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1. 9. 17. 선고 2020가단54894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광주 북구 C에서 ‘D’라는 상호의 자동차정비 및 긴급출동 서비스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으로, 원고는 2018. 6. 5.부터 2020. 5. 28.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긴급출동 서비스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와 피고는 2018. 6. 7.경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바,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는 2020. 7.경 피고가 연장근로수당 및 퇴직금을 체불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하였으나, 위 사건은 2020. 10.경 ‘위반없음’으로 행정종결 처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한 기간 중 오전 8시까지 출근하여 다음날 저녁 20시까지 근무(연속 36시간 근무)한 후 귀가하였다가 다음날 오전 8시에 다시 출근하는 방식으로 근무를 반복하였는바, 원고가 실제 근무한 시간은 별지 임금내역표 ‘근로시간’란 기재와 같고 이에 따라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급여(연장근로수당 포함)는 별지 임금내역표 ‘임금’란 기재와 같다. 그럼에도 피고는 별지 임금내역표 ‘실수령액’란 기재와 같은 금액만을 급여로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임금내역표 ‘미지급 임금’란 기재와 같은 미지급 임금 합계 48,196,547원 및 이에 따라 재산정한 퇴직금 미지급액 4,808,675원(= 재산정한 법적 퇴직금 9,808,675원 - 실제 지급받은 퇴직금 5,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긴급출동 업무를 위하여 대기하였던 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됨을 전제로 총 근로시간을 산정하여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가 긴급출동을 위해 대기한 시간을 실제 근로시간에 포함시킬 수는 없고, 긴급출동 업무의 특성상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와 포괄임금제 약정을 체결하고 일정한 임금을 지급하였는바, 원고의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상 이와 같은 포괄임금제 약정은 유효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포괄임금제 약정에 따른 급여를 전부 지급하였으므로 미지급 임금이 존재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2)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비록 개별 사안에서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세부항목으로 나누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에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20. 2. 6. 선고 2015다233579, 233586 판결 등 참조).

3)

또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갑 제2호증, 을 제3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제수당을 포함한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약정이 체결되었고, 이러한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며,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가 받은 임금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따른 임금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①

원고는 F 가입고객으로부터 긴급출동 접수가 이루어지면 즉시 현장으로 출동하여 차량 관련 문제(배터리 방전, 차량 문잠김, 타이어 펑크 등)를 해결하는 업무(이하 ‘이 사건 긴급출동 업무’라고 한다)를 수행하였는데, 평균 1일 긴급출동 접수 건수는 16.7건[주간 12.8건, 야간 3.9건]이고, 업무처리에는 1건 당 통상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②

이 사건 긴급출동 업무는 연장․야간․휴일 근로가 당연히 예정되어 있고, 이에 원고와 피고도 당직근무라는 이름으로 한 달 15회의 야간근무를 정하였다. 또한 긴급출동은 고객의 사고접수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 사건 긴급출동 업무시간 외의 대기시간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야간에는 더욱 그러하다).

③

원고는 대기시간 동안 피고가 마련한 컨테이너에서 잠을 자거나 TV를 보는 등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출동업무에 지장이 없는 한 굳이 위 컨테이너에서 머무르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으며, 피고로부터 특별한 지시나 감독을 받지도 아니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고의 대기시간에는 휴게시간의 성격을 가지는 시간과 근로시간의 성격을 가지는 시간이 불가분적으로 혼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구분하여 실근로시간은 측정하는 것은 극히 어렵다고 할 것이다.

④

원고의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점이 명시되어 있지 않기는 하나, ‘긴급출동 특성상 시간으로 금액환산불가(대기시간으로 인해)’라고 수기로 기재되어 있고, 임금과 관련하여 기본급 외에 시간외수당, 기타수당, 휴무수당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정액으로 정하여 총 월 급여액을 정하였는바,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 당시 각종 수당을 포함하여 정액의 월 급여를 지급받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⑤

앞서 본 바와 같은 긴급출동 접수 건수와 업무처리에 통상 소요되는 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대략적인 월 실근로시간은 227.65시간[= 월 455.3건(주간 12.8건 × 31일 + 야간 3.9건 × 15일) × 1건당 0.5시간]인바, 원고가 지급받은 월 총 급여가 당시 법정 최저시급(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 2020년 8,590원)에 미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따라서 근로시간에 따라 산정한 법정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나머지 점들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명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