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한 것이 아니므로,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또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변경이 불이익 변경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는 경우 그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18072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일부를 이루는 급여규정의 변경이 일부의 근로자에게는 유리하고 일부의 근로자에게는 불리한 경우 그러한 변경에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요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또 이러한 경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우며, 같은 개정에 의하여 근로자 상호간의 이, 불리에 따른 이익이 충돌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개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3다1893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취업규칙은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도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취업규칙은 상여금으로 ‘기본급의 500%’를 지급하던 것에서 ‘기본급을 기준으로 300% 이하’를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되었고, 삭감된 상여금에 해당하는 금액(기본급의 200%)은 기본급으로 전환되었다. 위 변경과 함께, 근로자들이 지급받아왔던 복지수당, 기능수당, 현장수당, 본인수당, 생산장려수당, 가족수당 등 각종 수당이 삭감되었고, 삭감된 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은 기본급으로 전환되었다. 그 결과 근로자들이 2018년에 지급받게 된 총 급여 액수는 일응 2017년에 지급받았던 총 급여 액수보다 증액된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798쪽). 그런데 근로자들은 근속연수에 따라 1만 원씩 가산하여 지급하는 근속수당을 매월 지급받고 있는바(증거기록 799쪽 내지 820쪽),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에 따른 급여의 증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2018년의 총 급여에서 위와 같이 가산된 근속수당 금액만큼을 제외해야 한다. 근속수당 가산액 12만 원(=1만 원×12개월)을 2018년의 총 급여에서 제외하는 경우, 아래 표와 같이 근로자 I, J, D, K은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에 따라 2018년에 지급받게 된 총 급여가 2017년의 총 급여에 비해 삭감된 것으로 보인다(아래 표의 ④항의 금액이 ①항의 금액보다 작다). 따라서 위 근로자들에 관하여는 이 사건 취업규칙의 상여금 규정이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결국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개정은 근로자 모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이 이 사건 취업규칙을 변경한 이유는 2018년도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적 부담으로 인하여, 임금구성항목을 조정함으로써 기본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함이었다. 이에 피고인은 토요일을 유급휴일에서 무급휴일로 변경함으로써 소정근로시간을 240시간에서 209시간으로 축소하였고, 상여금 액수를 기본급의 500%에서 기본급의 300%로 감축하였으며, 감축된 상여금 액수(기본급의 200%)를 기본급에 산입함으로써 2018년도의 기본급이 해당년도의 최저임금을 상회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사용자가 기본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기본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실제 근무형태나 근무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 위해 유급휴일이던 토요일을 무급휴일로 변경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불이익하다고 볼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변경이 없었다면 근로자들로서는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라 더 많은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을 위해 2018. 3.말경에서 2018. 4.초경까지 C의 근로자들에게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여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한 동의를 받고자 하였으나, 제2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의 반대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 한편, C 경영관리사업부의 2018. 3. 8.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체계 개선 방안’에 의하면, 피고인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경영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임금체계를 개편하기로 했고, 최저임금에 일부 상여금 항목을 산입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밝히고 있다. 위 대응방안의 장점으로는 ‘낮은 기본급 비중 상승’을, 단점으로는 ‘취업규칙 개정에 따른 근로자 동의 필요’를 들고 있다. 이와 같이 피고인 역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것은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측면이 있고, 취업규칙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호(재판장) 오정민 강여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