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시내버스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기 위해 1980. 1. 7. 설립된 회사이다. 피고 회사가 운송사업에 사용하는 대형버스와 중형버스의 제원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원고는 2015. 5. 1. 피고 회사에 기간제근로자인 중형버스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2022. 6.경 퇴사하였는데(입사 후 2년을 초과한 2017. 5. 1.부터는「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4조 제2항에서 정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2015. 5. 1.부터 2017. 3.경까지는 'C' 노선을, 그 후로부터 퇴사 시까지는 'D' 노선을 운행하였다. 위 'C' 노선은 현재 대형버스가 운행되는 노선으로 변경되었고, 'D' 노선은 과거 대형버스가 운행되던 노선이었다.
피고는 운전기사 채용 시 대형버스 운전기사와 중형버스 운전기사를 구별하여 채용하였는데, 일정 기간 중형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자 중에서 대형버스 운전기사를 채용하곤 하였다.
피고 소속 대형버스 운전기사는 하루 2교대 방식으로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이들에 대하여 E단체 F노동조합 등과 체결한 임금협정과 피고가 대형버스 운전기사에 적용한 취업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임금을 지급해 왔다. 이와 달리, 중형버스 운전기사는 격일제 방식(종일 근무)으로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이들에 대하여 중형버스 운전기사들의 동의를 거친 연도별 임금 지급 규정(위 규정을 합하여 이하 '중형버스 임금규정'이라 한다)에 따라 임금을 지급해 왔다.
원고는 2019. 5.경부터 2022. 6.경까지 피고로부터 매월 적게는 약 240만 원, 많게는 약 370만 원에 이르는 급여를 실제 수령하였는데, 이는 대형버스 운전기사들이 통상적으로 받은 급여액보다 적은 액수였다.
[인정 근거] 당사자의 자백, 갑 제1, 3, 5, 6호증, 을 제1 내지 3, 5, 7호증(가지번호 포 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가 피고의 무기계약직 근로자(중형버스 운전기사)로 재직할 당시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대형버스 운전기사)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는데도 합리적인이유 없이 정규직 근로자들과 비교해서 적은 액수의 임금 및 이를 기준으로 한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6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헌법 제11조 제1항 등에 위반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을 기준으로 한 임금·퇴직금과 원고가 실제 지급받은 임금·퇴직금 사이의 차액 상당을 ① 미지급 임금·퇴직금으로 또는 ②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또는 ③ 부당이득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중형버스 운전기사들과 사이에 이루어진 합의에 따라 작성된 규범력 있는 중형버스 임금 규정을 적용하여 원고에게 수당을 포함한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고, 대형버스 운전기사들과 중형버스 운전기사들의 임금을 달리 책정한 것을 '차별적 처우'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임금·퇴직금 지급의무나 동액 상당의 불법행위 책임 또는 부당이득반환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또한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제8조 제1항). 여기에서 '동일 가치의 노동'이라 함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그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 여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다101011 판결,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사실과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대형버스 운전기사와 중형버스 운전기사의 임금을 달리 책정한 후 원고에게 중형버스 운전기사에 적용되는 중형버스 임금 규정에 따라 임금을 지급한 피고의 조치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불리한 처우, 즉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거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한 임금의 차등 지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피고 회사가 운용하고 있는 중형버스와 대형버스의 제원에서 알 수 있듯이, 피고 회사의 대형버스는 중형버스보다 차량의 길이가 길고 중량도 무겁다. 위와 같은 차이를 고려할 때, 위 대형버스를 운전하는 데에는 더 고도의 기술적 조작능력이 요구된다고 보인다.
피고 회사는 중형버스보다 더 많은 수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대형버스의 특성을 고려하여 대형버스를 교통 수요와 도로의 통행량이 많은 노선의 운행에 사용하고 있다. 그로 인해 대형버스 운전기사에게는 더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고 더 많은 수의 승객의 안전에 관한 책임이 부과된다. 위와 같은 업무 환경은 대형버스 운전기사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여 그 노동 강도를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비록 원고가 운행한 중형버스 노선이 과거에는 대형버스 노선이었다거나 현재 대형버스 노선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교통 수요 및 환경의 변화에 발맞춘 노선 변경의 결과라고 보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실제 원고가 대형버스 운전기사들과 동등한 책임을 부과받았다거나 같은 노동 강도로 근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노동 강도와 요구되는 숙련도·책임의식 등의 차이를 고려하여, 일정 기간 중형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한 자 중에서 대형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할 자를 채용하곤 하였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하종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