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0. 1. 5.무렵부터 2012. 11. 30.무렵까지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에서 근무하였고, 피고는 2011. 6. 20.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2012. 5. 2. 사임하였다가, 2012. 10. 4. 다시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원고는 C로부터 임금 중 6,850,000원을 지급받지 못하자 2012. 12. 17. 피고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3. 8. 8.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광주지방법원 2013고약10452).
원고는 2013. 10. 10. 퇴직금 2,874,900원의 미지급을 이유로 피고를 고소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4. 1. 29.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광주지방법원 2014고약1137).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C는 피고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내세웠을 뿐 실질적으로는 대표이사인 피고의 개인회사이고, 회사를 폐업한 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여전히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C가 부담하는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채무 합계 9,724,900원(=6,850,000원+2,874,9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법리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 참조), 회사가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려면,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와 배후자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는지 여부,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않았는지 여부, 회사 자본의 부실 정도, 영업의 규모 및 직원의 수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 영업에 지나지 않는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어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이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한 경우,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채무면탈 등의 남용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고, 그와 같은 지위를 이용하여 법인 제도를 남용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며, 위와 같이 배후자가 법인 제도를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앞서 본 법인격 형해화의 정도 및 거래상대방의 인식이나 신뢰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회사는 그 구성원인 사원과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는 것이고, 회사의 대표자가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의한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것과 민사상 채무를 부담하는 것은 별개로 판단할 문제이므로, 피고가 대표이사라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C의 원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는 아니한다.
그렇다면 C가 피고의 개인기업에 불과하여 피고가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가 C의 대표이사라거나 회사의 규모가 작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무의 발생 당시 피고 개인이 C라는 법인의 형태를 빌려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C가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피고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피고가 법인 제도를 남용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주식회사의 물적·유한 책임성에 비추어 채권자를 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영업이 부진한 주식회사를 폐업하고 채권·채무를 청산한 다음 신규자본을 투입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 자체가 위법하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C를 폐업하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였다는 것 자체가 법인격을 부정할 만한 남용행위에 관한 사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법인제도를 남용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정수(재판장) 안현정 장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