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5. 11. 19. 선고 2023가단55815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

C은 2024. 10. 23.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2. 10. 24. 09:00경부터 피고가 시공하는 광주 동구 D아파트 E호 욕실 리모델링공사 현장에서 F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철거작업으로 발생한 폐자재를 1층으로 옮기고 필요한 자재를 1층에서 현장까지 옮기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

F은 같은 날 11:00경 공사현장 바닥에 누워있던 C을 발견하고 피고에게 연락하였고, 피고는 11:40경 C을 부축하여 피고 소유 G호로 데리고 가 쉬도록 하였다.

○

피고는 작업을 마친 후, 같은 날 16:00경 G호로 돌아와 쓰러져있는 C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하였다.

○

C은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다가, 2023. 11. 23.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

○

원고는 C의 자녀이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원(촉탁의 H)은 C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고, C의 사인을 "외상성뇌출혈(지주막하 출혈, 경막하 출혈 및 뇌실질 출혈)"로 판단하였다. 광주동부경찰서는 C의 변사사건에 대하여 수사한 결과, "부검감정 결과 사인은 '외상성 뇌출혈(지주막하출혈, 경막하 출혈 및 뇌실질 출혈)' 의견으로 뇌출혈은 전도에 의한 외상성이고 심근병증이 병합된 급성 심근경색에 의해 유발될 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소견이다. 이와 같이 변사자의 사인에 폭행 및 추락 등 범죄와 관련된 혐의점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였지만 이를 뒷받침할 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어 입건 전 조사 종결"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광주지방검찰청 검사는 위와 같은 경찰 의견을 검토한 후, 2023. 4. 25. 변사사건에 대하여 내사종결 처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에서 7, 9, 10, 13, 14, 15, 16, 18, 19, 20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C의 사용자인 피고는 C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피고는 C에게 안전모 및 안전화를 지급하지 않았고, 작업 현장에서 C의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그대로 방치하여 C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잘못이 있다.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및 산업안전보건법 5조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C의 상속인인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C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등 참조),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참조).

○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가 C에게 안전모나 안전화를 제공하지 아니하여 사용자로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C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거나 알면서도 C을 그대로 방치한 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거나 또는 피고의 위와 같은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산업안전보건법 38조 3항,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32조 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 또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안전모를 지급하고, 물체의 낙하 · 충격, 물체에의 끼임, 감전또는 정전기의 대전에 의한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안전화를 지급하여야 한다.

C이 욕실리모델링 공사에서 담당한 업무는 철거작업 중 발생한 폐자재를 1층으로 운반하고 필요한 자재를 1층에서 13층으로 운반하는 것이고, 그 작업 장소는 아파트 복도나 계단, 승강기와 1층 현관이었으므로, C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 또는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안전화나 안전모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로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

F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사고 상황에 대하여, "아침 9시경부터 일을 해서 오전 11시경까지 욕실 바닥을 제외하고 다 깨고 밖으로 나오는데 C이 바닥에 옆으로 누워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그러냐?'고 했더니 '속이 울렁거린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일을 할 수 있겠나?'고 물으나 말은 안하고 고개만 끄덕끄덕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삽을 가지러 1층 주차장에 있는 B 사장의 차에 장비를 가지러 갔는데 삽이 없어서 방수액하고 쓰레받기만 가지고 올라 왔습니다. 제가 올라와 보니 그대로 C이 누워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어디 아프나?'고 했더니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제가 I 사장에게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B 사장이 올라와서 제가 B 사장에게 C이 '좀 이상하다'라고 했더니 B 사장이 누워있는 C을 팔로 잡아 일으켜 세우니 갑자기오바이트를 해서 B사장이 '너 어제 술 많이 먹었구나 술을 조금씩 해야지'라고 하고비상계단쪽으로 재차 이동하는데 다시 오바이트를 했습니다", "제가 일을 다 마치고 온몸에 먼지 투성이라 B사장 집(G)에 가서 좀 씻고 가려고 갔는데 C이가 거실에서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괜찮냐?'고 했더니 아무런 대꾸가 없었습니다.그래서 저는 씻고 옷 갈아 입고 퇴근했습니다. 그때가 오후 3시 이전일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는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사고 상황에 대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E호로 올라 갔더니 C이 시멘트 포대 앞에 쪼그려 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야 너 왜그러냐?. 어디 아프나? 병원에 가끄나?'라고 했더니 C이 '안가요'라고 했습니다. 재차 제가 다시 '집에 가자'고 하나 C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C이 비상계단 쪽에서 또오바이트를 해 놔서 제가 C에게 다가 가서 '너 이렇게 토하면 안되니까 병원에 가든지 집에 가든지 해라'고 하니 병원에는 안간다고 하고 집에 가라는 말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G호에 아무도 없으니까 거기서 토하고 싶으면 토하고 편하게 쉬어라'고 하면서 C을 부축해서 G호 거실에 앉혀주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

C에 대한 부검 결과에 따르면, C의 사인인 뇌출혈의 원인에 관하여 "C의 사인인 뇌출혈은 전도에 의한 외상성 뇌출혈로 설명할 수 있는데, 심장 무게 466g으로구심성 비대를 보이는 점, 좌관상동맥 전하행지의 대각분지 및 우관상동맥의 내강이 각각 70%, 50% 정도 죽상동맥경화로 막혀있는 점, 조직검사 상 심근병증의 소견이 관찰되는 점은 전도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변사자의 의실 소실이 허혈성 심근병증에 병합된 급성 심근경색 등에 의하여 유발될 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폐자재나 자재를 운반하는 작업은 성년 남자가 혼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위와 같은 이 사건 사고 상황에 대한 F과 피고의 진술 및 C의 부검 결과, C에 대한 구급 증명서나 의무기록에 특별한 외상이 발견된 것으로 기록되지 않은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가 C에게 작업전부터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작업 중 부상을 당하였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작업에 배치하였다거나 방치하였다는 등의 사정에 관하여 아무런 증명이 없는 이 사건에서 C이 작업을 수행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피고가 알았다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산업재해보상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 장해 또는 사망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자의 고의나 과실을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보상을 하도록 함에 따라 지급하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검임에 반해 원고가 이 사건으로 구하는 손해배상책임은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C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연금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C의 사용자인 피고의 과실이 인정되거나 추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유재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