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7. 3. 20.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을 분할하여 매월 지급하되, 분할하여 지급하는 퇴직금은 피고가 부담하여야 하는 4대 보험료, 근로소득세 등을 원고가 대신 납부하는 방법으로 지급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4대 보험료, 근로소득세 등 합계 69,903,190원을 피고를 대신하여 납부하였으나, 피고는 진정을 통하여 원고로부터 퇴직금으로 26,931,683원을, 연차미사용수당으로 3,413,124원을 각 지급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원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피고를 대신하여 납부한 위 69,903,19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피고가 2021. 3. 16.까지 근무하고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하여 1,100만 원을 지급하였으나, 피고는 2021. 2. 1.부터 2021. 2. 16.까지 근무하고 2021. 3. 5. 퇴직하였으며 원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위 1,100만 원에서 피고가 근무한 2021. 2. 1.부터 2021. 2. 16.까지의 기간에 대한 임금 2,933,340원을 공제한 8,066,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합계 77,969,190원(= 69,903,190원 + 8,066,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69,903,190원 및 그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에 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4, 11호증, 을 제1호증의 1, 을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의 정식 직원으로 근무한 2017. 3. 20.부터 2021. 3. 5.까지의 기간 동안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4대 보험료, 근로소득세 등을 원고가 피고 대신 납부하였고, 피고가 위 기간 동안 원고로부터 정액의 돈(월 700만 원, 월 500만 원, 월 550만 원)을 임금으로 지급받았던 사실, 피고가 원고로부터 퇴직금으로 26,931,683원을, 연차미사용수당으로 3,413,124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을 매월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작성된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와 연봉근로계약서(을 제3호증)에 모두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되, 이를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4대 보험료, 근로소득세 등을 원고가 대신 납부하는 방법으로 지급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없는 점, ② 연봉근로계약서(을 제3호증) 제6조 제1항 연봉총액란에 ‘퇴직금 별도’로 기재되어 있고, 같은 조 제3항에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 관계법령 및 취업규칙 등 병원규정에 따라 지급한다’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원고에게 유리한 사실에다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보태어 보아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을 매월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실질적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18다244877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을 매월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지급받은 퇴직금이 26,931,683원인 반면, 원고가 납부한 피고의 4대 보험료, 근로소득세 등이 합계 69,903,190원인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대납한 위 69,903,190원이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실질적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퇴직금 포기(선지급)에 관한 약정과 근로소득세 등 대납에 관한 약정 사이에 성질상 또는 약정상으로 대가적인 관계가 존재하고, 퇴직금 포기(선지급)에 관한 약정이 무효로 되는 경우에는 근로소득세 등 대납에 관한 약정이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한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그리고 퇴직금 포기(선지급)에 관한 약정이 무효로 됨으로써 원고가 피고에게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 근로소득세 등 대납에 관한 약정의 효력도 상실되어 원고가 대납한 근로소득세 등을 피고가 부당이득금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본다면, 이 사건과 같이 근로기준법에 위배되는 퇴직금 포기(선지급)에 관한 약정을 체결한 근로자로서는 퇴직금 청구를 할 수 없게 되므로 퇴직금 포기(선지급)에 관한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결과로 되어 사용자에 대하여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제도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게 된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5다34469 판결 등 참조).
백번 양보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고 그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4대 보험료, 근로소득세 등을 대신 납부하기로 한 약정 또한 소급하여 무효가 된다고 할 수도 없다.
결국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8,066,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에 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21. 2. 26. 원고에게 퇴직일자를 2021. 3. 16.로 기재하여 사직서(갑 제3호증)를 제출하였고, 원고가 같은 날 피고에게 1,1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피고가 위 사직서에 기재되어 있는 퇴직일자와 다르게 2021. 3. 5. 원고 병원에서 퇴직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위 증거들 및 갑 제5호증, 을 제1호증의 2, 을 제2,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1. 2. 16. 피고에게 2021. 2. 17.부터 2021. 3. 16.까지 정직명령을 한 사실, 피고가 2021. 2. 26. ‘사직서를 작성하기 위하여 원고가 운영하는 병원에 갔는데, 피고의 짐을 동의 없이 사무실에서 복도로 빼놓고 다른 의사가 진료를 보고 있다’며 112 신고를 한 사실, 위 사직서에 원고 직원이 ‘21. 2. 17. ~ 3. 16. 무급휴가 중 1.5개월을 유급으로 처리지급함 금액 11,000,000원 중 8,250,000원 포함됨’, ‘※ 21.
3. 5. 11:19 통화녹음 21. 3. 5. 면허, 4대 보험 상실 처리 요청함’을 각 가필하고, 사직일자란 ‘2021. 3. 16.’을 ‘2021. 3. 5.’로 수정한 사실, 피고에 대한 소득자별근로소득원천징수부에 피고의 퇴사일이 2021. 3. 5.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② 원고의 정직명령, 유급휴가 처리에 의하여 피고가 2021. 2. 17.부터 2021. 3. 16.까지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 점, ③ 게다가 사직서 제출 당시 원고가 피고를 대신할 한의사를 고용하여 그 한의사가 이미 진료를 보고 있었던 점, ④ 원고의 직원이 피고가 작성하여 제출한 사직서의 퇴직일자 ‘2021. 3. 16.’을 ‘2021. 3. 5.’로 수정하였고, 원고가 피고에 대한 소득자별근로소득원천징수부에 피고의 퇴직일을 2021. 3. 5.로 기재하였던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앞서 인정한 원고에게 유리한 사실에다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더하여 보더라도, 피고가 2021. 2. 17.부터 2021. 3. 16.까지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 법률상 원인 없이 위 8,066,000원 상당의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위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성준
각주1) 1,000원 미만의 돈은 원고가 청구하지 않고 있다.
각주2) 당시 피고의 임금은 월 550만 원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