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피고인의 조업거부 및 대체인력 투입 방해 행위는 사용자와의 협상과정을 전혀 거치지 아니하였고 기아자동차 공장 내 '분신 자살소동' 직후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사용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세력으로 보기에 충분하고, 이 사건 사내협력업체당 총 2,600만 원 내지 4,900만 원 상당의, 기아자동차는 매출액 기준으로 50억 원 상당의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사건으로 손해가 미약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각 조업거부 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 소정의 '위력'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근로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로서의 파업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고 그 권리의 행사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그러므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조업거부가 기아자동차 및 사내협력업체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그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로 인하여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조업거부의 목적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직·간접적으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관련된 사항이라고 볼 수 있고, 방법 또한 소극적인 근로제공 거부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이 사건 지회차원의 조업거부로 기아자동차는 약 130분 정도 생산이 중단되어 약 248대의 차량이 생산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하여 약 50억 200만 원 상당의 매출손실액이 발생하였다고 하나, 기아자동차 C 공장의 연간 생산량이 약 5만대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생산손실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0.5%에 불과한바, 추후 생산계획 등의 조정으로 회복하기 불가능한 생산량으로 보기 어렵고, 기아자동차의 4월 생산실적을 보더라도 목표 생산량에 120대가 미달되었는데, 위 조업거부로 인해 미달된 생산량이 그대로 손실분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은 완성된 차량 중 AE 작업을 주로 하고 차량 생산업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사건 조업거부로 미생산된 차량이 없었고, 라인 중단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방청이 지연된 차량은 특근을 실시해서 작업을 완료하였으나, 다만 대체인력 투입으로 인해 합계 약 1,865,800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F은 이 사건 조업거부로 생산라인이 중단되어 기아자동차로부터 3,9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부과 받았으나 이를 실제로 지급하지는 않았고, 생산라인 중단으로 인한 손실분은 2013. 4. 17. 1일 목표량의 4%, 2013. 4. 18. 1일 목표량의 2%였으며, 대체인력 투입으로 인해 합계 약 5,347,500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H는 이 사건 조업거부로 생산라인이 중단되어 기아자동차로부터 9,981,000원의 손해배상금을 부과 받았으나 이를 실제로 지급하지는 않았고, 생산라인 중단으로 인한 손실분은 2013. 4. 19. 1일 목표량의 16.5%였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조합원 찬반투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적극적으로 잔업거부 등을 유도하고, 그에 따른 대체인력 투입작업을 방해하기까지 하는 등 적극적으로 이 사건 쟁의행위를 주도한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나, 반면에 피고인은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대우에 항의하고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쟁의행위에 이르게 된 것으로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을 포함한 이 사건 사내하청분회 조합원들이 기아자동차의 근로자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는 1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합75831호 등)을 선고받은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고, 그 밖에 이 사건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 2쪽 15행의 '뿌리고분신을'은 '뿌리고 분신을'의, 11쪽 5행의 'Y'은 'E'의 각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경정한다).
판사 이종채(재판장) 한윤옥 권혁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