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석탄, 석유제품 및 화학제품과 그 부산물의 수입, 제조, 저장, 수송, 판매, 수출관련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 B(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는 2014. 8. 18.부터 원고의 사업장에서 일용근로자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14. 10. 1. 11:00경 원고의 생산공장 내에서 유황 톤백을 2단으로 쌓는 작업을 하던 중 유황 톤백 걸이에 발이 걸리면서 추락하여 왼쪽 무릎을 다쳤고, 그 결과 '좌측 전방십자인대의 파열, 좌측 슬관절 내측 및 외측 반월상 연골 파열'이 발병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4. 12. 10. 피고에게 위 각 상병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5. 1. 8. 위 각 상병에 대하여 모두 요양승인처분을 하였다가 2017. 8. 9. 참가인에 대하여 위 각 상병 중 '좌측 전방십자인대의 파열 및 좌측 슬관절 내측 반월상 연골 파열'은 재해와 무관한 기존질환으로 확인되어 이 부분에 대한 요양승인처분을 취소하고, 요양비(진료비) 등에 대하여 부당이득으로 징수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2017. 12. 27. 참가인에 대한 관련 영상자료를 검토한 결과 2007. 12. 7. 시행한 좌측 슬관절 MRI 소견상 전방십자인대의 파열 소견은 확인되는 반면, 내측 및 외측 반월상 연골의 파열 소견은 관찰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좌측 전방십자인대의 파열'에 한하여 요양승인처분을 취소하고, '좌측 슬관절 내측 반월상 연골 파열(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에 대한 요양승인 일부 취소 처분을 다시 취소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2, 16, 3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항변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닐 뿐 아니라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직접적으로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침해적 행정처분이라 볼 수 없으며, 특정한 업무상 재해와 관련하여 사업주로 지목된 원고는 향후 산재보험료가 증액될 수 있으나 이러한 경우 추후 별도로 항고소송을 제기하여 다툴 수 있으므로, 사업주인 원고에게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지 않아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판단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변경을 구하기 위하여 처분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의 침해를 받은 자는 그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됨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나,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취소나 무효 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할 것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결정에 대하여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도 보험료액의 부담 범위에 영향을 받는 자로서 그 적법 여부를 다툴 법률상의 정당한 이익이 있다 할 것인데, 사업주에게 반드시 보험료액의 결정에 어떠한 변동이 있고 보험료 부과처분이 있은 연후라야만 정당한 이익이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87. 9. 22. 선고 87누176 판결, 2006. 12. 22. 선고 2006두1400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주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 지위에 있기 때문에 보험료액의 부담 범위에 영향을 받는 자이므로,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를 다툴 법률상의 정당한 이익이 인정된다[한편, 피고가 본안 전 항변의 근거로 들고 있는 대법원 2014두47426 판결은 피고의 요양승인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사건이 아니라, 피고의 산재보험 적용 사업장 변경 불승인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사건이었는데, 위 사건은 원고인 사업주가 피고에게 '재해근로자의 사용자가 원고가 아니라 제3자이다'라는 이유로 사업주의 변경 신청을 할 수 있는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던 경우이므로 이 사건과는 사실관계에 있어 차이가 있다. 따라서 위 판례를 근거로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2014. 10.경 원고의 사업장 내에서 재해를 당한 사실이 없고, 다만 이 사건 상병은 참가인의 2007년경 사고로 인한 기존 상병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상병의 발병과 참가인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우선 참가인이 원고의 사업장 내에서 재해를 입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갑 제4, 5, 7, 8, 13 내지 15, 23, 24, 28호증, 을 제1 내지 3, 1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14. 10. 1. 원고의 사업장 내에서 작업을 하던 중 왼쪽 무릎을 다치는 사고를 당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사건 당일 지게차를 운전한 C은 2014. 10. 1. 원고의 사업장에서 지게차를 이용하여 유황 톤백 정리 작업을 하던 중 참가인이 유황 톤백 걸이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것을 목격하였고, D(원고 대표이사의 부친으로서 원고의 지배인으로 등기되어 있음)가 그 자리에 함께 있으면서 작업을 지시하고 사고 상황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원고 회사에서 배관 설비의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던 E는 2014. 10. 1. 또는 2014. 10. 2.에 참가인의 사고 사실을 직접 목격하지는 않았지만 사고 직후 참가인이 다리를 절뚝거리는 것을 보고 그 경위를 묻자 참가인으로부터 유황 톤백 걸이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는 얘기를 들었고, D는 사고 당일 공장 내에서 참가인의 사고 사실을 직접 목격하였으며, 이후 D로부터 참가인에 대해 공상처리를 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그러한 내용을 참가인에게 전달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원고는 D가 2014. 10. 1. 업무로 인한 서울 출장으로 공장에 없었다고 주장하나, D가 탑승한 순천역 출발, 용산역 도착의 기차 시간은 2014. 10. 1. 21:26으로서 D가 같은 날 오전에 공장에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원고는 2014. 10. 1. 공장 기계 가동이 불가능하였고, 참가자 및 C은 사건 당일에 공장에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사업장 출입기록, 식사대금 결제내역 등에 의하면, 참가자와 C은 2014. 10. 1. 원고의 사업장 내에 있었음이 인정된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에게 병원치료비로 1,590,710원을, 위로금 명목으로 1,500,000원을 각 지급한 뒤 2014. 12. 8.경 이를 반환해 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낸 점, 또한 원고는 2015. 1. 16. 피고에게 보험급여 대체지급청구를 하여 피고로부터 휴업급여와 요양급여를 지급받은 점, 익산보험조사팀 작성의 조사결과보고서(갑 제3호증)에 의하면 D의 음성자료상 당초 공상처리를 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는 참가인에게 공상처리를 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있고, 원고는 D를 통하여 참가인의 재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참가인은 2014. 10. 7. F병원에 입원하면서 4~5일 전 운동하다가 다쳐 무릎 통증이 지속된다고 설명한 바 있고, 2014. 11. 28. 사고경위서(갑 제7호증)를 작성하면서 재해일을 2014. 10. 7.이라고 기재한 바 있으며, 2014. 12. 10.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면서 재해일을 2014. 10. 2.로 기재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참가인이 재해일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함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배제할 수 없고, 위와 같이 재해일을 혼동하여 기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2014. 10. 1.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또한 참가인이 재해사유를 운동이라고 언급한 것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D의 공상처리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실제로 참가인은 자신의 부상과 관련하여 일반보험으로 처리하고 원고로부터 치료비 등을 지급받았다가 원고의 반환 요청을 받은 후 피고에게 산재보험을 신청하였다).
다음으로 이 사건 상병이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발병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누2318 판결, 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을 제4 내지 9, 11호증의 각 기재에 이 법원의 G협회 의료감정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재해 이전 진료 내역
참가인은 2007. 12. 7. 의료법인 F병원에서 배드민턴으로 인한 왼쪽 무릎의 통증을 호소하여 '좌측 외측 측부인대 부분 파열' 진단을 받은 바 있고, 2011. 4. 26. H병원에서 좌측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통원치료를 받은 바 있다.
피고측 자문의 소견
2014년 MRI에서 확인되는 내측 및 외측 반월상 연골 파열은 퇴행성으로 판단됨
2007년 MRI 소견상 내·외측 반월상 연골 파열은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음.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은 2007년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판단됨
2007년 영상에서 좌측 슬관절 내측 및 외측 반월상 연골 파열은 확인되지 않고, 2014년 영상에서 명확히 확인되어 외상에 의한 상병으로 재해와 인과관계 있다고 볼 수 있음
2007년 사진에서 내측 반월상 파열이 보이고 2014년 사진에는 더 진행된 외측 반월상 연골의 수직성 파열과 함께 사고에 동반된 소견들이 관찰됨. 2007년과 비교하여 내측 반월상 파열은 더 진행되었음
내측 반월상 연골 파열 소견은 2007년에 없던 파열 소견임. 내측 반월상 연골은 금번 손상에 의해 발생 가능성 있음
2007년 MRI상 내·외측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확인됨. 2014년 MRI 상에서 슬관절 내부의 삼출액이 상당 부분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외력이 있었던 것은 인정되나 반월상 연골 자체 주변부의 부종 등의 소견은 보이지 않음. 2014년 당시의 재해로 인한 슬관절부의 손상은 인정되나 해당 상병과의 직접적 인과관계 인정 어려움
2007년 MRI 내측 반월상 연골의 몸통 부위에 있는 반월상 연골 주름(정상변이 소견임. 무릎의 자세에 따라 나타날 수 있음). 내측 반월상 연골의 후방 부위 주위에 연골과 감싸는 인대 사이의 부상이 의심됨. 2014년 MRI 내측 반월상 연골의 뒤집힘 소견과 반월상 연골 파열(후방쪽의 연골이 찢어지면서 앞쪽으로 접힘).
감정의 소견
이 사건 상병의 2007년 당시의 상태는 중간부에 퇴행성 파열로 보이고, 2014년 당시의 상태는 후각의 완전 방사파열로 보인다.
2014년 MRI에서 관절강 내 삼출물이 보인다는 점은 내측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 급성 파열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참가인은 만성 전방십자인대 파열 환자이고, 신체검진 결과 급성 또는 만성 연골판 파열에서 모두 보일 수 있는 결과이다. 2014. 10. 8. 시행한 수술 기록지에는 내측 반월상 연골판은 후각에 만성 퇴행성 파열이 보인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급성 파열이 일부 같이 있을 수 있다.
이 사건 상병은 진구성(퇴행성)파열일 가능성이 더 높으나 일부 급성 파열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20% 정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사료된다.
2014년 MRI에서 관절강 내 삼출물이 있는 상태이며, 파열의 양상이 만성 파열 소견인 복합파열, 수평파열과 급성 파열 소견인 후각의 방사 파열이 함께 보인다. 상당량의 관절강 내 삼출물이 있어 만성 파열이 있는 상태에서 급성 파열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상병은 만성 파열과 급성 파열의 복합적 소견으로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참가인의 만성 파열에 급성 파열이 추가로 발생함으로써 이 사건 상병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의 발병과 참가인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그러므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정
각주1) 소장의 '2017. 12. 21.'은 '2017. 12. 27.'의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