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0. 1. 7. 선고 2018가단920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48,709,32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6. 3. 1.에 피고에 고용되어 상무이사로서 관리 및 영업업무의 근로를 제공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에서 근무하다가 2013. 2. 25. 피고에서 퇴사하고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만 한다)에 2013. 2. 26.부터 입사하여 2016. 9. 30. C에서 퇴사하였다.

다.

C에서 퇴사할 당시 원고의 최종 3개월간 월 평균임금은 4,891,304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호증, 을2호증, 을3호증의 7의 기재, 변론 전체 취지

2.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원고는 C이 형식적으로만 설립된 회사일 뿐 실제로는 피고와 법인격이 동일한 회사이므로 원고가 피고와 C에서 근무한 기간 전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먼저 피고와 C의 법인격이 동일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1)

어떤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실제로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다른 회사의 도구에 불과하거나, 배후에 있는 회사에 대한 법률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이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그 해당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그 회사와 배후에 있는 회사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해당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에 있는 회사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해당 회사는 물론, 그 배후에 있는 회사에 대하여도 해당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1다103984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갑4호증의 1, 2, 갑7호증의 1, 2, 3, 을3호증의 7, 9, 10의 기재, 이 법원의 서광주세무서 광산지서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에 대한 회신결과, 변론 전체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와 C의 본점 소재지는 광주 광산구 D로 동일하고, 영업목적도 간판제작업, 광고대행업 등으로 동일하다.

②

피고 대표이사 E은 2011년경 피고의 영업을 전국 지역을 대상으로 확장하고자 하였는데 간판제작 판매업 및 수주 영업을 원활하고 쉽게 하기 위해서는 피고의 이름으로 영업, 홍보활동을 하기보다는 다른 이름의 법인을 설립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수주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C을 설립하기로 결정하였다.

③

피고는 대표이사가 E, 사내이사 F, 감사가 E의 딸 G으로 구성되어 있고, C은 대표이사가 F, 사내이사가 G, H(E의 아들)으로, 모두 가족관계의 사람들이 대표이사 및 임원을 하고 있는바, 그 지배구조가 동일하다. 또한 E은 C의 주요 업무 결정에 관여하고 업무진행상황도 보고받았다.

④

피고의 주주는 E, F이고 C의 주주는 F, E, H, G 등 모두 E의 배우자, 자녀, 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⑤

E은 2011년경 간판 제작에 필요한 공장 매입을 준비하던 중 새롭게 설립한 C 법인 이름으로 공장을 매입하여 공장 부지에 관한 취등록세 등을 감면받았는바, 2014. 6.경 공장 부지를 임의경매로 낙찰받은 후 C 지분 1000분의 771, 피고 지분 1000분의 229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가,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은 피고와 C이 사업목적 및 지배구조가 동일한 하나의 회사로 보고 감면한 취등록세를 납부하도록 처분하였다.

⑥

원고는 최초 피고에 입사할 당시에는 공장직원으로 근무하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영업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 영업에 종사하였는데, C로 입사처리된 후에도 C의 영업거래처 확장 등 수주 영업을 담당하여 원고의 근무내용에 별반 차이가 없었고, 원고가 C로 입사한 후에도 피고의 I J, K에 대한 대외 영업 업무를 수행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모아보면, C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그 실질에 있어서는 피고를 위한 영업체에 지나지 않아 피고와 동일시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가 형식상 C과 별개의 법인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이유만으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등 지급 의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옳다.

나.

원고의 퇴사일에 대하여

살피건대, 을3호증의 7, 10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 취지에 의하면 C 대표이사 F의 대리인이자 피고의 대표이사 E과 사이에, 원고가 2016. 9. 30. C에 출퇴근하면서 고용관계에서 상근하는 것은 그만두기로 하고, C에서 필요할 때 부르면 나와서 수시로 일을 처리해주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을 보면 원고는 2016. 9. 30. 퇴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퇴직금의 액수

1)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퇴사할 당시 월 평균임금은 4,891,304원인바, 이에 따르면 2006. 3. 1.부터 2016. 9. 30.경까지 사이에 퇴직금은 51,821,020원(= 월 평균임금 4,789,341원 * 3867일/365일)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의 일부인 3,111,700원을 이미 지급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48,709,32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48,709,32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임이 역수상 명백한 2016.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가 향후 5년간 피고에서 근무하는 조건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해달라고 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2006.경 3,000만 원, 2010. 12.경 5,000만 원을 각 지급하였으므로 퇴직금 전액을 미리 변제하였기에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을3호증의 7 기재, 증인 L의 증언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요구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8,000만 원을 미리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게다가 원고의 퇴직일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시점에 미리 퇴직금을 정산하여 지급하였다는 것은 그 내용만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퇴직금의 중간정산으로 처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의 주장은 원고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였다는 내용에 불과한바, 원고의 위 주장 내용 자체만 보더라도 이는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피고는, 피고에서 퇴사한 날인 2013. 2. 25.로부터 3년이 훨씬 지난 2018. 4. 26.에 이 사건 퇴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은 소멸되었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피고와 법인격이 동일시되는 C에서 퇴사한 날로부터 원고의 퇴직금 청구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이 기산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C에서 퇴사한 날인 2016. 9. 30.로부터 3년이 지나기 전인 2018. 4. 26.에 이 사건 퇴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이어서 원고의 위 퇴직금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박근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