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당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1고단2134 사건의 공소사실 중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2021고단2134 사건의 공소사실 중 피해자 C, D, E, F, G, H, I에 대한, 2021고단2876 사건의 공소사실 중 피해자 J, K, L에 대한, 2022고단287 사건의 공소사실 중 피해자 M, N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였으며,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의 무죄부분에 관하여만, 피고인은 유죄부분에 관하여만 각각 항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위 각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
B는 ① 피고인과의 카카오톡 대화에 의하면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업무처리 시 피고인의 결재를 받아야 했을 뿐만 아니라 관리상무인 AZ의 하위 결재자에 불과하여 형식적으로만 등기이사의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 회사의 다른 근로자들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다른 직원들과 동일하게 피고인의 지시 하에 근로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근무지에 관한 인사명령을 받기도 하였던 점, ⑤ 회사의 수익 또는 손실과 무관하게 일정한 금액, 즉 임금을 지급받았던 점 등에 비추어보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U가 작성한 사실확인서는 원심에서 변론재개 이후 별도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치지 않아 신빙성이 낮음에도, 이를 근거로 B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
원심의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민사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사실 또는 형사재판에서 이와 관련된 다른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민사, 형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법원이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될 수는 있다(대법원 1990. 5. 22. 선고 89다카33944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956 판결,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15653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한다면, 그 임원은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의 취지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B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처럼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인 사무감독·관리·지휘를 받으며 피고인에게 특정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설시의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과 B는 형제관계로 사적으로 긴밀한 관계에 있는 점, ② B는 P㈜의 주식 30%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로, B는 피고인을 상대로 자신이 아닌 피고인이 위 주식의 주주이므로 피고인 앞으로 명의개서절차를 이행하라는 취지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나, 패소하여 B가 위 주식의 주주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판결(광주지방법원 2022. 9. 7. 선고 2021나60563 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된 점, ③ 위 민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따르면, B는 P㈜ 설립시부터 퇴직할 무렵까지 이사 및 주주 지위에 대하여는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가, 피고인이 과점주주로서 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되자 퇴직 후 3년이 경과한 시점에 이르러서야 자신은 주주임을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던 점, ④ 2015. 6. 26. B를 P㈜의 부장에서 이사로 진급하도록 하는 인사명령이 발령된 바 있고(증거기록 제3권 제41쪽), P㈜의 회의록에는 B가 이사 지위에서 한 서명이 기재되어 있으며(증거기록 제3권 제204 내지 212쪽), B는 2017. 4. 28. 자신이 보유하는 주식을 모두 매도하고 P㈜의 이사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사임서(증거기록 제3권 제100쪽)를 작성하기도 하였던 점, ⑤ 위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은 P(주)의 운영이나 의사결정에 있어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하였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판시와 같이 B가 사용자인 피고인으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성격을 지녔다고 볼 만한 사정들이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일반적인 근로자와는 달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임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B가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려운바, 이러한 전제 하에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악의적으로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회사의 재정 상황의 악화 등으로 이 사건 범죄에 이르게 된 것으로 이 사건 범행의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어 보이는 점, 피고인의 건강이 좋지 못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나,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 및 해고예고 수당의 금액이 상당하고 피해자 수가 적지 않은 점, 당심에서 추가로 피해가 회복되거나 피해자들과 합의에 이른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원심은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을 포함한 제반 정상을 충분히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건강, 성행, 가족관계,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흠(재판장) 신호승 박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