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9. 1. 10. 선고 2018구합1077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6. 12. 31.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5. 3. 31. 경사로 승진한 뒤 포천경찰서에서 근무하다가 2016. 5. 16.부터 순천경찰서 생활안전과 소속 B파출소에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17. 10. 26. 원고가 아래 기재와 같은 징계사유로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 의무), 제57조(복종의 의무),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아,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1, 2, 3호에 의하여 전라남도 지방경찰청 보통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해임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1>

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18. 2. 22. 청구가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에 비추어 보았을 때 원고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 및 혐오감을 느끼게 할 정도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행위가 신체적,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나.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원고의 처와의 시비 과정에서 원고의 성희롱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게 된 점,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신체접촉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고, 원고는 지금까지 근무하면서 한 번도 성문제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없는 점, 원고가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는 일방적인 것이 아닌 점,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충격이 그리 크지 않은 점, 원고가 10여 년간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여러 차례 표창 공적을 받은 점, 원고의 생활 형편이 어려운 점, 유사 사례와의 비교, 원고의 반성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징계사유의 존부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신체적 성희롱과 관련한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8, 21 내지 23, 25, 27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2016. 7. 초순경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신체적 성희롱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가)

피해자는 2016. 5. 27. 순경으로 신규 임용되어 원고와 같은 파출소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2016. 7. 초순경 원고와 피해자는 같은 직장의 선후배 관계 정도였던 것으로 보이고, 특별히 가까운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

당시 피해자는 순경으로 신규 임용되어 시보기간 중이었던 반면, 원고는 피해자와 같은 팀에 근무하는 경사로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가 대등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원고는 당시 피해자에게 같은 파출소의 F 순경과 그의 여자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고 하여 만난 것으로,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특별한 친분관계로 만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한편 원고는 F 순경과 그 여자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헤어지고 피해자의 집 근처로 이동하여 피해자를 만난 것으로 당시 원고는 F 순경과 그 여자친구와 함께 있지도 아니하였다.

라)

원고는 그 자리에서 피해자의 볼을 꼬집거나, 집에 들어가라는 피해자의 말에도 귀가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몸을 기대면서 피해자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의 행동을 한 것으로,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원고와 피해자가 만나게 된 경위와 성희롱 행위가 발생한 장소 등에 비추어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충분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을 것으로 보인다.

마)

원고는 당시 피해자와 키스를 하고 포옹을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원고가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키스를 하여 자신이 원고를 밀쳐냈다고 진술하였는데,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은 점에 비추어 피해자가 이러한 사실을 감찰 조사 당시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3)

언어적 성희롱과 관련한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26, 33 내지 3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2016. 12. 경부터 2017. 9. 경까지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언어적 성희롱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가)

원고와 피해자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에 비추어 보아도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는 일반적인 직장 동료 관계 이상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가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해자에게 늦은 시간에 '모텔에 방 잡아 놓고 기다린다'거나 '사랑한다'는 등의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는 메시지를 보내고,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 않음에도 피해자에게 수차례 전화를 한 것으로, 이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나)

피해자는 시보기간 중이고 나이가 어려, 원고의 성희롱 행위를 밝힐 경우 자신이 피해를 입거나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생각해 원고의 행동을 불편하고 불쾌하게 느끼면서도 이를 문제삼거나 공론화하지 못하였고, 원고 역시 그와 같은 점을 알았기에 피해자를 상대로 성희롱 행위를 반복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피해자는 2016. 11. 경 팀장에게 원고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으나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러한 경험은 피해자로 하여금 더욱더 성희롱 피해에 대하여 언급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갔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는 원고의 계속되는 메시지 전송과 전화에 2017. 9. 17. 경 아래 기재와 같은 메시지를 보내 불편한 감정을 표시하기도 하는 등 원고에게 계속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불편하다는 의사를 표시하여 왔다.

라)

원고는 피해자가 원고와 거리를 두고 원고의 성적 언동에 불편한 내색을 할 때마다 팀 내에서 일어난 일이나 필요한 정보를 피해자에게 가르쳐 주지 않는 등 불이익을 주었는데, 이는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1)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 3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

가)

경찰공무원이 동료인 신임 여자 경찰을 상대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한 성희롱 행위는 피해자에게 극심한 성적 수치심과 지우기 힘든 상처를 남기는 행위이다. 특히 경찰공무원은 범죄의 예방과 수사 등을 담당하면서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성폭력 등 성관련 범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를 예방하고 수사하여야 할 경찰관에 의하여 경찰청 내에서 신임 여자 경찰을 대상으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실추되었으므로, 그 비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아니하다.

나)

구 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17. 9. 25. 경찰청예규 제5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징계양정규칙'이라 한다) 제4조 [별표 1]에 따르면, 성희롱의 경우 비위의 정도 및 과실 여부에 따라 견책부터 파면에 이르기까지 징계양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파면',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해임'을 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본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원고의 성희롱 행위가 오랜 기간 의도적이고 반복적으로 행하여진 점, 이 사건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피해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성희롱 행위와 관련한 비위의 정도가 약하다거나 원고가 과실로 그러한 행위를 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따라서 해임의 이 사건 처분은 징계양정규칙이 예정한 처분 범위 내에 있다.

다)

징계양정규칙 제9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표창공적이 있는 경우 징계를 감경할 수 있으나, 같은 조 제3항 제2호에 의하면 의무위반행위의 내용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징계를 감경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표창공적을 참작하지 않고 징계를 감경하지 않은 것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라)

원고가 주장한 여러 양정사유들은 이미 이 사건 처분 과정에서 참작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양정사유들을 고려하더라도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이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직기강의 확립과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 등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해 결코 작다고 할 수도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현국(재판장) 김용균 권혁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