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1. 11. 24. 선고 2020나6984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179,23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9. 23.부터 2021. 11. 24.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항소와 당심에서 확장한 청구 및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9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광주 북구 C에서 ‘D’이라는 상호로 고물상(이하 사업장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언어장애 3급으로 2013. 4. 1.경부터 2017. 9. 23.경까지 약 4년 5개월간 위 사업장에서 숙식하면서 재활용품의 분류 등 업무를 해 온 사람이다.

나.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행한 업무는 ① 1주일에 2~3회, 회당 10분 정도의 사무실 청소, ② 사업장에서 기르던 개에게 밥을 주거나 개 우리 청소하기, ③ 5대의 빈수레를 사업장 밖으로 꺼내 놓기, ④ 1일 3회 정도 할머니들이 작은 수레에 싣고 온 폐자원을 하차(1분 정도, 손으로 직접 들어 올리는 폐자원의 무게는 몇 백 그램 정도)하고 분류하기(매일 5~10회 정도 일반 고객이 들고 오는 폐지 등 분류, 책은 무게 10kg 정도를 들기도 함), ⑤ 2주에 1회 정도 폐자원 중 냄비 등에 달린 손잡이 분리하기(약 1~2시간 소요), ⑥ 1개월에 2~3회 정도 폐자원 수거하기(차량 이동 40분, 상차 30분, 하차 10분 소요), ⑦ 2~3개월에 1회 정도 폐자원 중 전선을 길이 1미터 정도로 절단하고 피복이 벗겨진 전선에서 구리 빼내기(약 5시간 소요), ⑧ 1일 평균 30분 정도 알루미늄 캔 분류하기(1일 평균 작업량은 6kg 정도 무게의 비닐봉지 1개 분량), ⑨ 빈수레를 사업장 안으로 들여놓기 등으로, 원고는 평일 08:00경부터 18:00경까지 사이에 위 업무를 수행하였다(업무상질병판정서에 의함).

다.

원고는 병원에서 2016. 10. 31. 양쪽 원발성 무릎 관절증으로, 2016. 11. 5. 기타 원발성 무릎 관절증으로 각 진료를 받았고, 2017. 9. 23.에는 우측 무릎 화농성 관절염,좌측 기타 원발성 무릎 관절증, 우측 기타 원발성 무릎 관절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진단받았다.

라.

피고는 2017. 9. 23. 이전에 원고가 다리를 조금씩 절거나 비오는 날 통증 등의 증상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원고는 2017. 9. 23. 오전 9시경 피고에게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하였으나, 피고는 원고를 즉시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는 원고의 동생에게 연락하여 증상을 얘기하였고, 원고 동생의 조치로 구급차가 피고의 사업장에 도착하였으나, 피고는 구급차를 돌려보냈으며, 원고 동생의 거듭되는 조치로 비로소 원고는 당일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부위에 대하여 병원에서 2017. 9. 25. 우측 슬관절 화농성관절염 수술을, 2017. 11. 8. 골시멘트 수술제거술 및 관절수동제동술을, 2019. 10. 7. 우측슬관절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각 시행받고, 위 상병 부위 입원진료비 등으로 2019. 10. 6.부터 2019. 10. 21.까지 사이에 본인부담금 905,490원을, 2021. 1. 31.부터 2021. 2. 10.까지 사이에 본인부담금 486,810원 등 합계 1,392,300원을 지출하고, 2021. 1. 31.부터 2021. 2. 5.까지의 간병비로 400,000원을 지출하였다.

바.

근로복지공단은,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2019. 1. 17. 원고에 대하여 한 “원고가 요양급여 신청한 상병 명 ‘우측 무릎 화농성 관절염, 기타 원발성 무릎 관절증(좌측), 기타 원발성 무릎 관절증(우측)’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다”는 판정을 근거로 삼아, 원고가 약 4년간 피고의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무릎을 굽히고 쪼그려 앉는 자세로 재활용품 분류 등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이 사건 상병이 악화되었다고 보고 위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판단하였다.

사.

근로복지공단은 원고의 이 사건 상병과 관련하여 2017. 9. 23.부터 2021. 10. 8.까지 요양급여 18,294,270원, 휴업급여 85,561,950원 등 합계 103,856,220원을 부담하였다.

아.

원고에 대한 최초요양신청 의료기관인 G병원은 2021. 1. 4. 원고의 이 사건 상병부위에 대하여 “우측 슬관절의 관절운동 제한(증상 고정된 상태)”으로 진단하였으나, 장해율은 제시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7(일부), 9 내지 12, 14, 16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 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가지고 있던 과거 상병이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더욱 악화된 것으로서 원고의 신체 및 건강 상태 등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원고의 업무 또는 근무환경을 단순반복적인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으로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다소 소홀히 함으로써 안전배려의무 등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고, 이와 같은 피고의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이 어느 정도 악화되었다고 할 것인바,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이 악화됨으로써 원고가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이에 반하는 취지로 하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만, 위에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평소 주말에 상경하여 원고의 동생을 만나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고, 이 사건 상병 진단일 이전에 이미 병원에서 양쪽 원발성 무릎 관절증 등으로 진료를 받는 등으로 이 사건 상병의 악화를 방지하거나 미리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행한 업무가 대체로 단순반복적인 것이긴 하나 일과시간에 매일 지속적으로 행한 업무로 보이지는 아니한데다가, 그 업무가 원고의 신체나 건강 상태에 비추어 무리한 것이었다면 원고 스스로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알리고 업무 경감을 요청하는 등으로 피고로 하여금 적극적인 보호의무 이행을 촉구할 수 있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았거나 미흡하였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는바(원고가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달리 보이지 아니하다), 이러한 원고의 소극적인 행동 또한 이 사건 상해가 악화되는데 큰 원인이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상병이 원고가 가진 기존 상병이 악화된 것이라는 점을 포함하여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10%로 제한한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기왕치료비 : 139,230원(= 1,392,300원 × 10%)

2)

개호비 : 40,000원(= 400,000원 × 10%)

3)

위자료 : 3,000,000원[원고의 이 사건 상병이 악화된 경위, 사후 경과 및 상태, 원고의 나이(1955년생),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장해율이 명확히 드러나지는 아니한 점, 원고와 피고의 책임비율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함]

다.

소 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3,179,230원(= 139,230원 + 40,000원 +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상병 진단일인 2017.

9. 2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1. 11. 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항소와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의 청구 및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진희(재판장) 박정운 정영하

각주1) 원고는 언어장애 3급으로 판정받았을 뿐으로 정신질환이 있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은 없고, 다만 평균인보다 판단능력이 약간 떨어지는 정도이다(을 제3호증에는 “원고가 혼자서 물건을 사거나 야구를 보러 가고 한 달에 평균 2번 정도 서울에 있는 동생을 만나기 위해 혼자서 서울로 올라가는 등 일상적인 생활은 유지하고 있고, 피고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과 관련하여 제출한 취하서에 대하여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의 취하서라는 점은 알고 있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하였으며, 원고의 동생 또한 수사기관에서 원고는 정신장애는 없고 일반인보다 판단력이 약간 떨어진다고만 진술하였고, 원고가 특별한 지체장애를 가진 것으로 볼 만한 자료는 없다”는 취지로 되어 있다).

각주2)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이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발병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아래 각주 3)의 사정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려운데다가,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기 시작할 무렵 비교적 건강한 신체 상태였다면 피고의 사업장에서 수행한 원고의 업무가 원고의 신체 또는 건강상 무리한 작업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각주3) 업무상질병판정서(갑 제1호증)에는 (원고에게) “방사선 촬영에서 심한 퇴행성 슬관절염이 있다”, “원고의 이 사건 상병 중 기 타 원발성 무릎 관절증은 상당히 심한 골관절염 소견으로 단기간 발생되기 어려우나 원고가 수행한 업무가 상병 악화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사료되며, 우측 무릎 화농성 관절염은 골관절염 치료과정 등의 이유로 이차적으로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정형외과 측 의견이 있었고, 원고는 무릎 부담 작업에 종사하여 과거 상병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는 인간공학과측 의견이 있다”는 취지로 되어 있는바,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피고의 사업장에서 비로소 발병한 것이라기보다는 원고가 가 지고 있던 과거 상병이 악화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각주4)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는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사용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8다270876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