하여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는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 ② 이 사건 회사의 과장인 H이 피고인의 위와 같은 발언 전인 2013. 2. 8. 여자탈의실에 들어와 노동조합가입신청서가 어디에 있느냐고 묻고 이를 달라고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위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의 위 발언은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사건 회사는 유료도로의 운영권자로부터 도로사용 요금징수 및 도로시설물 유지관리를 위탁받아 그 수수료로 운영되는 회사로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을 인상하는데 한계가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복수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활동하면서 갈등을 일으킬 경우 도로운영권자와 이 사건 회사 사이의 용역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우려를 표명하고, 그 과정에서 청소용역 회사의 사례를 든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위와 같이 노동조합과 관련하여 부정적인 발언만을 한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이 청소용역회사의 사례를 든 후 "우리회사는 어떠나면 노조가 생기는 건 좋습니다. 서로 말썽없이 나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시청사건처럼 과격한 행동을 하게 되면 우리 계약조건상 업무효율이 없거나 민원이 많으면 해지 조건이 있습니다."고 말하는 등 노동조합의 조직과 활동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를 밝힌 점, ③ 또한 피고인은 복수 노동조합의 조합원들 사이에 서로 감정싸움을 하지 말고 서로 서운한 감정이 있으면 풀자고 제안하며 자신의 발언을 마무리 한 점, ④ 피고인이 위와 같은 발언을 4회 반복하게 된 것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 중 요금수납업무를 하는 근로자가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위 발언은 이 사건 회사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조직되고 이에 대응하여 복수 노동조합이 조직되면서 발생한 근로자 간의 갈등이 이 사건 회사와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서 사용자에게 허용된 언론 및 표현의 자유의 범위 내에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위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위 H은 본래 여자탈의실을 관리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사람인 점, ② 위 H은 위와 같이 여자탈의실에 들어와 노동조합가입신청서가 어디에 있느냐고 묻고 이를 달라고 하였으나, 당시 위 탈의실에 있던 근로자들이 위 신청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답하자 별다른 조치 없이 바로 밖으로 나간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H의 행동은 이 사건 회사에 최초로 노동조합이 조직되는 과정에서 사용자로서 그 상황을 파악하는 데 그쳤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들어 피고인의 위와 같은 발언이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와 연관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발언은 사용자의 의견표명의 자유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활동하는 것에 관하여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사용자로서 우월한 지위를 바탕으로 지배·개입의 의도를 가지고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쳤다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의 위협을 가했다고 보기 어려운바, 피고인이 이러한 수준을 넘어 불이익의 위협 등으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치는 발언을 하여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춘호(재판장) 박남준 이원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