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주류도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인 원고(변경<1> 전 상호 유한회사 C, 대표이사 D)는 2019. 7. 25. 원고가 보유한 거래처(합계 130여개의 거래처<2>)를 201,725,074원에 피고<3>에게 매각하되, 매매대금을 다음과 같이 분할 지급하기로 하였다(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일 이전에 위 매매대금 중 합계 123,489,669원(= 계약금 및 중도금)은 이미 피고로부터 수령한 상태였고(위 매매계약서에 ‘입금完’으로 표시), 잔금 78,235,405원 중 5,000만 원(F의 개인 계좌로 송금)은 2019. 7. 31.까지, 나머지 28,235,405원(G의 개인 계좌로 송금)은 2020. 2. 28.까지 피고로부터 지급받기로 하였다.
그 후 피고는 F의 계좌로 송금하기로 한 5,000만 원을 원고와 F의 동의를 받아 2019. 8. 29.부터 2020. 5. 25.까지 10개월에 걸쳐 500만 원씩 분할하여 지급하였고, G의 계좌로 송금하기로 한 28,235,405원을 2020. 3. 9. 지급하였다.
한편, 위 매매계약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이던 D은 ‘대표이사로서 임무에 위배하여 위 매매대금 중 일부인 5,000만 원을 D의 개인 채권자인 F에게 지급되도록 함으로써 5,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원고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이유로 업무상 배임죄로 기소되었고(광주지방법원 2021고단2303호 등), 2022. 9. 22. 제1심에서 유죄판결<4>(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을 받았다. 이에 대해 D과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광주지방법원 2022노2243호)은 2023. 4. 19. D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고, D이 다시 상고를 제기하였다가 2023. 5. 10. 상고를 취하함에 따라 관련 형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16, 을1 내지 3(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의 대표이사이던 D은 원고에게 귀속되어야 할 이 사건 매매대금 중 일부인 5,000만 원을 원고가 아닌 F에게 지급되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개인채무(D이 원고의 출자지분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F에 대해 부담하게 된 채무)를 변제하고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당시 피고의 대표사원이던 M은 D의 개인채무 변제를 위해 지급된다는 사정을 잘 알면서도 피고로 하여금 위 5,000만 원을 원고가 아닌 F에게 지급하게 함으로써 D의 횡령(배임)행위에 공동으로 가담하거나 방조 또는 교사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결과적으로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위 매매계약의 잔금 5,000만 원을 지급해야 하거나, M의 사용자로서 M이 피고의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D의 위와 같은 횡령(배임)행위에 가담하거나 방조 또는 교사하는 불법행위를 한 것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으로서 위 5,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나아가 이 사건 매매대금 201,725,074원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는데, 이에 관한 수정전자세금계산서(갑6)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금액으로 잘못 발행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부가가치세(매매대금의 10%) 상당액인 20,172,507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매매잔금 또는 그에 상응한 손해배상액과 위 부가가치세를 합산한 70,172,507원(= 5,000만 원 + 20,172,507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정한 지급방법 및 지급상대방에 맞게 매매대금을 전액 지급하였으므로, 피고가 더 이상 지급할 매매대금은 남아 있지 않다. 관련 형사판결에서도 F에게 지급된 위 5,000만 원은 위 매매대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판단되었고, 당시 피고의 대표사원이던 M이 D의 횡령(배임)행위를 공모하거나 이에 가담(교사 또는 방조)하지 않았으므로(M은 이에 관해 공범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M의 불법행위를 전제로 한 피고의 사용자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 ‘부가가치세 별도’라는 문구가 없고, 원고가 발행한 2019.
12. 9.자 수정전자세금계산서(갑6)에도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원고도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전까지 약 3년 동안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위 매매대금에 부가가치세를 별도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은 없었다.
판 단
이 사건 매매잔금 5,000만 원의 지급의무 유무와 이에 관한 피고의 사용자책임 성립 여부
관련 법리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62193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관상 사무집행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피용자의 행위가 사용자나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의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자 또는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대법원 2000. 3. 28. 선고 98다48934 판결, 2002. 12. 10. 선고 2001다58443 판결, 2003. 2. 11. 선고 2002다62029 판결 등 참조). 법인이 피해자인 경우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일체의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행위를 할 권한이 있는 법률상 대리인이 가해자인 피용자의 행위가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안 때에는 피해자인 법인이 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그 법률상 대리인이 본인인 법인에 대한 관계에서 이른바 배임적 대리행위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3다30159 판결 등 참조).
판 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처분문서인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는 매매대금의 분할지급을 명시하면서 그 지급기한과 지급방법 또는 송금상대방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의 내용에 따라 법률행위를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매매대금 중 잔금 5,000만 원의 경우 위 매매계약서에 ‘2019. 7. 31.까지 F의 개인계좌로 송금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실제로 피고가 원고와 F의 동의를 받아 2019. 8. 29.부터 2020. 5. 25.까지 10개월 동안 500만 원씩 합계 5,000만 원을 F의 계좌로 분할하여 전액 송금한 이상(을2, 3 참조), 위 매매계약에 따른 잔금 5,000만 원은 피고가 그 지급의무를 모두 이행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설령 원고의 대표이사인 D이 자신의 개인채무 변제를 목적으로 위와 같이 지급방법과 송금상대방을 위 매매계약서에 명시하는 방법으로 위 매매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매매계약의 효력 자체나 이에 따른 매매대금 지급의무의 이행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관련 형사판결에 따르면 원고의 대표이사이던 D은 위 매매대금 중 5,000만 원을 자신의 개인채권자인 F에게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불법행위(업무상 배임행위)를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매매계약의 상대방인 피고나 피고를 대리하던 M(대표사원)이 위와 같은 D의 불법행위에 공모 가담하거나 방조 또는 교사를 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M이 피고의 피용자라고 하더라도 M이 D의 불법행위에 가담하는 등 M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사용자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더욱이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는데,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D은 원고의 업무에 관하여 일체의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행위를 할 권한이 있는 대표이사였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대표이사인 D이 그 회사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이른바 배임적 대리행위를 하는 경우에도, 피해자인 원고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가 피고(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알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설령 M(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인정되더라도,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그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잔금 5,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남아 있다거나 피고가 원고에 대해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매매잔금 청구 또는 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의 부가가치세 지급의무 유무
관련 법리
거래당사자 사이에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이 따로 있는 경우에는 사업자는 그 약정에 기하여 공급을 받는 자에게 부가가치세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부가가치세 부담에 관한 위와 같은 약정은 반드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 당시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공급 후에 한 경우에도 유효하며, 또한 반드시 명시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묵시적 형태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2다38828 판결 등 참조).
판 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갑18, 19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는 매매대금을 201,725,074원으로 명시하였을 뿐, ‘부가가치세 별도’ 등의 문언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달리 위 매매계약서에서 부가가치세를 별도로 하기로 하였음을 추단할만한 기재도 찾기 어렵다.
원고는 위 매매계약 체결 후 약 4개월이 경과한 2019. 12. 9. ‘기재사항 착오정정’을 이유로 수정전자세금계산서(갑6)를 발행하였는데, 여기에도 거래금액을 201,725,074원(= 공급가액 183,386,431원 + 부가가치세 18,338,643원)으로 명시하였다. 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갑18, 19)만으로는, 위 수정전자세금계산서가 원고의 직원이던 G에 의해 허위로 또는 잘못 작성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보면, 위 매매계약 당시 정해진 매매대금 201,725,074원에 대한 부가가치세 20,172,507원을 피고가 별도로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부가가치세 상당의 지급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소 결
결국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매매잔금 5,000만 원(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포함) 및 부가가치세 20,172,507원 등 합계 70,172,507원의 지급 청구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한다.
판사 정영호
각주1) 2020. 9. 16. 현재의 상호(유한회사 A)로 변경되었다.
E 부장 H 외 20개사, ② I 부장 J 외 41개사, ③ K 부장 L 외 69개사 등이다(이 사건 매매계약서 제2조 참조)
각주2) 원고와 마찬가지로 주류도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각주3) 위 유죄판결에서 D은 자신의 다른 형사사건(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도 병합되어 함께 재판을 받아 모두 유죄로 인정되었고, D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