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11. 30.부터 2018. 10. 24.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광주 광산구에서 'C(이후 D로 상호변경)'이라는 상호의 미용실(이하 '이 사건 미용실'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고는 2015. 7.경부터 2017. 7. 12.경까지 이 사건 미용실에서 미용사(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15. 7. 10.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자유직업 소득업자 계약' 및 '영업비밀 유지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7. 7. 12. 자유직업 소득업자 계약을 해지한 이후, 이 사건 미용실에서 직선거리로 약 100m 떨어진 'E'라는 상호의 미용실에서 미용사로 근무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원고와 피고가 '자유직업 소득업자 계약'을 통하여 '반경 2km 내에서 경업을 하는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2,000만 원을 배상'한다고 약정하였고, '영업비밀 유지계약'을 통하여 '피고는 퇴직일 또는 계약종료일로부터 2년간 이 사건 미용실로부터 반경 2km 내에서는 재직시 지득한 영업비밀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업, 전직 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으로 약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결국 원고와 피고는 '피고는 퇴사일로부터 2년간 반경 2km 내에서 경업을 하여서는 아니 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2,000만 원을 배상한다'는 내용의 경업금지약정(이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피고가 2017. 7. 12. 이 사건 미용실을 퇴사한 후 이 사건 미용실에서 약 100m 떨어진 'E'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 사건 미용실과 위 'E' 미용실의 거리, 미용실 이용자는 주거지 또는 근무지 등 일정한 생활반경 내에 있는 미용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원고의 고객과 위 'E' 미용실의 고객이 실질적으로 중첩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와 원고 사이에 경쟁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피고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피고의 직업선택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어서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이다.
영업비밀 유지계약 제7조에 비추어 영업비밀 유지계약이 자유직업 소득업자 계약에 우선하고, 따라서 영업상 비밀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업, 이직하는 경우에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적용되는데 피고는 영업상 비밀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직하지 않았다.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무효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유지도 여기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미용실 이용자는 미용사의 미용 실력, 서비스 품질, 이용료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미용실 또는 미용사를 선택한다. 그러나 미용실 이용자가 이와 같은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어서, 미용실의 위치, 해당 미용실이나 미용사의 일반적인 평판이나 인상, 인테리어와 설비,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미용실이나 미용사를 선택한다.
이와 같은 미용실 이용자의 성향에 따라, 미용실을 운영하는 사람은 상당한 비용을 들어 접근가능성이 높은 곳에 미용실을 마련한 다음 고급 자재를 이용하여 인테리어나 각종 설비를 갖추고 우수한 미용사를 고용하는 방법으로 미용실의 평판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다른 한편 미용실 이용자는 신뢰 관계가 형성되었거나 선호하는 미용사에게 종속하는 경향이 있어서, 위와 같은 미용사가 해당 미용실에서 더 이상 근무하지 않는 경우 쉽게 미용실을 바꾸기도 한다. 또한, 앞서 본 것처럼 미용실 이용자는 주거지 또는 근무지 등 일정한 생활반경 내에 있는 미용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와 같이 미용실 이용자는 인적·장소적인 영향에 민감하다.
결국, 미용실 운영자의 상당한 노력과 투자를 통하여 유치된 고객에게 미용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신뢰관계가 형성된 것을 빌미로, 소속 미용사가 퇴사 직후에 미용실 운영자의 영업장소 인근에 위치한 미용실로 이직한다면 미용실 운영자로서는 고객이 퇴사한 미용사의 미용실로 이탈함으로써 상당한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이는 미용실 운영자의 노력과 투자로 얻은 결실을 대가 없이 이용하는 것이라는 점이나 미용실 운영자의 투자의욕을 저하시켜서 종국적으로 소속 직원의 경제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용실 운영자의 위와 같은 인적·물적 투자나 노력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보호할 필요가 있다(피고가 이와 같은 고객유인 또는 이 사건 미용실을 이용하였던 고객의 이탈을 기대하지 않았다면, 굳이 이 사건 미용실에서 불과 약 100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E' 미용실로 이직할 이유도 없다).
원고 운영의 이 사건 미용실이 'C'이라는 대형 프랜차이즈 소속 미용실이었다는 점, 피고가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무하였던 기간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미용실 운영 능력, 미용기술이나 서비스 매뉴얼 등 관련 정보 역시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따르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미용실에서 반경 2km를 벗어난 지역에서는 아무런 제한 없이 미용실을 개업하거나 이직할 수 있고, 퇴직 후 2년이 지나면 반경 2km 이내에서도 얼마든지 미용실을 개업하거나 이직할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으로 피고가 더 이상 미용 업무에 종사할 수 없게 되었거나, 생계를 유지하는 데 중대한 위협을 받게 되었다거나, 경쟁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기회를 본질적·영구적으로 상실하는 손해를 입는 것도 아니다.
위와 같은 장소적·시간적 제한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여 경업금지약정의 위반 여부를 따질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사건과 같이 매우 가까운 위치에 동일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경쟁업체로 이직하는 행위는 어느 정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영업상 비밀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업, 전직하는 경우에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적용되는지 여부
피고는 영업비밀 유지계약이 자유직업 소득업자 계약에 우선한다는 전제하에 영업상 비밀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업, 이직하는 경우에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적용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영업비밀 유지계약 제7조가 '기업비밀유지 및 경업금지 의무와 관련하여 양당사자 사이의 서면 또는 구두로 된 사전의 모든 합의에 우선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자유직업 소득업자 계약 또한 '본 계약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서면 혹은 구두상으로 합의된 모든 계약을 대체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영업비밀 유지계약, 자유직업 소득업자 계약은 같은 날 체결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영업비밀 유지계약이 자유직업 소득업자 계약에 우선한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영업상 비밀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업, 이직하는 경우에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적용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손해배상액의 감액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민법 제398조 제4항). 한편,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부당히 과다한 경우'라고 함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0. 7. 28. 선고 99다3863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7, 8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 2,000만 원은 지나치게 과다하다고 보이므로, 이를 25%인 500만 원(= 2,000만 원 × 0.25)으로 감액하기로 한다.
피고가 2017. 8. 11.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9조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원고를 진정한 사건에서 광주지방노동청은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보아 행정종결 처리하였다. 또한 자유직업 소득업자 계약은 원고와 피고가 대등한 사업주체라고 규정하고 있고, 소득정산의 방법을 피고의 매출액에서 수수료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미용실이 '지각: 30분당 5,000원, 휴대폰 사용: 3,000원, 말 없이 자리를 비우는 경우: 1,000원, 혜어, 복장, 메이크업, 명찰 미흡: 1,000원, 출근시간: 09:00 ~ 09:30, 청소: 09:30 ~ 09:50, 조회: 09:50 ~ 10:00' 등 근무규정에 따라 운영된 점, 원고는 위 근무규정에 따라 피고와 같은 미용사를 포함하여 이 사건 미용실 직원의 출·퇴근시간을 일률적으로 정하여 통지한 점, 원고는 아침 조회에서 이 사건 미용실 직원에게 업무 관련 지시를 하였던 점, 피고를 포함한 이 사건 미용실 직원들은 원고가 정한 복장을 착용하여야 하였던 점, 피고를 비롯한 미용사의 경우 가위 등은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물건을 사용하였으나, 미용시약과 펌기계 등 설비, 펌제나 왁스 등 소모성 용품은 원고의 것을 사용하였던 점, 원고는 2015년 7월, 9월 및 11월에 피고에게 일용소득으로 14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신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미용실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원고의 근로자로 보인다.
결국 원고와 피고는 고용주와 근로자의 관계에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미용실에서 퇴직한 후 새로운 미용실을 창업한 것이 아니라 기존부터 영업하던 E에 취업하였다.
피고는 2015. 7.경부터 위 2017. 7. 12.경까지 이 사건 미용실에서 미용사로 근무하면서 상당한 매출을 올렸고(2016. 8.부터 2017. 6.까지 매월 적게는 800만 원에서 많게는 1,2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원고 또한 그로 인하여 상당한 이익을 취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미용실에서 피고가 담당하였던 일부 고객이 E로 옮겨 미용 시술 등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피고가 고객들에게 자신이 이직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여서라기보다는 고객들 스스로 피고의 서비스에 만족하여 피고가 어디로 이직하였는지 적극적으로 탐색한 결과로 보인다.
원고는 당초 'C' 프랜차이즈에 가입하여 이 사건 미용실을 운영하였으나, 이후 위 'C'에서 탈퇴하였다. 반면 피고가 이직한 E는 유명 프랜차이즈 미용실로서, 이 사건 미용실을 이용하다가 E 미용실을 이용하는 고객들로서는 피고와의 신뢰관계 뿐만 아니라 E라는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는 사실 또한 미용실 변경의 고려요소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 사건 영업비밀 유지약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원고와 피고가 '피고는 원고의 지적재산권 및 고객정보 등 영업상의 비밀을 제3자에게 유출 또는 피고 자신의 사익을 위해 사용해서는 아니 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1,000만 원을 지급한다'라고 약정하였던 사실(이하 '이 사건 영업비밀 유지약정'이라 한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가 원고의 고객정보 등 영업상의 비밀을 제3자에게 유출 또는 피고 자신의 사익을 위해 사용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5, 6,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고객인 F과 G이 각 2017. 7. 21.과 2017. 8. 30. 사용하지 않은 선불권 금액을 취소한 사실, 피고가 'E'에서 근무한다는 내용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등을 게시하였고, 원고의 고객이었던 H, I, J이 위 게시물 등에 'E'에 방문하겠다는 내용의 댓글을 게시한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을 제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F은 피고가 E로 이직하자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하여 피고와 연락한 후 E를 방문하게 된 사실, G, I는 피고와의 친분 관계로 E를 이용하게 된 사실, J은 피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고 피고의 이직 사실을 확인한 후 위 E를 방문하게 된 사실이 각 인정되는바, 앞서 본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고객정보 등 영업상의 비밀을 제3자에게 유출 또는 피고 자신의 사익을 위해 사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5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진술 다음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7. 11. 3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8. 10. 24.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현호(재판장) 황경환 장명
각주1) 기록상 이 사건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송달일이 분명하지 않아 원고가 이 사건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진술한 제1심 제2회 변론기일(2017. 11. 29.) 다음 날부터 기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