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공동주택 건설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택조합으로, 2018. 1. 9. 광주광역시 남구청장<1>에게 광주 남구 C 외 9필지(이하 '이 사건 사업부지'라 한다)에 공동주택 283세대를 설립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하였으나, 남구청장은 사업부지경계에 정형화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완을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9. 4. 22. D 주식회사<2>와 사이에, '이 사건 사업부지 인근에 있는 광주 남구 E 외 2필지(이하 '이 사건 추가 사업부지'라 한다)에 관하여 대금 110억 원에 매수하되, 계약금은 피고의 임시총회에서 위 추가 사업부지를 매수하는 안건이 승인될 경우 본 계약 이행여부를 2개월 이내에 진행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위 매매계약에 관한 안건을 처리하고자 2019. 5. 2. 및 같은 달 30. 각 임시총회를 개최하려 하였으나, 모두 성원이 되지 않았다.
한편, 당시 피고의 조합장이던 F는 피고의 업무대행자였던 G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H<3>로부터의 차용금 및 G<4>에 대한 업무대행비 지급을 위한 공정증서를 발행하는 내용의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하고, 2019. 5. 3. H 등에게 위 차용금과 업무대행비 지급을 위한 공정증서<5>를 작성하여 주었다.
그런데 피고의 조합원들 중 109명은 2019. 6. 24. 법원에 조합장, 임원 해임 및 새 조합장, 임원 선임 안건의 임시총회소집허가 신청(광주지방법원 2019비합5021)을 하였는데, 법원은 2019. 8. 14. 위 신청에 대해 인용결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2019. 8. 30. 피고의 임시총회가 개최되어 조합장 및 임원 등을 해임하는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던 중, H 등이 위 각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이 사건 사업부지에 해두었던 가압류를 본압류로 전이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하였고, 피고는 H 등을 상대로 청구이의 및 채무부존재확인 등 소송(광주지방법원 2019가합60856, 57782)을 제기함과 동시에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하였으며, 2019. 12. 6.경 위 강제집행정지신청에 대한 담보로 71억 7,000만 원을 공탁하였다<6>.
피고는, 남구청장의 보완요구로 인한 이 사건 추가 사업부지 매입, H 등과의 분쟁 등으로 업무 추진에 어려움이 생겼고, 이에 2019. 12. 2.경 업무대행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하였는데, 주식회사 I, 주식회사 J<7>, 주식회사 K이 각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피고는, 2019. 12. 29. 이사회를 개최하여 위 3개 업체 중에서 업무대행사를 선정하는 대신, '원고를 직원으로 고용하고, 4년 기준 급여를 10억 원으로 정하되, 그 중 6억 원은 4년간 매월 분할하여 급여로 지급하고, 사업승인 후 피고가 신축한 아파트 전용면적 85m² 1채를 무상 분양하여 주는' 내용의 결의를 하고, 같은 날 아래 내용의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 및 인센티브 제공약정서(이하 '이 사건 약정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8>
피고는 2020. 1. 19. 이사회를 개최하여, '피고는 H 등에게 35억 원을 지급하고 H 등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며, H 등은 위 마.항 기재 가압류 및 경매를 취하하는 내용'으로 H 등과 합의하기로 결의하고, 다음 날 H 등과 위와 같은 내용을 기재한 합의 약정서<9>를 작성하였다.
한편 피고는, 2020. 4. 24. 이사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추가 사업부지 매수를 위해 원고를 채용하였으나, 원고가 D과 위 매수 협상을 하지 못하였고, 위 사업부지 매수를 위해 J를 업무대행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고, 2020. 4. 27. 원고에게 '변호사법 34조 및 근로기준법 제15조 위반에 따른 근로계약 무효 등'을 사유로 해고통지(이하 '이 사건 해고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내지 12, 15 내지 19, 22 내지 24, 2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증인 O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이 사건 근로계약상 계약기간의 종기는 피고의 청산일임에도 피고는 계약기간 도중에 원고를 일방적으로 해고를 하였고, 원고는 변호사법 제34조 및 근로기준법 제15조를 위반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가 내세우는 해고사유가 없으며, 원고는 이 사건 추가 사업부지 매수를 장담한 적이 없으므로 원고가 위 부지를 매수하지 못하였다는 해고사유 역시 이유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사유는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해고사유도 아닌바, 결국 이 사건 해고통지는 무효이다.
피고
원, 피고 사이의 계약의 실질은 고용계약이 아니라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는 위임계약인바, 이 사건 해고통지는 위임계약의 해지로서 적법하다.
판단
원,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판단
기초사실, 갑 제30호증, 을 제4, 7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피고는, H 등과의 분쟁 및 이 사건 추가 사업부지 매입 등 업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업무대행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 및 여러 업체들의 입찰 참여 의사까지 받은 상태였던 반면, 다른 조합 업무 수행을 위해 추가로 직원을 고용할 필요성은 전혀 없던 상황이었는바, 그렇다면 피고가 별도의 업무대행사를 선정하는 대신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업무대행사로서 해야 할 업무, 특히 H 등과의 분쟁 및 이 사건 추가 사업부지 매입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사무를 위탁하기 위함이라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10>
◯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원고의 업무는 '조합 전반적인 업무 및 각종 소송업무 진행', 원고의 임금은 '소송건이 마무리되어 담보공탁금이 회수되면, 즉시 7,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사업승인을 완료한 경우, 즉시 7,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다'<11>고 각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약정서에 '업무대행사를 선정하고자 3곳의 입찰을 받았는바 본 사업장 업무대행수행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그 동안 동 조합의 업무를 추진하였던 원고를 채용하였으며, 사업승인을 득하였을 경우 인센티브를 다음과 같이 지급하기로 한다', '4. 4가지 소송관련 자료를 모두 수집하여 고용계약 작성 후 제출하기로 한다. 5. 형사소송을 진행하나, 민사소송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필요하면 횡령금액의 환불을 조건으로 형사소송의 취하 및 탄원서를 작성한다. 6. 2020. 1. 14. 남구청 보완서류제출에 용역업체와 협력하여 제출하기로 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또한 당시 피고는, 조합장에게 400만 원, 직원에게 200만 원을 월 급여로 지급한 반면, 원고에게는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들이 제시한 금액을 기준으로 삼아 4년간 6억 원과 별도 인센티브까지 지급하기로 하였다. 결국 위에서 본 원, 피고 사이의 약정 내용, 피고에게 지급하기로 한 보수산정 기준, 규모 및 지급 방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서 및 약정서에 기재된 피고에 대한 '임금' 및 '인센티브' 명목의 돈은 원고의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라기보다, 원고가 H 등과의 분쟁, 이 사건 추가 사업부지의 매입 문제 해결 및 사업승인 업무 처리를 수행하는 것에 대한 보수라고 판단된다.
◯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고 이러한 내용을 조합장에게 보고하거나 그 내용을 공유하였다 하더라도, 위임관계에서도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을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전말을 보고하여야 한다(민법 제683조)는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 피고를 근로관계로 단정지을 수는 없고,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을 적용 받았다거나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별도의 규정이나 지침을 두고 그 준수를 요구하였다는 사정도 없는바, 결국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통상적으로 사무 처리의 상황을 알기 위해 보고 받는 정도를 넘어서 상시적으로 구체적 업무지시를 하거나 원고의 근태를 관리하는 등 종속관계라 볼 수 있을 정도의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P의 직원이었기 때문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당사자를 '원고(또는 M)'으로 기재하였고, 실제로 피고의 근로자로 등재되어 4대 보험을 가입한 것도 M인 점, 피고가 원고의 겸업을 금지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위임한 사무 처리의 결과가 중요하였을 뿐, 이 사건 근로계약서 상의 당사자나 4대 보험 가입명의자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전속성의 정도도 일반적인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
◯ 주택조합의 업무를 대행하기 위해서는 주택법상<12> 일정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데, 원고는 해당 자격을 갖추지 못한 피고에게 업무대행을 위임하기 위해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원고를 고용하는 형태의 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해고통지의 적법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실질은 위임계약이라 판단한 이상, 이 사건 해고통지는 위임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로 보아야 하고, 위임계약은 자유롭게 해지가 가능<13>하므로, 이 사건 해고통지는 적법한바, 따라서 원, 피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봄메(재판장) 이신애 김경중
각주1) 이하 ‘남구청장’ 또는 ‘남구청’이라 한다.
각주2) 이하 ‘D’이라 한다.
각주3) 이하 ‘H’이라 한다.
각주4) 이하 H과 G를 통칭할 때 ‘H 등’이라 한다.
각주5) L공증인합동사무소 작성 2019년 제660호, 제661호
각주6) 갑 제9호증의 1, 2
각주7) 이하 ‘J’라 한다.
각주8) 원고의 배우자이다.
각주9) 갑 제17호증
각주10) 실제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다른 사무직원 등의 근로계약서와 그 형식이나 내용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각주11) 실제로 원고는 피고와 H 등 사이의 분쟁이 마무리 된 후 피고로부터 7,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각주12) 주택법 제11조의2(주택조합업무의 대행 등) ① 주택조합(리모델링주택조합은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및 주택조합의 발기인은 조합원 모집 등 제2항에 따른 주택조합의 업무를 제5조제2항에 따른 공동사업주체인 등록사업자 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본금을 보유한 자 외의 자에게 대행하게 할 수 없다. 1. 등록사업자. 2.「공인중개사법」제9조에 따른 중개업자. 3.「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제102조에 따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4.「부동산개발업의 관리 및 육성에 관한 법률」제4조에 따른 등록사업자. 5.「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탁업자. 6. 그 밖에 다른 법률에 따라 등록한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
각주13) 민법 제689조(위임의 상호해지의 자유) ①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