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부실자산의 매입, 매각, 보전, 추심 등의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C법에 의한 조합, 중앙회 등의 부실예방 및 경영개선, 조합등이 보유하는 부실채권 등의 정리를 효율적으로 지원함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9. 11. 24. 피고와 채권추심업무 수행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재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채권추심업무를 계속하다가(이하 계약 명칭과 관계없이 '채권추심업무계약'이라 한다) 2018. 4. 30. 위임계약을 해지하였다.
계약서 양식의 변경 등
피고는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대법원 2008. 2. 1. 선고 2007다49625 판결)이 확정되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008. 2. 12. 지사장 회의를 열었고, 위 지사장 회의 후 ① 추심원에 대한 출근부, 출장기록부, 추심원활동현황을 작성하지 않고, ② 추심원에 의하여 매주 이루어지던 팀별, 개인별 회수예상액 및 예상목표 달성률, 채권 미회수 사유 등에 대한 작성·보고와 일부 지사에서 이루어지던 주간회수계획서 작성·제출을 폐지하고, ③ 추심원에게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모범규준에 정하여진 월 1회 불법 추심 및 민원 예방교육 외에 엑셀 파일 관리, 전산시스템(D) 기록, 기타 업무수행 기본교육 등을 실시하지 않고, ④ 추심원 증표 중 '신분증'이라고 표기된 부분을 삭제하고, 채무변제최고장 우편물의 추심원 이름 앞에 '실장'으로 표기되던 부분을 '담당'이라고 변경하고, ⑤ 채무자 실태조사를 위해 실시하던 월 3회 이상 의무방문 제도를 폐지하고, ⑥ 2008. 3.분부터 팀장 수당(팀원 1인당 2만 원씩)을 지급하지 않고, ⑦ 채권추심인 모집 시 근로자로 인식될 만한 문구(예: 근무조건, 급여, 고용형태-정규직·계약직 등)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다.
피고는 2008. 6. 13. 본사 및 각 지사, 센터에 시행 일자를 2008. 6. 16.로 하여 추심원 실적관리 폐지, 사상 및 주의제도 폐지, 근로자로 인정될 소지가 있는 용어의 변경, 추심원의 업무수행 시간 및 장소를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조항 삭제 등 채권추심 업무계약서 변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채권추심 업무방법서 개정 시행'을 보냈다.
그리고 피고는 2008. 6. 16.경 이후 채권추심원에 대한 'E'상 및 경고장을 폐지하고, 채권추심원을 모집할 때 호적등본, 건강진단결과서, 최종학교졸업증명서를 제출받지 않고, '추심원 면접평가표'를 '채권추심업무 적정표'로 바꾸고, 업무지식 평가항목을 삭제하고, 채권추심원으로부터 제출받는 서약서 중 '직무수행에 전력을 경주하여 소관사무를 성실히 처리하며 고의 또는 태만으로 명령취지에 위반됨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삭제하였다.
피고는 2008. 3. 17.부터 2010. 11. 1.까지 7회에 걸쳐 채권추심업무계약의 계약서 양식의 내용을 일부 변경하였는데, 그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2,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9. 11. 24.부터 2018. 4. 30.까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서 피고 회사에 근무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근무기간에 대하여 산정된 퇴직금으로 90,034,08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이 고용계약이든 위임계약이든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근로제공자가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③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④ 근로제공자가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⑤ 근로제공자가 근로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⑥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⑦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 양 당사자의 경제적·사회적 조건들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기초사실, 앞에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는 2008. 6.경 변경된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는 채권추심원은 자유직업소득자로서 업무수행 시간과 장소는 별도로 정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였고, 2009. 8.경 변경된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는 근무시간 및 장소에 관한 규정을 삭제하였다. 또한 피고 소속 직원의 경우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지 않으면 업무규정에 의하여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도록 되어 있었으나, 채권추심원에게 적용되는 근무시간 및 장소에 관한 별도의 규정은 없었으며, 출퇴근 시간 미준수에 따른 제재나 불이익에 관하여도 정해진 바가 없었다. 원고가 근로자성 인정의 근거로 제시한 증거들의 상당수는 원고가 피고와 채권추심업무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작성되었거나 적용되었던 것들이다.
나아가 채권추심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피고가 제공하는 전산시스템(D)은 피고의 사무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는 하였으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산시스템(D)에 업무수행 결과를 기록업무수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반드시 기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전산시스템(D)을 이용하는 업무수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출근 여부나 출근시간이 실질적으로 강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과거 피고는 채권추심원에게 업무수행 과정을 전산시스템(D)으로 즉시 보고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거나 일정 건수 이상을 전산시스템(D)에 기록하도록 지시하기도 하였으나, 2008. 3. 17. 업무처리 상황을 피고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삭제하고, 업무수행 결과만을 전산시스템(D)에 기록하는 것으로 변경하였으며, 2009. 3. 1. 업무수행 결과를 전산시스템(D)에 기록하도록 한 규정도 삭제하였다. 그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은 채무자와의 상담내용 등 업무수행 과정을 정해진 시기에 반드시 전산시스템(D)에 기록·보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원고가 회수실익검토표를 작성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를 근로자로서 관리·감독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피고가 'F', 'G', 'H', 'I' 등을 실시하여 실적증대를 독려하고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으로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원고를 지휘·감독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과거 채권추심원을 팀으로 나누어 팀장이 팀원들을 관리하면서 실적을 독려하는 팀제도와 채권추심원의 실적에 따라 벌점을 부과하거나 시상을 하는 상벌제도를 일정 기간 유지하였으나, 피고가 실시한 위 캠페인들은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거나 프로모션 기간 내에 채권회수를 하는 경우 수수료를 인상하여 지급하는 것으로서 채권추심원에게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뿐이고, 피고가 채권추심원별로 프로모션 등과 관련한 실적을 관리하거나 그 실적에 따라 불이익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또한 '2010. 2. 불법추심금지 및 민원예방회의'라는 제목의 회의자료에 회수실적 목표나 달성율이 언급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채권추심원 개인별로 할당된 목표가 아니라 지사별 목표로서, 위 캠페인 안내 공문에서는 목표 초과달성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을 뿐 목표 미달에 따른 제재에 대한 언급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는 2009. 8. 1. 불법추심 및 민원 예방교육에 참석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삭제하여 위 불법추심금지 및 민원예방회의의 참석이 강제되어 있지도 아니하다.
다만 채권 재배분과 관련하여 재배분에서 제외되는 채권으로 인정받기 위하여는 해당 채권에 대한 추심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근거자료로 전산시스템(D)에서 작성한 상담내역을 제출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는 등 채권추심원이 전산시스템(D)에 업무수행 과정을 기록하는 것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웠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피고는 채권자 또는 채권자로부터 추심을 위임받은 수임인으로서 채권이 관리되지 아니한 채 방치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는바, 이러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채무감면승인 여부를 결정하거나 채권의 방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상담내역을 제출받는 것이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를 근로계약관계로 보는 경우에만 설명이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전산시스템(D)을 이용하여 채권추심원의 업무수행 과정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는 채권을 매입하거나 추심업무를 수임하면 원칙적으로 전산에 의하여 채권추심원에게 자동배분 하였고, 이미 배분된 채권 중 상환약정이 이루어진 채권, 법적 조치가 진행 중인 채권, 정상적으로 분할상환 진행 중인 채권, 1개월 이내 회수 가능한 채권 등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을 정기적으로 채권추심인으로부터 회수하여 다시 배분하였는데, 이러한 채권 재배분의 경우에도 전산으로 자동배분 하였다. 이와 같이 채권이 전산으로 자동배분 되었으므로 채권추심원의 실적이나 근무태도 등을 반영한 차등배분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채권 재배분 제도가 채권추심원의 업무수행 과정을 관리·통제하거나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는 자신이 배분받은 채권 중 어느 채권을 먼저 추심할 것인지 및 구체적인 추심방법 등을 스스로 결정하여 자유롭게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채권추심업무 외에도 피고 회사 입장에서는 영업에 해당하는 J조합·K조합 담당자 등과 접촉하여 채권 추심위임을 받아올 수 있도록 지시하고, 피고 회사가 당사자인 소송에서 답변서 작성 등 서류작성 및 제출 대리 원본 환부 등 행위를 지시하였으며, 법원의 보정명령에 필요한 서류 준비를 지시하기도 하였고, 서고의 정리 및 청소를 하기도 하였고, L조합의 각 대출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채무자의 재산조사 등의 업무를 지시하기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업무가 이루어진 횟수는 연간 수 회에 불과하여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이 지속적으로 위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의 지시를 거부하는 경우 불이익이 있었다는 등의 사정을 인정할 증거도 없어, 위와 같은 추가업무 지시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는 2008. 6. 16.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 제3자에 의한 업무대행을 금지하는 규정을 삭제하였고, 2009. 8. 1.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 교육참석의무를 삭제하였으며, 2010. 2. 16.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 해지 사유에 관한 내용을 삭제하였다.
원고는 추심업무 수행에 필요한 차량운행비용, 식대, 전화요금, 우편료, 교통비 등을 스스로 부담하였고, 추심업무 수행을 위하여 투입한 시간·비용과는 무관하게 오직 객관적으로 나타난 채권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지급받았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었으며, 피고의 취업규칙·인사규정 등 복무규정을 적용받지 않았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으며,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보험, 직장의료보험,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흠(재판장) 서지원 김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