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였고(2018고단3156, 2019고단2544), 피해자 B에 대한 사기의 점(2020고단4258)에 관하여는 무죄판결을,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가 위 유죄 및 무죄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의 피고인에 대한 부분 중 공소기각 부분은 제외하고, 나머지 유죄 및 무죄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임의로 양계장의 높이를 낮추고, 습기를 방지하기 위한 바닥 필름 시공을 생략하였음에도 마치 설계도면대로 시공한 것과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공사대금 차액 59,052,100원을 편취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공사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공사를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법원으로서는 공사도급계약의 내용, 그 체결 경위 및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그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도9802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공사 진행 도중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경우에도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지급받을 당시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면 그 후에 완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이 R에 당초 공사대금을 13억 6,100만 원으로 정한 견적서를 교부하였다가 최종적으로 11억 5,000만 원으로 공사대금을 정하였는바,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이전에 F이 작성한 견적서 기재 공사내역이 모두 이 사건 공사계약의 내용으로 포함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피고인은 U로부터 양계장의 높이가 3.2m 및 2.8m로 표시된 설계도면을 받았고, 공사계약 당시 양계장을 육계사로 사용할 예정이었으므로 양계장의 높이를 3m로 시공하게 되었다고 진술하는데, U도 양계장의 높이가 2.8m로 표시된 설계도면을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전달하였고, 공사계약 체결 당시 육계사로 사용될 것을 전제로 설계도면이 작성되었다고 진술하여 위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점, ③ 피해자는 사용승인을 받을 때까지 피고인, U와 양계장의 높이에 관하여 별도로 논의를 하지 않았고, 사용승인 이후에 양계장을 종계사로 변경하면서 계란 이송장치를 설치할 필요가 있어 U에게 양계장의 높이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한 점, ④ 양계장에 관한 설계도면에는 방수필름 설치에 관한 내용이 없고, U가 양계장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기 위하여 제출한 공사감리보고서에도 바닥필름 미시공에 관한 기재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설계도면대로 이 사건 공사를 시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로부터 그 공사대금 차액 59,052,100원 상당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R 운영자 B은 당심에서 난연에서 비난연으로 소재를 변경함에 따라 공사대금이 13억 6,100만 원에서 11억 5,000만 원으로 감액되었다고 진술하면서도, 난연에서 비난연으로 변경하여 감액된 공사대금은 1억 2,000만 원 정도로 2억 원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진술하는 점, ② 피고인이 운영하던 F과 R은 총 공사대금을 정하여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벽체 판넬의 단가 및 수량을 주된 요소로 하여 공사대금을 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은 B 등으로부터 이 사건 양계장의 높 이에 대한 이의를 받은 이후 보수하겠다고 제의하기도 하였는바, 설령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당시 높이를 3.2m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단순한 채무불이행을 넘어서 피해자를 기망하여 공사대금 차액을 편취할 의사로 계약의 내용과 달리 시공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④ 설계도면 등을 보면 원고가 바닥 전체에 방수필름을 설치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더불어 피고인과 R은 시공과정에서 기존 콘크리트 바닥을 활용하기로 하였는바, 방수필름의 추가 설치 여부는 공정 및 건축주와의 협의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여지도 충분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설계도면대로 이 사건 공사를 시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로부터 차액 상당의 공사대금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미지급하여 편취한 금액이 상당하고, 범행방식 및 수법, 피고인으로 인하여 영세한 공사업체들의 자금유동성이 악화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아니하다.
그러나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원심에서 피해자들과 합의하여 그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건강, 성행, 가족관계,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흠(재판장) 신호승 박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