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토공사업, 토목공사업 등을 주로 영위하는 회사이고, C은 피고의 대표이사이다. 원고는 주식회사 D에서 기술사로 재직하고 있는 위 회사의 직원이면서 피고를 위한 영업활동을 하여 왔다.
원고와 피고는 몇 차례 협의결과 2019년 8월경 피고의 공사수주를 위해 영업을 수행한 원고에게 피고가 영업비를 지불하기 위한 약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갑 제2호증).
위 약정서(갑 제2호증)에는 공사협약내역이 첨부되어 있는데, 그 현장명에 “E 공사”와 “F공공주택지구”라고 표시된 공사가 포함되어 있고(이하 이 사건 각 공사라 한다), 위 공사협약내역 하단에 원고의 지문 및 피고의 법인인감이 각 날인되어 있다.
이 사건 약정 이후 이 사건 각 공사가 완료되어 피고가 해당 공사대금을 모두 회수하자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인 C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영업비 지급기일(시공완료 및 기성수령과 동일)이 도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위 각 공사에 관한 계약금액 및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영업비 액수를 문자메시지로 보냈고, 이에 C은 2019. 8. 30. 원고에게 “정산하고 있네, 다음주에는 마무리하세”라고 답을 보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약정의 해석 및 피고의 승인여부
이 사건 약정의 해석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이 사건 약정서의 객관적 의미,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 및 목적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약정은 원고가 피고의 공사수주를 위해 영업을 수행한 경우, 원고의 이러한 영업활동 등 용역의 대가로 피고가 원고에게 영업비를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와 달리 원고 또는 피고가 발주처 담당자인 제3자에게 영업비 명목으로 지급할 돈을 약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약정은 원고와 피고가 당사자이고, 이 사건 약정서 서두에 「피고가 원고에게 영업비를 지불하기 위해 약정하도록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처분문서인 이 사건 약정서에 약정당사자 일방인 갑을 피고로 기재한 점, 약정당사자 날인 성명란에 C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C 성명 아래 피고 사업자등록번호가 기재되고, 피고 인감이 날인된 점에 비추어 성명란의 C은 대표이사의 직위에서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약정의 당사자가 피고가 아니라 피고의 대표이사인 C 개인이라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약정 제2조 영업비를 보면 영업비 액수를 공사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제3조 영업비 지급방법에 영업비가 선지급된 경우 물량감소분에 따라 감소분 영업비를 환급처리 하도록 하고, 계약 완료시까지 원고가 (영업에 관한)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을 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원고가 자신의 영업활동으로 피고가 공사수주를 하게 되면 그에 대한 대가로 영업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하여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2020. 8. 14.자 피고 준비서면, 제3쪽).
피고는, 이 사건 약정 제4조에서 정한 “원고는 영업협약 리스트란의 관리 및 지불에 대해 잘 관리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기로 한다”는 부분이 원고가 피고로부터 영업비 형식으로 로비자금을 받은 다음 로비대상에게 전달하지 않을시 그 책임을 묻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 문언 자체의 내용 및 이 사건 약정 경위, 약정서상 기재된 원고의 역할 등에 비추어 위 약정내용은 원고가 계약완료 또는 공사대금 수령 시까지 공사협약내역 상의 공사현장을 잘 관리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합리적이다.
피고는 원고가 발주처 담당자들에게 로비자금을 지급하여야 하니 영업비를 자신에게 지급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을 제15, 16호증의 각 기재는 피고와의 관계에 비추어 이를 믿기 어렵고 달리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자료는 없다.
피고는 또한 원고와 이 사건 약정 이전에 사장경영계약을 체결하면서 연간 2억 원 상당을 지급하였으므로 별도의 영업비 지급약정을 체결할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약정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원고 사장경영계약을 종료하면서 체결한 것으로, 이러한 이 사건 약정 체결 시기에 비추어 원고의 영업비지급을 위해 사장경영계약이 아닌 별도 약정을 체결할 동기가 충분하다.
다만, 원고가 이 사건 약정을 근거로 피고에 대하여 영업비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피고의 공사수주를 위해 영업을 수행한 것인지 여부 즉 영업비의 지급대상 수주공사에 관한 합의가 관건이라 할 것이어서, 이에 관한 절차를 이 사건 약정서 제3조에「영업비의 지급대상에 대하여 피고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약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이와 달리 이 사건 약정 제3조에서 정한 「영업비의 지급대상」이 로비자금을 지급받을 발주처의 담당자를 의미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각 공사가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영업비의 지급대상으로서 피고의 승인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이 사건 약정 전에 이미 피고를 위해 영업을 수행한 공사가 있었던 점, ② 피고 또는 피고의 직원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약정서 첨부문서인 공사협약내역 기재 각 공사의 발주처 담당자를 통해 확인하여 위 문건의 확인란을 기재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이처럼 피고는 원고와의 몇 차례 협의, 피고의 발주처 담당자에 대한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 다음 이 사건 약정서 첨부문서인 공사협약내역의 지급방법, 발주처, 확인란 각 기재를 추가하여 완성한 점 등 종합하면, 이 사건 약정은 이 사건 각 공사를 포함한 영업비 지급대상에 관하여 원고의 확인요청, 피고의 검토 등의 절차를 거쳐 피고가 이미 승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다만, 이 사건 약정 이후 영업비 지급대상에 관하여는 피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의 승인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원고가 영업비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 이 사건 각 공사에 관하여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바와 같이 피고의 승인을 받았다고 봄이 상당한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영업활동을 통해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각 공사를 수주하게 하였고, 위 약정에 따른 영업비 지급기일이 도래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라 1) F공공주택지구공사 관련 영업비 2,209,500원[= 계약금액(부가세 제외) 44,190,000원의 5%]과 2) E공사 관련 영업비 9,795,840원[= 계약금액(부가세 제외) 195,916,798원의 5%]의 합계 12,005,3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E 공사는 원고의 전적인 노력으로 수주한 것이 아니라 경쟁 입찰에서 낙찰 받은 것이므로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약정 당시 이 사건 각 공사를 영업비 지급대상으로 이미 승인하였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약정 무효 주장
피고는, 원고가 주식회사 D의 직원이면서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한 점, 공사수주의 대가지급으로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약정은 근로기준법에 위반하거나 불법원인급여를 내용으로 하여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일뿐더러 신의칙에도 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용역에 대한 대가지급을 목적으로 이 사건 약정이 체결된 이상 이를 두고 공사수주의 대가지급이라 볼 수 없어서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영업비지급이 불법원인급여라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약정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사정 및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신의칙에 어긋난다고 볼 사정을 찾아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원고의 선이행(동시이행)의무 불이행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약정 제3조 제3항은 “영업비의 지급대상에 대하여 피고의 승인을 받고 원고는 자료발생을 100%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영업비를 청구하려면 선이행으로 또는 동시이행으로 제3자에게 로비자금을 현금으로 지급한 다음 피고에게 세금계산서 등 자료 발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피고의 승인을 받았어야 함에도 이러한 의무이행에 관한 원고의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인정사실에 비추어 위 약정내용은 영업비지급대상으로 영수증 발행 등 세무처리를 위한 자료를 제출한다는 의미로 봄이 상당하고,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15, 16호증의 각 기재는 피고와 진술자의 관계상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로비자금을 로비대상자에게 지급하고 그 지출근거자료를 가져오라는 의미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의무를 전제로 한 피고의 동시이행 또는 선이행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정영하(재판장) 황진희 박정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