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대신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4대 보험료를 원고가 납부하기로 약정하고, 2013. 2.부터 2013. 12.까지 피고의 4대 보험료 910,590원(= 국민연금 494,150원 + 건강·장기 요양보험 345,170원 + 고용보험 71,370원)을 대납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6가소3797호로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고,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대납한 보험료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돈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돈의 액수가 특정되고, 그 돈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4대 보험료를 피고 대신 납부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갑 제5 내지 1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피고의 4대 보험료를 대납하는 대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세금 문제 등을 이유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제로 약정된 급여보다 적은 액수를 신고하고 그 차액은 보험료 등을 대신 내주는 방법으로 보전해주는 경우도 빈번한 현실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금액이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에게 지급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성곤(재판장) 박상준 최파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