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F은 2017.경 경제적 사정이 좋지 못하여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을 정도였으므로 피고인에게 소개비 명목으로 1,500만 원 정도를 지급할 생각이었다는 F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차용 당시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과 차용금의 사용처,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3,000만 원을 차용한 지 2년이 지나도록 전혀 변제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민사상 금전대차관계에서 채무불이행 사실을 가지고 바로 차용금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차용 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는데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참조).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피고인은 F에게 임실에 건축하고 있는 G 아파트 싱크대 공사를 소개시켜 주었다. 피고인은 이와 관련하여 F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을 예정이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하였고, F은 공사를 소개시켜 주는데 도와준 H에게 500만 원상당의 싱크대 공사를 해 주었고, 공사가 끝나면 피고인에게 1,500만 원 정도를 지급할 생각이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하였는바, 이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진술에 부합한다. 따라서 피고인은 F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F으로부터 공소사실과 같이 3,000만 원을 빌렸다면 피고인으로서는 F으로부터 받을 돈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웠을 것인바, 실제 피고인은 처음에는 F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F은 당시 돈이 없어 피해자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였고, 피해자는 F의 부탁에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F은 위 싱크대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주기로 한 돈을 주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3,000만 원을 차용할 당시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라도 편취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할 당시 신용불량 상태로 자신 명의의 계좌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피고인의 처와 아들의 명의로 대출을 받은 것까지 포함하여 채무가 8,500만 원 정도에 이르렀으며 별다른 수입도 없는 상태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하면서 자신의 딸에게 돈이 필요한 일이 생겼다고 설명하였으나, 차용금을 위 설명과 달리 기존 채무의 변제 및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F이나 피해자에게 차용금의 용도를 설명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피고인이 차용 당시 딸에게 급히 돈이 필요하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F 역시 이 법원에서 위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 진술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하여 'F에게 2017. 5.경 임실 G 아파트의 싱크대 공사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소개해 준 대가로 F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기로 하였는데, F이 위 공사를 하지 않게 되어 위 돈을 피고인에게 주지 않아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F이 피고인의 소개로 총 공사대금 약 17억 원의 위 아파트 싱크대 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F이 위 소개의 대가로 피고인에게 2,000만 원 정도[F은 검찰에서는 피고인에게 1,500만 원을 주기로 했었다고 진술하였다가, 이 법원에서는 피고인에게 얼마를 주겠다고 정확한 액수를 합의한 사실은 없고, 보통 총 공사금액의 1%(이 사건의 경우 17억 원의 1%는 1,700만 원이다) 정도를 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를 받게 될 가능성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이 피고인이 F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였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1,000만 원은 피고인의 자력으로 변제하였어야 하는데, 피고인은 F으로부터 받을 것으로 기대한 위 돈 외에 다른 수입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을 하고 있지 않고, 이를 변제한 바도 없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약 2~3일 뒤에 차용금을 바로 변제할 것을 믿고 빌려주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변제기한을 구체적으로 특정한 사실이 없고 최대한 빨리 갚겠다고만 말하였다고 주장하나, F의 이 법원에서의 법정진술 및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차용일에 두 번째 만난 사이로 피해자가 차용증을 작성하거나 담보를 제공받지 않고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바로 빌려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적어도 10일 이내의 상당히 단기간에 변제할 것을 확약하고 위 돈을 차용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다. 또한, 피고인 스스로도 2017. 8.경 피해자를 만나 변제가 늦어져서 피해를 주게 되어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차용 당시 피고인에게는 별다른 수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오로지 피고인이 기대할 만한 것은 F으로부터 받을 소개비 명목의 돈인데, F이 정상적으로 싱크대 공사를 수행하여 피고인에게 소개비 명목으로 상당 금액의 돈을 지급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약속한 변제기일, 즉 약 2~3일 또는 적어도 10일 이내에 지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피고인은 F이 공사를 착공하면서 돈을 주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F은 공사가 완료되고 이윤이 남을 경우 감사의 인사로 돈을 주는 것이지 공사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돈을 줄 수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위와 같은 F의 진술이 상식과 경험칙에 비추어 타당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의 위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3,000만 원을 차용한 뒤 피해자에게 위 돈을 변제하거나 변제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다가,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이후에서야 비로소 일부의 돈을 변제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