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제기한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6. 12. 1.부터 2018. 1. 31.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2017년 12월분 및 2018년 1월분 임금 5,600,000원(= 2,800,000원 × 2개월)과 퇴직금 3,585,411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합계 9,185,41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의 매형이자 피고의 대표이사였던 C는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원고를 피고의 직원으로 등재하고 피고로부터 원고 명의로 급여 상당의 금원을 지급 받았는바,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에 위장 취업을 한 자일 뿐,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바 없다.
피고의 대표 D은 원고에게 근로계약 체결을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하여 2017. 10. 31. 해고되었고, 피고는 2017. 12. 5. 원고에게 30일분의 해고수당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또한, 원고는 2016. 12. 1.부터 2017. 10. 31.까지만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재직 기간이 11개월에 불과하여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2017년 4월 이후의 근무에 대하여만 밝히고 있는바,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2016. 12. 1.부터 2017. 3. 31.까지는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위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 11,200,000원(= 2,800,000원 × 4개월) 및 피고가 국민연금공단에 부담한 금액 1,055,840원을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피고의 작업일보 및 출력일보에 의하면, 원고는 2018. 1. 13. 피고를 퇴사한 것으로 표기되어 있으므로, 피고는 위 부당이득 반환 채권으로 원고가 2017. 12. 1.부터2018. 1. 13.까지 지급받지 못한 44일분의 임금 채권 4,050,410원을 상계하고, 반소로 써 원고에게 상계하고 남은 잔액인 8,205,430원(= 11,200,000원 + 1,055,840원 – 4,050,410원)의 지급을 구한다.
원고의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6. 5. 28. 선고 96다9621 판결 등 참조).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E은 2016. 12. 1.부터 2018. 1. 31.까지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한 원고(판결문에는 “F”라는 이름으로 기재되어 있다)의 2017년 12월분 및 2018년 1월분 임금 합계 5,600,000원과 퇴직금 3,585,411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2019. 7. 9. 광주지방법원 2019고정128호로 벌금 3,000,000원의 유죄 판결을 선고 받은 사실, 이에 대하여 E이 항소하였으나 2020. 6. 9. 광주지방법원 2019노1776호로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된 사실, 이에 대하여 E이 상고하였으나 2020. 9. 3. 대법원 2020도8370호로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되어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2016. 12. 1.부터 2018. 1. 31.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합계 9,185,411원(= 2017년 12월분 및 2018년 1월분 임금 5,600,000원 + 퇴직금 3,585,41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E은 원고가 위장 취업을 한 사실을 알지 못하여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진술하였던 점, 원고는 피고 외에도 상습적으로 위장 취업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관련 형사판결만으로 원고가 2016. 12. 1.부터 2018. 1. 31.까지의 기간 동안 피고에게 적법하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갑 제5 내지 8, 1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의 대표 D이 2017. 12. 29. 원고에게 보낸 메일에 첨부되어 있는 근로계약서 양식에는 원고의 최초입사일이 2016. 12. 1.로 기재되어 있고, 원고의 배치 건강진단개인표 및 국민연금 가입자 가입증명에도 위와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는 점, ② E은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 및 제2심에서 피고의 주장과 동일하게 ‘원고는 새로운 근로조건으로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받았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고, 이에 2017. 10. 31.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위 제1심 및 제2심은 ‘피고 측에서 원고에게 2017. 10. 31. 이전에 새로운 근로조건으로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원고는 2017. 12. 29.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받았는데, 근로자들이 숙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고려하면 2018년 1월분의 임금까지는 지급되어야 하는 점, 원고가 2018. 1.경 사직 의사를 표시하였을 때 피고 측에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2018. 1. 31.까지는 원고의 근로관계가 계속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E의 위 주장을 배척한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2017년 4월 이후의 근무에 대하여만 밝히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그 이전인 2016. 12. 1.부터 2017. 3. 31.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거나 원고가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미 확정된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한 ’원고가 2016. 12. 1.부터 2018. 1. 31.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사실‘에 관한 판단을 채용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합계 9,185,41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8. 2.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상계 항변 및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그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2016. 12. 1.부터 2018. 1. 31.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2016. 12. 1.부터 2017. 3. 31.까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 11,200,000원 및 피고가 원고를 위하여 국민연금공단에 부담한 금액 1,055,840원은 모두 적법하게 지급된 것이라고 할 것인바,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위 금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위 금원을 부당하게 취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상계 항변 및 반소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제기한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인경(재판장) 김진만 유상호
각주1) 피고는 2022. 5. 9. 반소취하서를 제출하였으나, 원고가 피고의 반소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내용의 2022. 3. 16.자 준비서면을 제2회 변론기일에서 진술하였고, 피고의 반소취하에 대하여 부동의하였으므로, 위 반소취하는 효력이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