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E는 피고인 운영의 'D'라는 상호의 사료첨가제 도소매업체(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 이를 판매하면 그 성과에 따라 이익을 받아가는 수당제 판매원으로 일하기로 하였을 뿐 월급을 받는 정직원으로 일하기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광양시 C에서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2. 9. 10.경부터 2013. 3. 31.경까지 사이에 위 사업장에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E에게 지급기일의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임금 7,067,74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E는 물품 판매 성과에 따라 수당을 받는 수당제 판매원으로 일하기로 피고인과 약정하고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으나 물품 판매 성과가 없어 수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E가 이 사건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정직원으로 입사하는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한 위법이 있는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E는 최초 노동청에 진정할 때에는 이 사건 회사에서 월급 230만 원을 받기로 약정하고 근무하였다고 진술하다가(증거기록 3, 6쪽 등) 이후 수사과정에서 월급 150만 원을 받기로 약정하였다고 진술을 바꾸는 등(증거기록 237쪽 등) 자신이 받기로 한 월급의 액수에 대해 정확한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피고인은 E가 최초 피고인에게 월급 230만을 줄 수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지만 몇 개월 정도 지켜보고 판매를 잘하면 정식 영업사원으로 채용을 하겠다며 위 제안을 거절하였고, 이후 판매실적이 없어 정직원으로 채용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증거기록 43 ~ 44쪽 등).
이 사건 회사에는 정식 내근직 직원과 이 사건 회사에서 물건을 받아 타처에 직접 판매하고 이 사건 회사에 물건 값을 지불한 후 남은 이익금을 수당으로 가져가는 수당제 판매원이 있는데, 정식 내근직 직원은 입사할 때 근로계약서와 서약서 등 기본서류를 작성하고 매달 정해진 월급을 받는데 반하여 수당제 판매원은 이러한 서류를 작성하지 않고, 판매수당을 가져가는 외에 이 사건 회사에서 중식과 약간의 유류비 등만을 선지원받고 추후 이를 판매수당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85 ~ 94쪽, 소송기록 47 ~ 52, 66 ~ 67, 101 ~ 106쪽).
이 사건 회사 규정에 의하면 영업직에 한해서 정직원의 경우에만 4대 보험에 자동가입되며, 수당제의 경우 본인이 희망할 때 사장이 검토 후 가입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E는 이 사건 회사에서 4대 보험에 가입한 사실은 있으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없고, 이에 반하여 정식 내근직 직원인 G, F 등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수당제 판매원이었던 K도 이 사건 회사에서 4대 보험에 가입한바 있다(증거기록 16, 72, 85 ~ 94, 117쪽, 소송기록 66 ~ 67, 101쪽).
E는 최초 노동청에 제출한 진정서에 '2012. 9. 10.부터 2013. 3.까지 7개월 동안 일을 하고 한 번도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기재하였으나(증거기록 3쪽) 이후 조사 과정에서 월급 명목으로 '피고인으로부터 2012. 12. 31. 50만 원, 2013. 2. 10. 60만 원, 2013. 2. 28. 100만 원, 2013. 3. 29. 80만 원 총 4번에 걸쳐 290만 원을 송금받은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증거기록 7쪽). 이에 대해 피고인은 E에게 월급 중 일부를 준 것이 아니라 빌린 돈을 갚은 것이라고 변소하고 있고, E 또한 검찰에서 "500만 원을 빌려줬고 또한 300만 원도 빌려준 사실이 있습니다. 그 중에 300만 원만 받았습니다."라고 진술하였음에 비추어(증거기록 271쪽), 위 290만 원이 월급 중 일부가 아니라 피고인이 E로부터 빌린 돈을 변제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E가 '자신의 부인이 자신이 재취업한 것으로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날마다 출근해야 한다. 월급을 지급하지 않아도 자신이 돈을 마련하여 마치 월급이 입금된 것처럼 매월 230만 원씩 급여통장에 스스로 입금한다'고 말하곤 했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는바, E가 이 사건 회사에서 퇴사한 2013. 3. 31. 이후인 2013. 6. 1.에 피고인과의 대화를 스스로 녹취한 녹취록에 의하면, E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는 기간 내내 월급을 받지 않고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부인이 가지고 있는 월급통장에 월급인 것처럼 입금해 왔음에도 퇴사 후 3개월이 경과한 시점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에게 밀린 월급의 지급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곳에서 아르바이트나 대리운전 등을 해 월급통장에 입금하고 있다는 사정을 이야기하는 정황이 확인되는바(증거기록 149 ~ 150쪽), 피고인의 위 진술에 부합한다.
E는 이 사건 회사에 내근하며 수입품 통관 절차 등 관리업무를 담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증거기록 6쪽 등), E가 이 사건 회사에 다니는 동안 위 업무를 담당한 사람은 정식 내근직 직원인 G이었고, G은 E와 위 업무를 같이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소송기록 66쪽).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항 기재와 같은 바,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제3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종채(재판장) 한윤옥 권혁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