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8. 4. 5. 선고 2018노596 판결

주문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서 1억 원을 받을 때 피해자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약속을 한 적이 없고, 피해자의 톱밥 사업에 도움을 줄 능력과 의사가 있었으므로 편취의 범의도 없었다. 그런데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먼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권리금 1억 원을 주면, 한 달에 20차 정도 납품할 수 있는 거래처를 주겠다. 그러면 기존 마트 운영할 때처럼 한 달에 1,000만 원 정도 가져갈 수 있고 1년 안에 1억 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약속을 한 사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약속을 한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피고인이 1억 원을 주면 1년 안에 이를 회수할 수 있도록 매월 5t 화물차 20대 분량의 톱밥을 납품할 수 있는 거래처를 넘겨주기로 약속하였다'는 취지를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②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소개해 준 H도 원심 법정에서 '기간을 어떻게 정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월 20대 정도를 언급했고 매월 1,000만 원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해 주기로 약속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는 피해자의 진술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③

피고인도 2013. 9. 11. 약속이행을 독촉하는 피해자의 배우자 G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처음에 1년 이렇게 되면 H 형(H을 의미한다. 이하 같다) 이렇게 H 형처럼 이렇게 고생 안 하고 H 형처럼 이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분명히 말씀드렸어요."라거나 "제가 그렇게 얘기를 해드렸어요. 1년 뒤에 보시자고. 1년 뒤에 이렇게 가면, 1년 뒤에 저 H, 'H님! H님!'하고, 지금 이렇게 계시지만 '어이! 어이! H! 톱밥 필요하면 얘기해! 그렇게 된다고 웃으면서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라고 말하였고, 나아가 "지금 10월 되면 이제 또 쭉쭉쭉쭉 나갈 거니까 걱정하지 마시구요. 어차피 정 뭐 나갈 데 없고 하면제 거래처라도 드려불라니까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마시고."라는 등의 말을 하면서 G을 안심시키기도 하였다(수사기록 1권 291, 302~303쪽). 나아가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피해자에게 20대 이상 납품할 수 있는 곳을 알아봐 주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2권 45쪽, 1권 237~238쪽), 이 법정에서도 매월 20~30대가량은 납품해야 1년에 1억 원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진술하였다.

(2)

다음으로 피고인의 편취 범의에 관하여 보건대,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을 전후한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6. 27. 선고 2006도286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위와 같은 약속을 지킬 만한 충분한 능력이 없었는데도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막연한 추측에만 기초하여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결과를 용인한 채 피해자를 기망하여 1억 원을 편취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어,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범의는 충분히 인정된다.

①

피고인이 약속을 지키더라도 피해자가 이에 따라 거래를 이어갈 역량이 있는지 고려해야 하고 성수기와 비성수기를 구분할 필요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톱밥 거래 성수기인 9월경으로부터 1~2개월가량 앞둔 시기에 피해자에게서 1억 원을 받았는데도 그로부터 5개월가량이나 지나서야 거래처를 소개해 주기 시작하였다(H은 원심 법정에서 일을 배울 기간은 3개월 정도면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②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소개해 준 거래처도 유기자원 주식회사, 옥천영농조합법인, 향토영농조합법인, 유원영농조합법인 총 4곳에 불과하였고, 위 거래처들의 톱밥 거래량은 피고인이 당초 피해자에게 약속했던 것에 훨씬 못 미치던 상태였으며, 피고인이 위 거래처들과 정기적인 톱밥 공급계약을 체결한 적도 없다.

③

피고인은 피해자가 그의 배우자와 운영하던 소형 마트를 처분하여 1억 원을 마련했던 것이었음을 잘 알고 있었고, 피해자의 배우자 G은 2013. 9. 11.경 생활비가 없으니 1,000만 원이라도 빌려달라고 요청할 정도였는데, 피고인은 이러한 요청을 거절하면서도 톱밥 거래처를 즉시 소개해 주려 하거나 피해자 부부의 생계유지를 위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도 못했다.

④

피고인은 거래 규모가 가장 큰 거래처의 경우 당초부터 이를 피해자에게 소개해 줄 생각이 없었고(수사기록 1권 259쪽), 이후 다른 우량한 거래처를 소개해 줄 수 있었는데도 이를 피해자에게 소개해 주지 않은 채 자신만이 거래를 이어갔으며, 오히려 H은 피해자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피고인 몰래 피해자에게 자신의 개인 농가 거래처를 소개해 줄 정도였다.

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서 1억 원을 받은 이후 50여 일 만에 이를 거의 소비하였고[그 사이 1억 원을 받은 계좌로는 수십만 원 최대 335만 원에 이르는 돈이 비정기적으로 입금되었을 뿐이다(수사기록 2권 51~57쪽)], 2013년 무렵에는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탓에 나중에 여러 차례 처벌을 받았다.

⑥

피고인은 수사 단계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당초 피해자에게 소개해 주려 했던 거래처, 해당 거래처의 기존 거래 내역과 규모, 공급계약 체결 여부 등 피해자와의 약속 이행 가부를 미리 가늠해 보는 데에 활용했던 정보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3)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은 적법하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다음과 같은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피고인의 범죄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피해의 규모가 크고,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되지 않았다.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반면에 다음과 같은 점은 유리한 정상이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약속을 일부나마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판결이 확정된 원심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동시에 재판하였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인규(재판장) 백대현 오한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