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0. 10. 23. 선고 2020가합52486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통근차량 운행계약 등

○

피고는 C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이다.

○

피고는 피고 병원 직원들의 출․퇴근을 돕기 위해 D과 통근차량 운행계약을 체결하였고, D이 통근차량((차량번호 1 생략), 25인승 카운티)을 운행해 왔는데, D은 2013. 6.경 E에게 위 차량과 운행계약자 지위를 양도하였고, E는 2013. 8. 23.경 원고에게 위 차량과 운행계약자 지위를 4,430만 원에 양도하였다.

○

원고와 피고(계약서상 계약자 명의는 피고 병원으로 되어 있다)는 2013. 8.경(계약서에는 2013. 6. 14.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계약기간 2013. 9. 1.부터 2014. 8. 31.까지, 계약금액 390만 원(세금 및 4대 보험료 제외)으로 정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통근차량 운행계약(이하 ‘최초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2015. 1.경 계약기간 2015. 1. 1.부터 2015. 12. 31.까지, 계약금액 405만 원(세금 및 4대 보험료 제외, 단 물가상승을 고려하여 매년 직원 급여인상과 동일하게 인상)으로 변경한 계약(이하 ‘제1 변경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

원고와 피고는 2017. 2. 15. 계약차종을 15인승 쏠라티로 변경하고, 계약기간을 계약일로부터 10년간, 용역금액을 438만 원[용역금액에서 원고의 차량 운행에 관한 제반 비용(차량등록 시의 경비, 유류비, 제세공과금, 보험료, 수리비, 타이어교체비 등)은 제외하고, 세금 및 4대 보험료를 제외한 금액을 지급, 단 물가상승을 고려하여 매년 직원 급여인상과 동일하게 인상]으로 변경하는 등의 계약(이하 ‘제2 변경 계약’이라 하고, 최초 계약과 제1, 2 변경 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1일 왕복 3회 통근차량(간호 교대차량 또는 간호 통근차량으로 지칭하기도 하였다)을 운행하였다.

나.

이 사건 계약의 해지 등

○

피고는 2019. 11.경 원고에게 ’통근차량에 CCTV(음성 포함)를 설치하여 24시간 운영하고, 1일 편도 6회(왕복 3회) 운행되는 차량의 운행기록, 탑승인원, 승하차 상황의 내용이 담긴 간호출퇴근차량 운행일지를 매일 작성하여 매주 월요일 오전에 사무국장에게 제출하며, 피고의 평가 결과 탑승자가 저조할 경우 특정 시간대 운행을 축소하거나 통근차량 운행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2019. 12. 1.부터 이 사건 계약을 일부 변경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하였다. 이후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 변경을 요청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와 갈등이 발생하였다.

○

이후 피고가 통근차량에 CCTV를 설치하였는데, 원고의 동의 없이 CCTV 영상을 확인하는 문제 등으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원고는 피고에게 불만을 품고 2020. 2. 2. 피고 병원 법인차량 주차장에 나사못 등을 뿌려 피고 법인차량의 타이어가 파손되었고, 2020. 2. 9.과 2020. 2. 18.에도 원고가 위 주차장에 나사못 등을 뿌려 피고 법인차량을 손괴하려고 하였다(이하 ’이 사건 손괴‘라 한다).

○

이에 관하여 피고는 수사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수사를 통해 이 사건 손괴가 원고의 행위임이 밝혀졌고, 이에 광주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직무대리는 2020. 4. 7. 원고를 재물손괴 및 재물손괴미수로 약식기소(벌금 50만 원)하였다.

○

피고는 2020. 3. 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를 결의하고, 2020. 3. 10.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징계결과통보서 및 해고통지서(이하 ’이 사건 해고통지서‘라 한다)를 원고에게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다.

○

이 사건 해고통지서와 동시에 피고는 2020. 3. 10.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통근차량 운행 계약 해지통지서(이하 ‘이 사건 계약 해지통지서’라 한다)를 발송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 14 내지 16호증, 을 제1 내지 4,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업무 특성상 휴무, 근무시간 등에 관한 예외가 있으나 다른 직원들과 동일하게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았고,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으며, 통근차량 운행 업무에 있어서 피고의 지시, 감독을 받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는 2020. 3. 7. 15:00경 인사위원회 참석에 관한 구두 통보를 받아 인사위원회에 참석을 하였으나 취업규칙의 안내를 받지 않아 충분한 소명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또한 이 사건 손괴의 피해자인 병원장, 이사장이 인사위원회에 포함된 것은 부당하고, 원고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근로기준법과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 예고 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 원고에 대한 해고는 절차적으로 위법하다. 이 사건 손괴로 인한 금전적 피해는 적고, 이로 인하여 업무상의 장애 또는 분쟁이 야기되어 병원에 불이익이 발생하였거나 재해의 발생 또는 병원 내 질서의 문란을 초래했다고 볼 수 없으며,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손괴를 이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은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부당하다. 원고의 차량 운행 중단을 요구해 온 피고가 이 사건 손괴를 빌미로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한 것에 불과하므로 해고무효의 확인과 2020. 3. 31.부터 복직 시까지의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통근차량을 운행해 왔을 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다.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주장을 할 것을 대비하여, 피고가 이 사건 계약 해지통지서의 발송과 동시에 인사위원회를 통한 징계 결의 및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발송하였을 뿐이지 원고를 근로자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거나,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3.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가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사실, 피고가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고를 결의하고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발송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2, 4, 17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최초 계약과 제1 변경 계약에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는 돈이 ‘급료-임대료’, ‘급료’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대금을 계좌이체하며 ‘급여’라고 표시한 사실, 피고가 원고의 급여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 사실에 더하여 갑 제2, 5, 6호증,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운행용역을 제공한 것으로 보일 뿐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이 사건 계약은 ‘통근차량 운행 계약’으로서,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의 통근차량 운행 업무의 내용이 정하여진 것이지 피고가 사용자의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원고의 업무를 정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계약은 출․퇴근 차량 운행 외에도 피고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의 운송 등을 운행 범위로 정하고 있는 점, 원고가 비교적 장기간 운행 업무를 지속해 온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출․퇴근 차량 운행 외에 피고의 요청에 따라 피고의 서류 등 전달을 위한 운송을 하거나 명절 등에 물품을 운송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의 이행 또는 호의에 따른 것으로 보일 뿐 이를 사용자의 지휘․감독에 따른 업무 수행이라고 볼 수 없다.

○

원고에게 피고의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이 적용된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별도의 휴일을 지정하지 않고 매일(1년 365일) 차량을 운행하였고, 1회 편도 운행 약 1시간을 기준으로 매일 6시간(왕복 3회) 가량 차량을 운행하는 등 일반적인 근로자에게 인정되는 근로시간, 휴일, 휴가 등이 전혀 적용되지 아니하였다.

○

원고는 자신이 소유한 차량과 피고 소유의 차량(12인승 스타렉스)을 교대로 이용하여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통근차량 운행 용역을 제공해 왔다. 이 사건 계약에서는 ‘원고의 사정으로 휴무하고자 할 경우 사전에 피고의 동의를 얻어 원고의 비용 부담으로 대리기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였고, 최초 계약과 제1 변경 계약에서는 ‘원고가 차량 운전자를 고용하여 통근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정하기도 하였다.

○

이 사건 계약에서 용역대금에 관하여 ‘매년 직원 급여인상과 동일하게 인상’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나 이는 용역대금 인상률에 관한 기준일 뿐이다. 또한 최초 계약, 제1 변경 계약이나 계좌 이체 내역에서 급료 또는 급여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관행적으로 사용해 온 표현으로 보일 뿐 피고가 원고를 근로자로 인정하여 이러한 용어를 사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

피고가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고를 결의하고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발송하였으나, 그와 동시에 이 사건 계약 해지통지서도 함께 발송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근로자라고 주장할 것을 대비하여 보완책으로 해고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일 뿐이다.

○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별도의 휴게공간이나 대기공간을 마련해 주지는 않았고, 원고는 차량 운행시간 이외에 대기시간에는 차량 내부 등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이며, 차량 운행에 있어서도 피고의 관리․감독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원고가 차량운행일지를 기록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으나 운행 상황에 대한 단순 보고로 보일 뿐 결재를 받거나 차량 운행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

원고는 피고와 협의하여 이 사건 계약의 내용(차량 운행 시간, 경유지 등)을 변경하기도 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19. 11.경 원고에게 제안한 계약 변경 요청을 원고가 거절하기도 하였다(원고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원칙적으로 피고가 원고의 근로 내용이나 방법 등을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다).

다.

확인의 이익 여부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피고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한데(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이상 근로자로서의 지위 회복은 불가능하므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에 관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4.

임금지급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에 어려우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임금지급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설령 원고의 이 부분 청구에 ‘이 사건 계약의 해지가 무효임을 전제로 용역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위 기초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와의 갈등을 이유로 이 사건 손괴 행위를 한 것은 이 사건 계약이 정한 해지사유(원고가 계약을 성실히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계약 해지가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용역대금의 지급 청구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5.

결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일호(재판장) 임영실 윤지수

각주1) 이 사건 계약에서 ‘버스 실소유자는 원고’라고 기재하고 있고, 최초 계약 제2조에서는 ‘을은 갑에게 25인승 이-카운티 전계약자(E) 차량을 인수(편의상 ’갑‘ 명의로 등록)하여 업무를 수행한다’고 정하였으며, 제2 변경 계약에서는 ‘차량 교체 시에는 구입가격의 67%는 갑이 33%는 을이 부담하도록 하며 사용연한이 경과한 차량의 매도금액 전액은 을에게 귀속한다’고 정하여 차량이 원고의 소유라는 전제로 피고가 차량 구매 비용을 보조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