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1. 7. 23. 선고 2020가단50367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

피고 B은 토공사업, 건축공사업, 토목공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C(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 같은 업종을 주로 영위하는 ㈜D, ㈜E 및 ㈜F 등의 회사(이하 ‘관계회사’라 한다)를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자이다.

○

원고는 2016. 9. 19.경 피고 B 또는 피고 회사(이하 ‘피고 측’이라 한다)와 사이에 ㈜C 및 ㈜D사장 등 피고 B이 대행을 위임하는 회사 자산 및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수익창출 및 영업망 유지, 확충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로 약정하였다. 원고는 2016. 9. 19.부터 2018. 9. 18.까지 위 업무를 수행하였다(이하 ‘1차 사장경영계약’이라 한다).

○

원고와 피고 측은 이후 2019. 1. 2.경 원고가 1차 사장경영계약과 동일한 업무를 2019. 1. 2.부터 2019. 12. 31.까지 수행하기로 약정(이하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이라 한다)하였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피고 측은 2019. 8. 12. 원고에게 원고의 불법행위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해지(이하 ‘이 사건 해지’라 한다)를 통보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C 및 ㈜D사장직에서 해임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및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원고는 피고 회사의 실질소유주인 피고 B과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계약당사자 표시란에는 ‘갑’이 피고 회사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당사자는 피고 B 또는 피고 회사이다.

2)

원고는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약정내용을 위반하거나 피고들로부터 어떠한 시정요구를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은 일방적으로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을 해지하였다. 이는 ‘임기’가 정해진 쌍무·유상계약에 따른 약정내용을 위반한 것으로서, 피고 B 또는 피고 회사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또한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은 위임계약으로서 피고 또는 피고 회사는 민법 제689조 제3항(당사자 일방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57,341,478원(= 2019. 8.분 급여 6,400,000원 + 잔여 계약기간 2019. 8. 11.부터 2019. 12. 31.까지의 급여 29,935,484원 + 일실퇴직금 21,005,99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들

1)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당사자는 피고 B이 아닌 피고 회사이다.

2)

원고는 피고 회사의 법인카드 48,904,175원 상당을 개인적으로 사용하였고, 신기술사용료 25,000,000원을 횡령하였으며, 여수 I지구 공사현장에 보강토 블록납품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음에도 블록이 곧 납품될 것처럼 계열사인 (유)F에 지시하여 식생옹벽블록 36,600,000원 정도를 생산하게 함으로써 피고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켰다. 이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여러 차례 갈등이 발생하여 2019. 8.경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하였다.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합의해지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 제7조에 의하면 ‘과실로 불법행위를 하여 회사에 손해를 야기한 경우 갑은 계약의 해지를 구두 또는 서면통지한다.’라고 정하였는바, 피고들이 원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를 이유로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을 해지한 것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부당하다.

3)

한편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은 원고가 ㈜J에 기술사로 재직하던 중 체결한 것으로서 원고의 배우자인 K를 근로자로 등재하고 급여를 지급받는 등의 편법이 개입된 것으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사회질서,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어서 무효이다.

4)

설령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 합계 110,504,175원(= 48,904,175원 + 25,000,000원 + 36,600,000원)을 공제하면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할 돈은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계약당사자에 관한 판단

1)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 문제이다. 당사자들의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의사에 따라 계약의 당사자를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의사가 합치되지 않는 경우에는 의사표시 상대방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하였을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9다267204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계약당사자 (갑) 표시란에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G건물H호, 회사명 ㈜C, 대표자 B, 연락처 (전화번호 1 생략)’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한편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 제1조에 ‘실질소유주 B과(이하 갑이라 한다) 사장(이하 을이라 한다) 간에 영업계약을 체결함으로써’라고 정하였고, 제2조에 ‘갑은 회사의 경영주로서 회사(D, E, F 등 갑의 회사)의 특허 신기술설계 영업 및 영업수주매출을 위하여 을에게 영업 전반을 일임한다.’라고 정하였는바,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당사자를 ‘실질소유주 B’으로 명시하고 있고, 계약의 범위가 피고 회사의 영업 뿐만 아니라 위 관계회사의 영업 전반으로 되어 있으며, 계약당사자 (갑) 표시란의 연락처도 피고 회사 연락처가 아닌 피고 B과 관련된 연락처로 보인다. 또한 앞서 본 증거들,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의 급여가 피고 회사가 아닌 ㈜E 또는 ㈜D 등 위 관계회사 명의로 지급된 사실, 원고에게 제공된 에쿠스 차량의 소유자도 ㈜D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당사자는 피고 B으로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원고의 피고 회사에 관한 선택적 청구는 이유 없다.

나.

피고 B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여부에 관한 판단

1)

피고 B의 합의해지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들과 원고 사이에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B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해지의 적법성 여부에 관한 판단

가)

판단의 전제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은 임의규정에 불과하므로 당사자의 약정에 의하여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내용을 달리 정할 수 있다. 그리고 당사자가 위임계약의 해지사유 및 절차, 손해배상책임 등에 관하여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과 다른 내용으로 약정을 체결한 경우, 이러한 약정은 당사자에게 효력을 미치면서 당사자 간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함과 동시에 거래의 안전과 이에 대한 각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단순히 주의적인 성격의 것이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당사자가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에 규정된 바와 다른 내용으로 해지사유 및 절차, 손해배상책임 등을 정하였다면,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이 이러한 약정과는 별개 독립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정에서 정한 해지사유 및 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당사자 간 법률관계도 약정이 정한 바에 의하여 규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다53265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은 민법상 위임계약 또는 그와 유사한 비전형계약(무명계약)에 해당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 제7조, 제9조에서 해지사유 및 절차를 별도로 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은 당사자들이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에 규정된 바와 다른 내용으로 해지사유 및 절차를 정한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에서 정한 해지사유 및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 해지가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에서 정한 해지사유 및 절차에 따른 해지로서 적법한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을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D이 2014. 3. 28. ‘보강재와 흰지형 접속재를 이용한 깍기 비탈면 보강 공법’에 관하여 ㈜J 및 L(주)와 특허신기술사용협약을 체결하고 사용료(이하 ‘신기술 사용료’라 한다)로 25,000,000원을 받은 사실, 원고가 2018. 11.경 ㈜J에 근무 중인 후배의 요청으로 사용료 25,000,000원으로 2년간 ㈜J 및 L㈜와 사용협약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는 피고들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원고의 다른 후배 회사인 ㈜M을 ㈜D과 함께 계약당사자로 포함시켜 ‘신기술사용연장협약서’를 임의대로 작성한 사실, 신기술 사용료 25,000,000원을 ㈜J으로부터 ㈜M 명의의 계좌로 지급받아 ㈜M으로부터 그중 15% 상당금액을 부금으로 공제한 나머지 21,250,000원을 지급받아 ㈜J 후배에게 20,000,000원을 다시 전달하였고, 나머지 1,250,000원을 수고비로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B이 운영하는 관계회사인 ㈜D에 귀속되어야 할 신기술 사용료 25,000,000원을 횡령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을 제7호증의 5는 원고가 형식적으로 작성한 진술서로서 사실이 아니고, 설령 원고가 신기술 사용료 25,000,000원을 횡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D의 손해일 뿐 피고 회사의 손해가 아니며, ㈜D도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7호증의 5는 원고가 그 당시 신기술 사용료에 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내용으로서 원고가 이를 형식적으로 작성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 제7조에서 ‘본 계약에 의거하여 을이 제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과실로 불법행위를 하여 이로 인하여 회사에 손해를 야기한 경우 갑은 계약의 해지를 구두 또는 서면통지하고 이와 관련 을에 대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당사자가 피고 회사의 실질소유주인 피고 B이라는 점, 원고의 업무 범위가 피고 회사 이외에 관계회사의 업무 전반에 이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불법행위를 하여 관계회사에 손해를 야기한 경우에도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해지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신기술 사용료 25,000,000원을 횡령하여 ㈜D에 손해를 야기하였고, 피고 B이 원고의 위 불법행위를 이유로 원고에게 이 사건 해지 통보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지는 적법하다. 이 사건 해지가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의 약정위반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다.

민법 제689조 제3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민법상의 위임계약은 그것이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고 그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손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다만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그 해지가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나, 그 배상의 범위는 위임이 해지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손해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에 한한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8968 판결 등 참조). 또한 사무처리의 완료를 조건으로 보수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과 같은 유상위임계약에 있어서는, 시기여하에 불문하고 사무처리완료 이전에 계약이 해지되면 당연히 그에 대한 보수청구권을 상실하는 것으로 계약 당시에 예정되어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지에 있어서의 불리한 시기란 있을 수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6420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사장경영계약에서 피고 B이 원고에게 피고 회사 및 관계회사의 영업 전반을 경영하는 조건으로 보수를 지급하기로 정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보수는 위임사무처리의 결과(대가)로서 얻는 것으로 해지에 의해 당연히 잃게 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보수지급약정이 있는 것만으로는 위임이 수임인인 원고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원고에게 위임사무처리 자체에 관한 독자적인 이익이 있다고 볼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해지가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해지가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에 이루어졌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도 이유 없다(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이상 피고들의 다른 주장에 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강애란

각주1) B이 개인 자격으로 약정한 것인지, ㈜C의 대표이사 자격으로 약정한 것인지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있다.

각주2) 을 제1호증의 사장경영계약서의 계약당사자 (갑) 표시란의 연락처는 피고 B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인 것으로 보인다.

각주3) 원고의 위 불법행위가 인정되는 이상 피고 측이 주장하는 원고의 법인카드 부정사용 및 식생옹벽블록 제작과 관련한 불법행위 주장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할 필요가 없으나,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와 같은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