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3. 7. 7. 선고 2022나66278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와 피고는 2020. 5. 6.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일용근로계약(다음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맺었다.

나.

피고는 원고를 「원고가 피고에게 피고의 미사용 연차휴가 근로수당(다음부터 ‘연차수당’이라고 한다) 2,233,350원을 체불했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36조에 위반된다.」는 내용으로 울산지방검찰청에 고발했는데, 원고는 2021. 9. 10. 피고에게 위 2,233,350원을 지급했고, 2021. 12. 6. 위 고발사건에 대해 불기소처분(기소유예)을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8호증 및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일용근로자와 달리 일정한 기간 이상 동안 근무하는 것을 예정하거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의 근로자에 대해서는 포괄임금 약정을 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는 위와 같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급여에 연차수당이 포함되는 것으로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약 8개월간 근로를 제공하기로 한 피고에게 연차수당을 포함한 포괄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유효하며, 원고는 이에 따라 피고에게 주는 급여에 연차수당 1,118,680원을 포함해 지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고발된 뒤 위 돈을 포함해 2,233,350원을 지급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부당이득금 1,118,6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포괄임금 약정의 유효 여부

1)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나(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 계약 또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으면 유효하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 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임금을 ’법정수당이 미리 포함(기본 70.9%, 연장근로 8.8%, 휴일근로 17.6%, 연차 2.7%)된 포괄 일당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사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근무하면서 포괄 일당만 지급받았고, 그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고,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 계약 부분은 무효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피고의 근로시간과 근로장소, 휴게시간과 휴일이 정해져 있는바, 피고의 근로 형태와 업무는 성질상 근로시간을 예측하거나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아니고, 감시․단속적 성격의 근로도 아니며, 근로기준법상의 기준 근로시간 초과근로와 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인정할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상 연차수당이 일당에 포함되어 있고, 이것이 각종 수당을 포함해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 약정을 전제로 작성된 것이라 해도, 위 약정은 이를 포함한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가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는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가 피고에게 기존에 연차수당을 지급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급여로 정한 일당 150,000원에 출역일수를 곱한 금원 안에 연차수당을 포함해 지급했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원고가 피고에게 연차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총액으로 지급하는 일당에 포함해 지급했다는 금원은 일당 가운데 형식적으로 일정 비율[위 일당을 임의로 ’① 기본근로, ② 연장근로, ③ 휴일근로, ④ 연차휴가 부분‘으로 나누어 월 환산 시간을 각 209시간, 26시간, 52시간, 8시간으로 책정한 다음 위 각 시간에 대한 총 월 환산 시간(209시간 + 26시간 + 52시간 + 8시간= 295시간)에 대한 비율을 산정]에 해당하는 부분이 연차수당이라고 구분지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이는 이름만 ’연차수당‘일 뿐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차수당 산정기준과 전혀 다르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고발된 후 피고에게 2,233,350원을 지급하기 전까지는 피고에게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차수당을 지급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2,233,350원 가운데 1,118,680원 부분에 대한 법률상 원인의 부존재 여부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2,233,350원 가운데 1,118,680원 부분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해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찬수(재판장) 한상원 차유나

각주1) 소장 청구원인이나 갑 제8호증에는 원고가 1,118,686원으로 주장한 것도 있으나,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에 적힌 금액대로 적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