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C은 원고에게 54,988,413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7. 1.부터 2022. 3. 1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장성군, B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의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C이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장성군,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장성군은 전남 장성군 D 지구에 있는 ‘E’을 운영하면서 2017. 6월경 배우자인 피고 B 명의로 전남 장성군 F에서 ‘G’라는 상호로 도료 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 C에게 위 E의 보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사대금 2,950,000원, 공사기간 2017. 7. 30.까지로 정하여 도급하였다.
원고는 피고 C에게 일용직으로 고용되어 2017. 7. 21. 10:00경 위 E 지붕의 도색 작업을 위하여 접이식 사다리를 올라가던 중 바닥으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척추 골절, 요추의 가로돌기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피고 C은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되어 2020. 11. 26.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광주지방법원 2020고단3674),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내지 9, 12호증(이하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장성군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 장성군은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규정에서 정한 추락방지 시설 등을 갖출 능력이 없는 업체에게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하거나, 그러한 능력이 없는 피고 B, C에게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하였으면 직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그 위험 방지할 조치를 취하여 줄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피고 장성군은 피고 B, C과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 B, C에 대하여 사용자 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 장성군은 피고 B, C과 함께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단
도급계약에서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하고 그 시행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을 한 경우(노무도급)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수급인이나 수급인의 피용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은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인바, 여기서 ‘지휘감독’이란 실질적인 사용자관계가 인정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도급 업무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하는 것이어야 하므로, 그 사용자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지휘감독은 현장에서 구체적인 도급 업무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함으로써 업무 자체를 관리함을 말한다(대법원 1983. 11. 22. 선고 83다카1153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7837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장성군이 피고 C에게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한 이상 원칙적으로 원고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므로, 법령상 주의의무가 있거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 도급인인 피고 장성군에게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 의무를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있다는 점은 원고가 입증하여야 한다.
먼저 추락방지 시설 등을 갖출 능력이 없는 피고 B, C에게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하였음을 이유로 피고 장성군에게 원고에 대한 위험 방지 조치 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설시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장성군이 이 사건 공사의 도급업자로서 피고 C을 선정한 과정에서 아무런 하자가 없는 점, 이 사건 공사의 내용 및 기간, 공사 과정에서의 위험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E의 보수공사를 도급한 피고 장성군에게 직접 공사기간 내내 안전시설을 하거나 안전시설을 하고 공사를 할 수 있는 업체에게만 도급을 줄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가 근거로 들고 있는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1다30866 판결은 일부공사를 인부를 고용하여 직접 담당한 주택의 건축주 겸 시공자와 형틀설치 공사를 하도급받은 목수 중 추락방지의 안전시설을 설치한 의무가 누구에게 있는지에 관하여, 안전시설이 주택공사의 거의 모든 공정에 필요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목수에게 추락방지의 안전시설까지 설치할 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로서 이 사건과 사실관계를 달리한다).
나아가 원고의 노무 도급 주장에 관하여 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장성군이 피고 B 또는 C에게 E의 보수공사를 도급한 것을 넘어 위 보수공사에 직접 관여하여 피고 B, C을 지휘·감독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피고 장성군에 대한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 B은 피고 C과 ‘G’를 공동으로 운영하였으므로 피고 C과 함께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지거나, 피고 C에게 자신의 명의를 대여하여 위 사업을 경영하게 한 명의대여자로서 명의차용자인 피고 C이 원고에게 입힌 손해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한다.
판단
먼저 원고의 공동 운영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B이 피고 C과 함께 ‘G’라는 상호로 도료 소매업 등을 영위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 C이 피고 B의 명의를 대여하여 ‘G’라는 상호로 도료 소매업 등을 영위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음으로 원고의 명의대여자 책임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위 주장이 상법 제24조에 규정된 명의대여자의 책임을 주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명의대여자로서의 사용자책임을 주장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전자의 주장이라면, 위 규정은 명의차용인과 그 상대방의 거래행위에 의하여 생긴 채무에 관하여 명의대여자를 진실한 상대방으로 오인하고 그 신용·명의 등을 신뢰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불법행위의 경우에는 설령 피해자가 명의대여자를 영업주로 오인하고 있었더라도 그와 같은 오인과 피해의 발생 사이에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어 신뢰관계를 이유로 명의대여자에게 책임을 지워야 할 이유가 없으므로(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다55621 판결 등 참조),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후자의 주장이라면, 사용자책임의 요건으로서의 사용자관계는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객관적으로 보아 실질적으로 불법행위자를 지휘·감독하여야 할 관계에 있음을 요하고, 실질적인 사업주체가 아니면서도 명의대여자로서 명의차용자나 그 피용자를 지휘·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을 것이나, 이 경우에 있어서도 명의를 대여하게 된 경위 등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명의대여자가 명의차용자나 그 피용자를 지휘·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고 인정되어야 하는바(대법원 1995. 6. 29. 선고 95다13289 판결), 앞서 본바와 같이 피고 C이 배우자인 피고 B의 명의를 빌려 ‘G’의 사업자등록을 한 후 위 업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B이 ‘G’의 운영에 관여하여 원고를 지휘·감독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다리를 이용한 작업은 추락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그러한 작업을 관리감독하는 피고 C에게는 사다리를 잡는 인원을 배치하거나 사다리 하단 부분을 다른 물체에 고정시키는 등 사다리가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 사다리를 이용하는 작업자가 추락하지 않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원고 혼자 페인트 작업을 위해 사다리를 올라가게 한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 C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앞서 설시한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제반사정, 특히 원고는 위 작업이나 사다리의 높이를 인식하여 위 작업에 따른 추락의 위험성도 충분히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혼자 사다리를 올라간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원고는 피고 C이 사다리를 잡아 주다가 자리를 떠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사고의 경위에 관하여 형사 판결과 같이 “피고 C이 원고 혼자 사다리를 올라가게 하여” 사다리가 넘어져 원고가 바닥으로 추락한 것으로 인정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따른 중간이자를 빼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들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 10호증, 을나 제1호증의 4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전남대학교병원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익
인적사항 : H.생, 남자, 사고 당시 I
기준소득 : 농촌남자 일용노임, 월 25일 가동
후유장해 : 35%(척추 손상 1-A-1-d, 직업계수 7 적용)
기간별 노동능력상실률
2017. 7. 21.부터 2018. 3. 23.까지(입원기간) : 100%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2017. 7. 21.부터 2018. 6. 7.까지 사이에 J병원 등에서 총 246일간 입원치료를 받았는바, 계산의 편의상 2013. 7. 21.부터 연속하여 입원한 것으로 보아 그 기간 동안의 노동능력상실률을 100%로 인정한다.
2018. 3. 24.부터 2022. 8. 3.까지 : 35%
계산 : 70,140,183원
책임의 제한 : 피고 C의 책임비율 70%(위 나.항 참조)
공제
피고 C이 원고를 위하여 지급한 치료비 등 13,699,050원 중 원고의 과실 30%에 해당하는 금액인 4,109,715원을 공제한다.
피고 C은 원고의 기왕치료비와 관련하여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구상청구를 받은 31,684,400원 중 원고 과실부분 상당액은 원고의 손해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피고 C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구상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어떠한 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단지 공단부담금 중 원고의 과실비 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구상권이 발생하지 않을 뿐이므로(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다28793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 C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피해 정도, 사고 후의 정황 등 제반사정 참작하여 10,000,000원을 인정한다.
소결론
피고 C은 원고에게 54,988,413원[= (일실수익 70,140,183원 × 피고 C의 책임비율 70%) - 공제금 4,109,715원 +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7. 1.부터 이 판결선고일인 2022. 3. 16.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장성군, B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한다.
판사 이혜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