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2. 20.부터 2022. 8. 1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금속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그 산하에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의 근로자들 14명로 구성된 광주전남지부 E 지회(2018. 6. 17. 설치됨, 이하 ‘원고 지회’라 한다)를 두고 있다. 피고 B 노동조합(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2018. 7. 17.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D의 근로자들 35명이 가입하여 있고, 피고 C는 피고 노동조합의 위원장이다. D은 120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운송용역업, 고철처리 및 인력용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여 피고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정해졌다. 피고 노동조합은 D과 사이에 2018. 11. 30. 2018년 단체협약을, 2018. 12. 1. 2018년 임금협정을, 2019. 9. 24. 2019년 임금협정을, 2019. 12. 20. 2020년 임금협정을, 2021. 1. 29. 2020년 단체협약 및 2021년 임금협정을 각 체결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협약’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 및 판단
원고 주장(청구원인) 요지
피고들은 아래와 같이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위자료 5,000만 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
피고들은 이 사건 각 협약 체결 과정에서 교섭요구안에 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 교섭진행 과정에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 교섭종료 후 협약체결 과정에서 잠정합의안에 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 및 교섭종료 후 협약 송부의무의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
내용적 공정대표의무 위반
피고들은 합리적 이유 없이 2018년 및 2020년 단체협약에서 피고 노동조합의 창립기념일만을 유급휴일로 정함으로써 교섭대표노조에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는 내용에 있어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하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교섭의 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는 단체협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단체교섭 과정에서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절차적으로 차별하지 않아야 할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은 단체교섭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적정하게 이행하기 위하여 소수노동조합을 동등하게 취급함으로써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과 관련하여 필요한 정보를 적절히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할 의무 등을 부담한다. 다만 단체교섭 과정의 동적인 성격 및 실제 현실 속에서 구현되는 모습, 노동조합법에 따라 인정되는 대표권에 기초하여 교헙대표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교섭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재량권 등을 가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이러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사정을 아울러 고려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소수노동조합에 대하여 일체의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고, 단체교섭의 전 과정을 전체적ㆍ종합적으로 살필 때 소수노동조합에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고 인정되는 경우와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때에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과정에서 중요한 사항인 잠정합의안에 대하여 자신의 대의원들에게만 이를 알리고 대의원회의 결의절차를 거쳤을 뿐 소수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잠정합의안 마련사실을 알리거나 이에 대하여 설명하고 그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은, 단체교섭의 전 과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함으로써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다26258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부분 (교섭종료 후 협약체결 과정에서 잠정합의안에 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 위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 내지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과 변론 전체 취지에 의하면 피고들이 잠정합의 안 마련 전에 원고 지회에게 단체교섭과 관련된 일부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한 사실은 인정되나, 갑 제13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과 변론 전체 취지에 의하면, 피고들은 2020년 단체협약 및 2021년 임금협정 체결을 제외한 나머지 각 협약 체결 당시 원고 지회에 대해서는 잠정합의안 마련사실을 알리거나 이에 대하여 설명하고 그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원고 지회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함으로써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이 부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이 부인되는 부분 (나머지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 주장)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노동조합이 D과 사이에서 이 사건 각 협약 체결 당시 원고 지회를 상대로 교섭요구안에 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 교섭진행 과정에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 교섭종료 후 협약 송부의무에 관하여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누락하거나 거치지 않는 등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함으로써 원고 지회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공정대표의무의 위반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내용적 공정대표의무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4,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18년 및 2020년 단체협약 제22조 제4항에서 피고 노동조합의 창립기념일(7월 17일)이 유급휴일로 지정된 사실은 인정되나, 그 지정 과정에서 원고 지회를 상대로 한 설명이나 의견수렴 절차 등의 참여가 배제되었다는 점에 대한 주장․입증이 없는 이상,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공정대표의무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공정대표의무의 위반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와 피고들의 관계, 피고들의 공정대표의무 위반의 내용과 경위 및 결과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들이 원고에게 배상할 위자료의 액수를 3,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2021. 2. 20.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8.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