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01. 9. 7.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에 입사하였다.
피고는 신문 발행 및 판매를 영업으로 하는 주식회사로, 2006. 3. 23.경 C와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임금 및 차용금 미지급
피고는 2011. 6.부터 2016. 10.까지 원고에게 임금 합계 72,881,170원을 미지급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예수금 명목으로 2016. 12. 9.까지 합계 141,625,624원을 대여하였고, 피고로부터 합계 44,420,000원만을 변제받았다. 피고가 원고에게 변제하지 않은 금액은 97,205,624원(=141,625,624원-44,420,000원)이다.
D 주식회사의 피고 경영권 인수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는 2017. 5.경 피고 및 피고 대표이사 E와 사이에, 피고의 발행주식 20,000주 전부를 피고 대표이사 E로부터 2억 원에 양수하기로 하는 경영권 양수도에 관한 합의(이하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 합의와 관련하여, 피고와 E는 2017. 5. 31.까지 발생한 피고의 모든 채무를 부담하기로 하였으며, E는 당시 피고가 부담하고 있던 채무 합계 4,084,562,241원을 각 채권자들과 1,026,135,775원으로 합의하여 정리하겠다는 내용의 ‘미지급금 정리(안)’을 작성하였다. 위 ‘미지급금 정리(안)’에 첨부된 미지급내역서에는 원고의 미지급 급여가 170,086,794원으로, 지급예정액은 위 돈의 10%인 17,008,680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의 미지급 임금 등 포기 합의 및 사직서 제출
한편, 원고는 2017. 5. 10.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이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수령을 포기하는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17,008,68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7. 5. 24. ‘상기인은 일신상의 이유로 인하여 2017. 5. 31.자로 사직 코저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서(이하 ‘1차 사직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근로계약의 체결 및 채권포기각서의 제출
원고는 2017. 6. 1.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17. 6. 1.부터 업무종료일(퇴사일)까지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9. 3. 14. 피고에게, 피고에 대한 채권액 97,205,624원 전부의 권리를 포기하며, 이후 위 채권과 관련한 어떠한 민·형사상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채권포기각서(이하 ‘이 사건 채권포기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원고의 2차 사직서 제출 및 퇴사
원고는 2020. 6. 30. 피고에게 ‘상기 본인은 회사의 사직권고로 사직서를 제출합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서(이하 ‘2차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고, 피고를 퇴사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7. 6. 1.부터 2020. 6. 30.까지의 근로기간에 관하여 산정한 퇴직금 10,202,578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퇴직금 청구
원고가 퇴직금의 수령을 포기하기로 한 이 사건 합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위반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이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게 2001. 9. 7.부터 2020. 6. 30.까지의 계속근로기간에 관하여 산정한 퇴직금 62,257,472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계속근로기간을 2017. 6. 1.부터 2020. 6. 30.까지로 하여 산정한 퇴직금 10,202,578원만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52,054,894원(=62,257,472원-10,202,57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대여금 청구
원고는 피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 97,205,624원을 포기하는 대신, 정년인 60세까지 피고에서 근속하면서 총무국장의 신분과 월 급여 3,344,000원을 보장받기로 하고 이 사건 채권포기각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의 권고사직 압박에 의하여 2020. 6. 30. 퇴직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이 사건 채권포기각서는 착오, 사기, 강요에 의해 작성된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의 송달로써 대여금 채권 포기의 의사표시를 취소하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대여금 97,205,624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퇴직금 청구에 관한 주장
피고의 총무국장이었던 원고는 경영위기 상황에 놓여 있던 피고가 D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경영권 양수도 합의의 성사와 고용승계를 위해 스스로 퇴직금을 포기하고, 2017. 5. 31.자로 퇴사한 후 2017. 6. 1. 재입사한 것이다. 따라서 2017. 5. 31.까지의 퇴직금을 포기하기로 한 이 사건 합의는 유효하고, 원고의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원고는 2017. 5. 31. 퇴사한 후 3년이 경과한 2020. 9. 9.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하였으므로, 원고의 2001. 9. 7.부터 2017. 5. 31.까지의 근로기간에 관한 퇴직금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대여금 청구에 관한 주장
원고는 위 1)의 가)항과 같은 이유에서, 피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대여금 채권 합계 170,086,794원(=미지급 임금 72,881,170원+미지급 대여금 97,205,624원) 중17,008,680원만을 지급받기로 하고, 나머지 153,078,114원은 포기하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원고는 2019. 3. 14. 이 사건 채권포기각서를 작성하여, 피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 97,205,624원을 포기하기로 하는 의사표시를 명확히 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정년인 60세까지 근속을 보장한다고 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는 위 채권 포기의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없다.
판단
퇴직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근로관계 단절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자가 자의로 사직서를 제출하여 중간퇴직한 이상 적어도 퇴직금 계산의 기초가 되는 근로관계에 관한 한 그때까지의 근로계약관계는 위 퇴직일로서 일단 종료되었다고 볼 것이고 그 퇴직의 의사표시가 자의나 진의가 아니었다는 사정은 이를 근로자들이 입증하여야 할 것이고(대법원 1992. 9. 14. 선고 92다17754 판결, 1992. 5. 22. 선고 92다2295 판결 참조), 근로자들이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선택에 따라 중간퇴직을 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 그 근로자들과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는 그 중간퇴직에 의하여 일단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근로자들의 퇴직의 의사표시를 통정허위표시 또는 비진의표시로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6. 4. 26. 선고 95다2562, 2579 판결 참조).
원고가 피고에게 2017. 5. 31.자로 사직한다는 내용의 1차 사직서를 제출하고, 2017. 6. 1. 피고와 새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일부만을 지급받고 나머지를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나 1차 사직서의 제출이 원고의 자의나 진의가 아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미지급 금원의 일부인 17,008,680원을 수령한 점, 원고는 2017. 6. 1.부터 2020. 6. 30.까지를 계속근로기간으로 하여 산정한 퇴직금 10,202,578원을 별다른 이의 없이 수령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선택에 따라 피고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2017. 5. 31.자 사직의 의사표시로써 일단 종료되었고, 미지급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2001. 9. 7.부터 2020. 6. 30.까지가 아닌, 2001. 9. 7.부터 2017. 5. 31.까지라고 보아야 한다.
퇴직금 포기 약정의 유효 여부에 관한 판단
퇴직금은 사용자가 일정 기간을 계속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띤 금원으로서 구체적인 퇴직금청구권은 근로관계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발생하고,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 25502 판결, 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합의는 원고의 최초 근로관계가 2017. 5. 31.자로 종료되기 전인 2017. 5. 10. 있었고, 원고는 위 퇴직일 이전인 2017. 5. 25.까지 미지급임금 및 퇴직금의 일부를 지급받기로 하고 나머지 금액의 수령을 포기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 중 원고가 퇴직금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한 부분은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2001. 9. 7.부터 2017. 5. 31.까지의 근로기간에 관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멸시효 완성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퇴직금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퇴 직금을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10조). 원고가 피고에게 1차 사직서를 제출하여 2017. 5. 31.자로 근로관계가종료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2001. 9. 7.부터 2017. 5. 31.까지의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위 사직일인 2017. 5. 31.부터 기산된다. 원고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0. 9. 9.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2 001. 9. 7.부터 2017. 5. 31.까지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대여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2016. 12. 9.까지 피고에게 합계 141,625,624원을 대여해주고 피고로부터 합계 44,420,000원만을 변제받아, 피고가 원고에게 변제하지 않은 대여금 채권액이 97, 205,624원(=141,625,624원-44,420,00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에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권 170,086,794원에 위 대여금 채권이 포함되어 있다고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위 170,086,794원은 당시까지의 미지급 임금 채권 및 위 대여금 채권을 합한 금액(=미지급 임금 72,881,17 0원+미지급 대여금 97,205,624원)과 일치하는 사실, 원고는 2019. 3. 14. 피고에게 피고에 대한 97,205,624원의 채권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채권포기각서를 제출하였는데, 위 각서상의 채권액 97,205,624원은 위 대여금 채권액과 동일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보면, 원고는 이 사건 합의 및 이 사건 채권포기각서를 통해 피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 97,205,624원을 지급받을 권리를 포기하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위 대여금 채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원고에게 정년인 60세까지 근속을 보장하기로 약정했다거나, 이 사건 채권포기각서가 원고의 착오나 피고의 사기 내지 강요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채권포기각서에 따른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 포기의 의사표시는 유효하고, 위 채권포기 의사표시의 취소를 전제로 한 원고의 대여금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인경(재판장) 차유나 오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