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5. 7. 10. 선고 2023가합55295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494,934,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9. 2.부터 2025. 7. 1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 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22. 11. 1. 원고에게 김제시 C 아파트 신축공사 중 철근콘트리트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사기간 2022. 11. 1.부터 2023. 6. 30.까지, 공사대금 2,290,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정하여 하도급(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를 지하층 타설공사까지 수행하던 중 2023. 1.경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2023. 1.경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하여 해지되었다. 이 사건 하도급계약 해지 시점의 기성고 공사대금은 835,033,997원이고, 당시까지 원고는 피고로부터 공사대금으로 340,000,000원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공사대금으로 495,033,997원(= 835,033,997원 - 34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2023. 2. 28. 해지되었다. 피고는 2023. 2.경까지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합계 1,266,173,107원을 지급하였고, 2022. 12.31.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원고에게 지급한 공사대금 340,000,000원과 원고를 대신하여 지급한 노무비, 장비 및 자재대, 식대, 경비 등 481,156,104원 합계 821,156,104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하였다.

3.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해제 여부 및 시점

가)

계약이 합의해제되기 위하여는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약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그 요건으로 하는 것이지만, 계약의 합의해제는 명시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므로 계약 후 당사자 쌍방의 계약 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가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은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당사자 쌍방의 의사가 일치됨으로써 묵시적으로 해제되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다43499 판결,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63575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7,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23. 1.경 이 사건 하도급 공사 중 지하층 타설공사를 완료한 이후부터는 더 이상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지 않았는데 피고도 원고의 공사 중단 여부와 시점에 대하여는 다투지 않고 있는 점, ②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하지 않고 중단하였음에도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 이행을 최고 하는 등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실현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 ③ 원고는 2023. 3.28. 피고에게 '원만한 협의타절을 하고자 2달간 기간 동안 수차례 협의를 하였으나 분쟁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기재된 내용증명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발송하였는데 그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2023. 1.경 무렵부터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협의타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도 '원고와 2023. 2. 21.경부터 협의타절을 논의하여 2023. 2. 28. 기준으로 정산하기로 확인하고 정산금액을 계산하였다'며 협의타절에 관하여 협의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피고의 답변서 4면 등 참조), ⑤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하자 곧바로 피고가 직접 또는 다른 하도급업체를 통하여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여 완성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한 2023. 1.경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묵시적으로 합의해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피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2023. 2. 28. 해지되었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해지의사표시 사실 등 채무불이행 계약해지의 요건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미지급 공사대금의 지급의무 발생 및 범위

가)

건축공사도급계약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제될 당시 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이를 원상회복하는 것이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된다면, 해당 도급계약은 미완성 부분에 대하여만 실효되어 수급인은 해제한 상태 그대로 건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하고 도급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도받은 미완성 건물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여야 하는 권리의무관계가 성립한다. 이와 같은 경우 도급인이 지급하여야 할 미완성 건물에 대한 보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사이에 약정한 총공사비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한 금액이 되는 것이지, 수급인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을 기준으로 할 것은 아니다. 이때의 기성고 비율은 공사대금 지급의무가 발생한 시점, 즉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할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에다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들어갈 공사비를 합친 전체 공사비 가운데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산정하여 확정하여야 한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기성고 비율 산정에 관하여 특약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와 달리 산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9. 12. 19. 선고 2016다2428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2023. 1.경 지하층 타설공사까지 수행하고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한 사실, 이후 피고가 원고가 수행한 공사부분을 이어받아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여 현재 건물이 완성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 해제를 이유로 원고가 수행한 공사부분을 원상회복하는 것은 중대한 사회적 ·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인도받은 공사물의 기성고에 상응하는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약정 공사대금이 2,290,000,00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감정인 D(이하 '감정인'이라 한다)의 감정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할 당시의 기성고 비율은 36.46%[=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 835,033,997원 /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 835,033,997원 +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들어간 공사비 1,454,966,003원) × 100, 소수점 아래 셋째자리 이하 버림]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합의해제에 따라 기성고 공사대금으로 834,934,000원(= 약정 공사대금 2,290,000,000원 × 기성고 비율 36.46%)<1>에서, 원고가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는 기지급 공사비 340,0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인 494,934,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 등에 대한 판단

1)

변제에 관한 증명책임은 채무자에게 있다(대법원 1984. 6. 12. 선고 83다카2014 판결 참조).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급부한 점 및 그 급부가 특정 채무의 변제로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1997. 6. 13. 선고 97다11072 판결,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4다258921 판결 등 참조).

한편, 민사소송에서 사실의 입증은 추호의 의혹도 있어서는 아니 되는 자연과학적 증명은 아니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 검토하여 어떠한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고, 그 판정은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않을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2)

피고는,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원고의 근로자 등에게 지급한 481,156,104원 이상의 공사대금을 원고에게 지급한 공사대금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9 내지 12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원고의 근로자 등 원고의 채권자들에게 노무비, 장비 및 자재대, 식대, 경비 등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는 원고를 대신하여 원고의 채권자들에게 노무비, 자재비 등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원고의 채무를 이행하기로 합의하였거나, 원고의 채권자들이 피고에게 직접지급을 청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다.

②

피고가 제출한 공사대금 총계 자료(을 제1호증), 노무비 지급액 표(을 제2 내지 5호증 중 각 '지급액'표 부분) 등에 관한 원고의 동의나 승인은 없고, 지급액 표의 '해당월'란 기재 일시에 해당 노무비 채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다른 증거가 존재하지 않아, 위 자료 등에 기재된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③

피고가 제출한 증거(을제2 내지 5호증)의 지급내역 정리 자료(을 제2, 3호증의 각 '일용노무비지급명세서'표 부분, 을 제4, 5, 6호증의 각 '집행액'표 부분 등)에 기재된 지급액과 지급일에 부합하는 금융기관의 이체확인증, 매출전표, 전자세금계산서 등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체확인증, 매출전표, 세금계산서 등 증거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지급하였다는 금액의 발생원인과 발생시점을 확인할 수가 없고, 거래명세표나 청구용 세금계산서는 실제 거래 여부와 무관하게 거래 상대방, 거래 시기, 거래대금 등을 임의로 발행할 수 있는 것으로서 증명력이 높지 않고 그것만으로 해당 서류에 기재된 당사자 사이에 그 시기, 대금대로의 거래가 이루어졌다거나, 해당 기재대로의 채권채무관계 발생이 증명된다고 볼 수가 없다. 따라서 위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체확인증에 기재된 상대방에게 해당 금액 상당의 노무비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거나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금액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④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지급하였다는 금액의 지급시기가 모두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한 이후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직접 수행하면서 발생한 자신의 채무를 변제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⑤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한 2023. 1. 이후에 발생한 비용 부분(을 제3호증 1면 E, F 노무비, 을 제4호증 G, H 지게차 비용 등)은 그 채권의 발생시기만 보더라도 원고가 수행한 공사부분에 관한 노무비 등으로 보기 어려워, 이 부분은 피고의 주장 자체로 원고의 채무를 대신하여 변제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3)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노무비, 장비 및 자재대, 식대, 경비 등을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나아가 살펴보지 않더라도 이유 없다[한편, '변제'는 채권자에게 채무내용에 좇은 현실제공을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민법 제460조참조), 설령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원고의 채권자들에게 노무비 등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 공사대금 지급채무가 변제로써 당연히 소멸한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을 근로기준법,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건설산업기본법 등 법률에 따른 '소멸'항변 또는 변제자대위권이나 변제자의 구상권에 의한 채권과의 '상계'항변 등으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피고는 그러한 법률효과 발생에 필요한 구체적인 법률요건(예를 들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에 따른 하도급대금 직접 지급요건 발생사실 등)에 관하여 주장, 증명을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공사대금 494,934,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날 다음날인 2023. 9. 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5. 7.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솔(재판장) 박건일 김현정

각주1) 감정인의 감정결과에서는 기성고 공사대금을 835,003,997원으로 계산하였으나(2024. 12. 25.자 감정서 6면 참조), 기성고 비율 36.46%를 약정 공사대금 2,290,000,000원에 적용한 결과는 834,934,000원(= 2,290,000,000원 × 36.46%)임이 계산상 명백하다(감정인의 감정결과는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 835,033,997원을 기성고 공사대금으로 기재함으로써 발생한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