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징역 10월에, 피고인 B, C, D, E를 각 징역 6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단3928
판결선고
2022. 10. 5.
범죄사실
[기초사실 및 피고인들의 지위]
주식회사 F(이하 ‘F’이라고 한다)은 광주 광산구 G에서 상시근로자 450여명을 고용하여 자동차 부품 제조ㆍ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위 주소지에 하남공장(본사)을, 광주 광산구 H에 I공장을, 광주 광산구 J에 자회사인 주식회사 K를, 평택시 L에 자회사인 주식회사 M를 각 두고 있다.
2020. 1.경 당시 피고인 A는 F의 제조기술총괄사장으로서 생산 분야 업무를 총괄하며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ㆍ근태 등 노무를 관리하고 근로자들에 대한 업무상 명령ㆍ지휘감독권을 부여받아 행사하는 등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사람이고, 피고인 B는 F의 하남공장 산하 생산관리팀의 팀장과 광주공장(하남공장, I공장, K를 포괄하는 개념)장을 겸임하면서 F 광주공장의 생산 분야 업무를 총괄하며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ㆍ근태 등 노무를 관리하고 근로자들에 대한 업무상 명령ㆍ지휘감독권을 부여받아 행사하는 등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사람이고, 피고인 C은 F의 품질보증사업부 상무이사로서 품질 분야 업무를 총괄하며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ㆍ근태 등 노무를 관리하고 근로자들에 대한 업무상 명령ㆍ지휘감독권을 부여받아 행사하는 등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사람이고, 피고인 D은 F의 경영관리사업부 산하 인사총무팀의 팀장으로서 채용ㆍ인사ㆍ총무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고, 피고인 E는 F 하남공장 및 I공장 차체반 업무를 총괄하며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ㆍ생산라인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범죄사실]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F 하남공장 차체2반 반장인 N이 F 내에 O단체 P노동조합 산하 노동조합(O단체 P노조 F지회, 이하 ‘F지회’라고 한다)을 설립하기 위하여 2020. 1. 3.경 생산직 근로자들로부터 F지회 가입신청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회사에 우호적인 기업노조를 설립하고 과반수 조합원을 확보함으로써 기업노조가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서의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등으로 F지회의 활동에 대응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피고인 A는 2020. 1. 4. 06:12경 피고인 B에게 전화하고, 피고인 B는 같은 날 06:13경 피고인 E에게 전화하고, 피고인 E는 피고인 B로부터 ‘회사에 노조 설립 움직임이 있다’는 말을 듣고 같은 날 06:21경부터 하남ㆍI공장 차체반 반ㆍ조장인 Q, R, S, T, U, V에게, 피고인 B는 같은 날 06:34경부터 피고인 D, 생산관리팀 차장 W, 대리 X, 계장 Y 등에게 각각 연락하여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다, 빨리 출근하라’고 지시하였다.
피고인 A는 2020. 1. 4. 오전경 위 하남공장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피고인 E 등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출근한 I공장 차체반 조장 T, 조장 Z 등 생산직 조ㆍ반장들에게 ‘내가 AA 공장장으로 근무했는데 P노조는 매월 조합비도 비싸고 강성이다, 지금 분위기가 너희가 노조를 만든다면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인정한다, 우리도 이제는 기업노조가 있어야 한다’는 등으로 말하며 기업노조 가입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한편, 피고인 B, E는 2020. 1. 4. 오전경 F 사무실에 출근하여 피고인 A에게 ‘N을 상대로 노동조합 설립 관련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고 보고한 후, 같은 날 08:30경 생산관리팀 과장 AB, 하남공장 차체1반 반장 Q, 차체2반 조장 AC 등과 함께 광주 서구 AD에 있는 N의 주거지에 찾아가 N에게 ‘회사로 가서 A 사장을 직접 만나고 오해를 풀자’는 등으로 말하며 N을 F 사무실로 데려가려고 하였으나 N이 거부하여 실패하자 사무실로 복귀한 다음, 출근한 생산직 조ㆍ반장들과 사무직 직원들을 2인 1조로 편성하고 ‘F노동조합 가입원서’를 배부하며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기업노조 가입원서를 받아 오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하남공장 차체1반 조장 S는 2020. 1. 4. 10:50경 조원 14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에 ‘현재 회사에서 기업노조 가입건으로 전화 및 방문예정입니다. P노조 가입하신 분들 계실텐데 중복노조 가입은 되나 기업노조로 과반수 이상 가입하려고 회사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반수 이상 가입되는 노조에 창구단일화교섭권이 발휘되기 때문에 회사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강요는 없으니 개인의견 확실히 반영해 주시고 가입여부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게시하고, 차체1반 반장 AE는 같은 날 12:19경 반원 44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에 ‘회사에서 사인받을 게 있습니다. 방문해서 설명하겠습니다. 현재 본인 위치를 올려주세요’라는 글을 게시하고, I공장 차체반 조장 T는 같은 날 11:30경 근로자 AF에게 전화하여 ‘N이 노조를 만들었다, 회사측에서도 노조를 만들었는데 가입하라’고 하여 AF으로부터 기업노조 가입원서를 제출받고, 피고인 C은 같은 날 20:00경 근로자 AG을 만나 ‘AH단체으로 가입 사인을 해 주라’고 말하여 AG으로부터 기업노조 가입원서를 제출받고, 2020. 1. 5. 20:07경 근로자 AI에게 전화하여 ‘우리 품질 쪽이 너무 저조해 버리니까 내 입장이 난처해 좀, 일단 판은 엎어졌으니까 AI씨 나 봐서라도 사인 한 번 해 주라, A사장이랑 다 있어가지고 내가 돈다 했어, 애들한테도 내일 내가 간다했고, 우리 품질은 여기까지 했다라고는 보여줘야 될 거 아니냐’라고 말하고, 피고인 D은 2020. 1. 5.경 근로자 AJ에게 전화하여 ‘거기 들어가지 말고 여기 기업 그 조반장들이 지금 기업별 노조 만들고 있는 거 알아요? 와 가지고 여기 기업별 노조 가입했으니깐 조반장들이 서명하라고 그러면 서명 좀 해 줘요’라고 말하는 등 생산직 조ㆍ반장들을 포함한 일부 F 임ㆍ직원들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내용과 같이 2020. 1. 4.경부터 2020. 1. 17.경까지 62명의 근로자들을 상대로 기업노조에 가입해달라고 요청하여 그 중 29명으로부터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제출받았다.
계속하여 피고인 E는 2020. 1. 5. 10:00경 생산직 조ㆍ반장인 S, AK, AL, AM, AN, Q, R, T가 참석한 가운데 F 하남공장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업노조인 주식회사 F노동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하면서 S 등에게 노동조합 운영규약 등을 제공하고, S는 다음 날인 2020. 1. 6.경 광주 광산구청에 주식회사F노동조합(이하 ‘F노조’라고 한다) 설립신고를 하여 2020. 1. 7.경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결국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순차 공모하여 F노조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ㆍ개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들의 각 일부 진술기재
증인 T의 법정진술
증인 S의 일부 법정진술
N, Z, T, Q, AO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N, AP, AQ, AR, V, AJ, AS, AI, AG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Q-N 카카오톡 메시지, S 카카오톡 메시지, AE 카카오톡 메시지, R 카카오톡 메시지, 각 녹취서, 각 통화내역
노동조합설립신고증, P노조 가입사실 및 지회설치 통보 건, 2020년 단체교섭 요구 건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구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관계조정법(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 제81조 제1항 제4호, 형법 제30조(포괄하여), 각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피고인들: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피고인들: 형법 제62조의2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A, C, D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어느 정도 개입이라고 볼 수 있는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나, 피고인들이 순차 공모하여 조직적·계획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을 지배하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피고인 B
피고인 B는 N이 F지회를 설립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상황을 파악하고자 하였을 뿐 노동조합의 설립과정에 개입하거나 운영을 지배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
피고인 E
피고인 E는 생산직 근로자 중 한 명으로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였을 뿐 나머지 피고인들과 순차 공모하여 F노조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개입한 적이 없다.
판단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충분하다.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더라도 여러 사람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이러한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지만, 피고인이 범죄의 주관적 요소인 공모관계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이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4. 19. 선고 2017도14322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순차 공모하여 F노조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개입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들은 2020. 1. 4. 휴일 새벽부터 순차적으로 연락을 하고, 피고인들과 조‧반장들이 회사에 출근하여 F지회 설립과 관련한 대응 회의를 하였다. 피고인들은 N이 F지회를 설립한다는 소문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들이 서로 연락하고 대화하면서 F지회 설립을 두고 “회사에 문제가 있다. 큰일이 있다” 등으로 언급했던 것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F지회 설립에 우려와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F지회 설립 여부에 관한 사실 확인뿐만 아니라 이에 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급하게 휴일 새벽 회사에 출근하여 회의를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Z, T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 A는 2020. 1. 4. Z, T를 비롯한 조장들이 있는 자리에서 “O단체가 들어오면 강성이기 때문에 회사가 위험해질 수 있다. 기업 노조가 생기는 것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N과 피고인 E 사이의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에 따르면, 피고인 E는 2020. 1. 6. 부당노동행위를 항의하는 N에게 F노조 설립 경위에 관하여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회사에서 조합 만드는 것은 인정해 주겠다고 하여 (근로자들의) 동의 의사를 확인해 본 것이다’라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하였다.
당일 회사에 출근하였고 이후 F노조의 위원장이 된 하남공장 자체1반 조장 S는 2020. 1. 4. 10:50 소속 조원이 참여한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에 ‘회사에서 기업노조 가입 건으로 전화 및 방문 예정입니다. P노조 가입하신 분들 계실 텐데 중복노조 가입은 되나 기업노조로 과반수 이상 가입되는 노조에 청구단일화교섭권이 발휘되기 때문에 회사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강요는 없으니 개인의견 확실히 반영해 주시고 가입 여부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적확한 상황 파악이 안 된 상황에서 아침부터 끌려 나왔습니다’라는 글을 게시하였는데, 위 내용은 당일 회사에 출근한 S가 파악한 상황을 사실대로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S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위 글에서 ‘회사’는 피고인 E를 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위 진술은 신빙하기 어렵다.
한편 피고인 B, E 등은 2020. 1. 4. 8:30 N의 집에 찾아가 N에게 회사로 가서 피고인 A를 만나 해명할 것을 강권하였으나 N은 거절하였다. 피고인 B, E는 F지회 설립 여부를 확인해 보기 위해 N을 찾아간 것이라고 주장하나, 녹취록에서 확인되는 ”가서 해명하자“, ”아무 일 없다고 말하자“ 등의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보면, 위 방문의 목적은 ”N으로 하여금 회사에 가서 피고인 A에게 F지회 설립이 사실이 아니라는 말을 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그 자체가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개입이라고 할 수 있다. 피고인 B, E는 사전 및 사후 피고인 A에게 N과의 만남을 보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020. 1. 4. 당일 출근한 조‧반장들은 출근한 사무직 직원들과 2인 1조로 짜여진 조편성에 따라 F 근로자들로부터 F노조 가입신청서를 받기 시작하였다. 사무직 직원을 포함하여 2인 1조로 짜여진 명단이 제공되었고, 휴일임에도 조별로 근로자들의 위치를 파악하여 방문하는 등으로 가입신청서를 받았고, 당일 출근한 직원들은 모두 출근처리되었으며, 식비는 비용처리 되었다. 이는 피고인 A를 비롯한 회사측의 지원 내지 묵인 없이는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다.
피고인 E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A를 비롯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범행에 가담한 이상 공동정범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순차 공모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개입한 사안으로, 이와 같은 행위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그 죄책이 무거운 점을 고려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징역형을 선택한다.
다만, 피고인 A, C, D은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회사측과 F지회 및 P노동조합 사이에 2020. 1. 이후 발생한 모든 징계를 취소하고, 회사측은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노사 합의서가 작성된 점, 피고인 A, C, D은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피고인 B, E는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들을 고려하여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사회봉사를 명한다.
판사 김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