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6. 2. 12. 선고 2023가합5534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와 원고들의 담당 업무

(1)

피고(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타이어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평택시 T에 있는 타이어 제조공장(이하 '평택공장'이라 한다) 등<1>을 운영하면서 상시 근로자 5,000여명을 사용하고 있고, 제품의 판매 및 재고관리를 위해 평택, 칠곡, 양산, 남양주, 군포 등지에 총 11개의 물류센터(이하 통틀어 '국내물류센터'라 하고, 개별 물류센터는 지명으로 특정한다)를 두고 있다.

(2)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소유한 국내물류센터의 운영 및 관리 업무에 관한 용역을 위탁받은 U 주식회사(이하 'U'이라 한다)로부터 그중 평택물류센터에 관한 해당 업무에 관한 용역을 다시 위탁받은 주식회사 V<2>(이하 'V'라 한다)에 소속된 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이 V에 입사하여 평택물류센터에서 담당해온 업무의 내용은 대체로 아래 과 같다.

나.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의 체결

피고 회사는 2011년경 원고들이 근무하는 평택물류센터를 포함한 국내물류센터의 운영 및 관리에 필요한 제반 업무 수행을 위탁하기 위해 U과 물류위수탁계약(이하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이래 5년 단위로 위 물류위탁계약을 갱신해왔다.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아래 물류위탁계약서의 '갑'은 피고 회사를, '을'은 U을 지칭한다).

다.

평택물류센터와 평택공장의 규모 및 구조

(1)

평택물류센터는 2003. 12. 18. 준공되어 운영되기 시작하였는데, 총 4,956개의 랙(Rack, 선반 또는 받침대)이 설치되어 최대 146,820개의 타이어 재고를 보관할 수 있고, 평택공장은 하루 최대 6,000여개의 타이어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2)

피고 회사의 평택물류센터는 평택공장과 바로 인접해 있으나(아래 그림 중 왼쪽 빨간색 사각형 부분이 평택물류센터이고, 오른쪽 파란색 사각형 부분이 평택공장이다), 벽체 등에 의해 서로 분리되어 있어 별도의 출입문을 통해서만 사람이 오갈 수 있고, 다만 평택공장에서 생산된 완제품인 타이어 등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자동으로 평택물류센터 내 장소(갠트리<3> 설비)로 직접 운반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평택공장과 평택물류센터의 위치와 구조는 아래 그림과 같다.

[을 4제호증의 1 평택공장 Lay-Omtl

【을 제4호증의 2 평택물류센터 Lay-Out]

라.

평택물류센터의 운영 업무 내용

(1)

평택물류센터의 운영 업무는 크게 ① 입고 업무, ② 출하 업무, ③ 재고관리 업무로 나뉘는데, 그중 입고 업무는 다음과 같다. 즉, 평택공장에서 생산된 타이어 완제품 등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평택물류센터로 운반되면<4> 피고 회사가 당일 입고된 제품의 수량, 규격 및 용도 등에 관한 정보를 U을 통해 평택물류센터에게 전달하고, 평택물류센터에서는 V 소속 직원들이 운반된 제품의 RFID<5>를 인식하고 갠트리 설비를 통해 이를 규격 및 용도별로 선별하여 입고내역을 확인한 다음, U의 창고관리 전산시스템인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이하 'WMS'라 한다)를 통해 인수한 제품 내역이 피고 회사가 제공한 정보와 일치하는지 대조하여 입고내역을 확정한다. 그 과정에서 확인되는 불량 제품은 피고 회사에게 반송하고, 정상 제품은 자체적으로 보관위치를 지정하여 물류센터창고에 적치한다<6>.

(2)

평택물류센터의 출하 업무는 피고 회사의 관할지점, 대리점, 다른 물류센터 등으로 배송되는 일반제품 출고 업무와 완성차 공장(Car Maker)에 납품되는 OE(Original Equipment, 순정)제품 출고 업무로 구분된다. 일반제품 출고 업무는 평택물류센터에서 익일 출고가 가능한 타이어 수량 등을 개략적으로 피고 회사에게 전달하고, 피고 회사가 이를 토대로 출하계획을 세워 평택물류센터에게 출하요청(발주)을 한다. 위와 같이 출하요청을 받은 평택물류센터는 WMS를 이용해 제품을 출고할 차량과 시간 등이 담긴 배차리스트 및 인출지시서를 V 소속 근로자들에게 제공하고 이들은 이를 참고해 창고에서 제품을 인출하여 상차 대기장으로 이동시킨 후 제품을 검수하고 RFID를 인식해 상차를 한다. 나아가 OE제품 출고 업무도 출하요청 주체가 완성차 공장(Car Maker)이라는 사정을 제외하면 제품의 출고 과정은 일반제품 출고 업무와 유사한 절

차로 진행된다.

(3)

평택물류센터의 재고관리 업무는 WMS에 기록된 재고현황과 실물 재고현황을 비교하여 재고의 과부족을 확인하고 이를 보충하는 '일일재고조사' 업무와 WMS 재고목록 중 30개 이상의 팰릿(Pallet)을 임의로 선정하여 해당 팰릿의 위치, 팰릿에 쌓인 타이어의 수량 및 규격에 관하여 실물과 전산이 일치하는지 점검하는 '수시LOC 재고조사' 업무로 구분된다.

마.

선행 민사소송의 경과

피고 회사의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서 타이어 제조공정 중 일부 업무를 담당한 피고 회사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는 피고 회사를 상대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면서 임금 등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7>(광주지방법원 2018가합53516호)를 제기하였고, 제1심 법원은 2020. 1. 17. 피고 회사와 해당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해당 근로자들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이하 '선행 민사소송' 또는 '선행 민사판결'이라 한다). 이에 대해 피고 회사가 항소를 제기하였고, 항소심(광주고등법원 2020나20905호)에서는 2022. 5. 19.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

바.

관련 법령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은 1998. 2. 20. 법률 제5512호로 제정되어 1998. 7. 1. 시행되었고(이하 '제정 파견법'이라 하고, 제6조 제3항에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 대한 직접고용의제 규정을 두었다), 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일부 개정이 이루어져 제정 파견법 제

6조 제3항이 제6조의2 제1항 제1호의 직접고용의무규정으로 변경되었으며(시행일은 2007. 7. 1.이고, 이하 '개정 파견법'이라 한다), 그 후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일부 개정되어 2012. 8. 2.부터 시행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는 파견근로기간에 상관없이 근로자파견대상 업무(제5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않는 업무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곧바로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도록 변경되었다(그 후에도 파견법이 개정되기는 하였으나,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규정은 그대로 유지되었으므로, 이하에서는 통틀어 '현행 파견법'이라 한다). 제정 파견법과 개정 파견법 및 현행 파견법의 구체적 내용은 별지3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13(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1 내지 16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V에 고용된 근로자들이지만, 피고 회사와 U 사이의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을1) 및 U과 V 사이의 물류위탁계약에 따라 피고 회사의 평택물류센터에 파견되어 피고 회사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 회사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였으므로, 이는 파견법이 사용사업주인 피고 회사에게 직접고용의제(제정 파견법) 또는 직접고용의무(개정 파견법 및 현행 파견법)를 부과하고 있는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이는 피고 회사를 상대로 한 선행 민사소송에서도 수차례 인정된 바 있다). 따라서 개정 파견법 시행 당시인 2007. 7. 1. 이미 피고 회사의 평택물류센터에서 2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를 한 원고 A, B, C, D(4명)은 제정 파견법의 직접고용의제규정에 따라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간주되고,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개정 파견법 또는 현행 파견법의 직접고용 의무규정에 따라 피고 회사가 위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의 고용의제 또는 고용의무 발생일은 [별지2]의 해당 란 기재와 같다). 나아가 피고 회사는 피고 회사가 원고들을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되거나 직접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원고들이 피고 회사로부터 받았을 임금과 원고들이 파견사업주(V)로부터 실제로 받은 임금과의 차액 상당의 손해를 원고들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별지1] 기재 '임금 등 차액' 란 기재 각 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회사의 주장

원고들이 소속된 V가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 등을 통해 피고 회사로부터 도급받아 평택물류공장에서 수행한 업무는 피고 회사의 평택공장에서 이루어지는 제품생산 공정의 일부가 아니라 이와 무관한 '창고 운영 업무'로서 독립적인 공간에서 독자적으로 수행되었으므로, 피고 회사와 원고들 사이에는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더욱이 피고 회사는 도급인으로서 도급대상이 된 업무를 U에게 발주하였을 뿐 원고들을 포함하여 평택물류센터에 근무하는 원고들(V 소속 근로자)에게 지휘나 명령을 내리지 않았고,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는 피고 회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지 않았으며,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근로조건 등을 결정하거나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으므로,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할 징표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의 근로자지위 확인 청구나 고용의사표시 청구 및 임금 등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는 모두 부당하다.

3.

판 단

가.

관련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정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과 원고들이 평택물류센터에서 수행한 업무의 특성

(가)

피고 회사는 2011년경 U과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국내물류센터(총 11개)의 운영 및 관리에 필요한 제반 업무를 U에게 도급을 주었고(을1 참조), U이그중 평택물류센터의 업무를 V 등에게 다시 하도급을 준 것으로 보이므로<8>, V에 소속된 원고들은 평택물류센터에서 위 물류위탁계약이 정한 바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실제로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에서는 피고 회사가 U에게 '국내물류센터의 운영 및 관리 업무'를 대행하도록 정하면서 구체적으로는 ① (타이어 제품의) 상하차, ② 배송, ③ 재고관리, ④ 물류센터 소장 직무, ⑤ 완성차 공장(Car Maker) 상주 서비스, ⑥ 송장관리, ⑦ 기타 업무(배차정산) 등을 업무내용으로 명시하고 있으므로(위 물류위탁계약 제1조, 제2조, 제4조 참조), U으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V 소속의 원고들은 평택물류센터에서 위와 같은 타이어 제품의 물류나 유통, 재고관리 업무 중 일부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평택물류센터의 경우 피고 회사의 평택공장과 바로 인접해 있기는 하나, 벽체 등에 의해 서로 분리되어 있어 별도의 출입문을 통해서만 사람이 오갈 수 있고(을4-1 참조), 그 내부 구조도 이미 생산이 완료된 타이어 제품의 입고나 출하, 보관 등의 기능만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이므로(을4-2 참조), 이는 타이어 제품의 제조와 생산이 이루어지는 평택공장과 공간적으로나 기능적으로 구분되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에 기초하여 평택물류센터에서 원고들이 수행한 위와 같은 입고나 출하, 재고관리 업무 등은 기본적으로 피고 회사의 평택공장에서 이루어지는 직접생산 공정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에 대해 원고들은 평택공장에서 생산된 타이어 제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직접 평택물류센터로 운반될 뿐만 아니라 다른 물류센터와 달리 원고들이 입고된 타이어 제품들에 대한 선별작업을 실시하고 출고에 앞서 불완전한 마킹(Marking)을 보완하거나 불량제품 또는 보관기간(30개월) 초과 제품을 발견해 폐기하며 제품의 규격과 특

성을 알 수 있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작업 등을 진행하므로 이는 평택공장의 타이어 제조 생산 공정의 일부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평택물류센터는 평택공장에서 생산된 타이어 제품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 회사의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서 생산된 타이어 제품도 취급하는 것으로 보이므로(다만,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의 제품은 차량으로 운반된다), 단지 장소적으로 인접한 평택공장의 제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평택물류센터로 운반된다는 사정만으로 평택공장에서의 타이어 생산 공정이 평택물류센터에서까지 연속되거나 연동된다고 할 수는 없다. 나아가 입고된 타이어 제품이 정상적인 제품인지 등을 선별하는 작업이나 출고에 앞서 불완전한 마킹을 보완하거나 불량제품 등을 발견해 폐기하는 작업 등은 평택물류센터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의 다른 물류센터에서도 동일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고(광양물류센터의 하역 및 선별작업등에 관한 을11, 12 참조), 타이어 제품의 입출고 작업 및 배송작업에 부수하는 실리콘이나 스티커의 부착, 마킹(Marking) 등은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에 따라 도급을 받은 업무 범위에 처음부터 포함되어 있었으므로(위 물류위탁계약 제4조 제1항 가목, 나목 참조), 원고들이 평택물류센터에서 수행한 위와 같은 작업 등을 평택공장에서 이루어지는 타이어 제조 생산 공정의 일부라거나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

나아가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은 그 도급 업무에 따른 용역비에 관하여 ① 연간상하차 및 배송비의 경우 '5,000톤 기준 105,428,413원으로 정하되 이를 초과하는 물량은 최대 6,000톤까지 7,300원/톤'의 비율로 산정하고(평택물류센터 기준, 별지4 참조), ② 재고인수 및 재고관리에 따른 월간 용역비의 경우 '기준물량을 1,899원/월, 고정용역비를 33,698,123원으로 정하되, 물량 증가시 재협의'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므로(별지5 참조), 이러한 용역비 산정방식과 기준 등에 비추어 위 물류위탁계약은 노무도급이 아니라 '물량도급' 방식의 도급계약임을 알 수 있다.

(라)

한편, 원고들은 선행 민사판결이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서 타이어 제품의 '인출·출하 공정'을 담당했던 피고 회사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한 바 있으므로 이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던 원고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판단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선행 민사판결에서는 피고 회사의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의 '인출·출하 공정'이나 '타이어 적재 공정'의 경우 타이어 제조 생산이 이루어지는 공장 안에서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가령 제품관리과 CCR 운영원이나 출하검사원 등)과 함께 타이어 제품을 인출하고 출하하는 작업을 공동으로 수행한 사안에 대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와 달리 평택공장과 공간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분리된 평택물류센터에서 생산이 완료된 타이어 제품의 입고나 출고 및 보관 등에 관한 작업을 수행한 원고들에 대해서 선행 민사판결에서의 판단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평택물류센터의 전체 프로세스는 입고부터 적치, 계획수립, 배차, 피킹/출고, 배송, 재고조사, 인수증 마감으로 이루어지는데, 위와 같은 단계별 작업에는 U의 창고관리 전산시스템인 WMS가 주로 사용되고, 평택물류센터에 입고되거나 출하될 타이어 제품의 수량이나 규격 등에 관한 정보(Data)는 피고 회사의 데이터 관리시스템인 SAP(Service Access Point)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을2의 5쪽<9> 참조). 실제로 WMS시스템은 입고 요청을 받은 제품을 창고 내 어떤 위치에 보관할지를 결정하여 공간 활용을 최적화하고 출하 요청을 받은 특정 제품의 위치를 확인해서 출하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해주는 전산시스템이므로, 원고들은 평택물류센터에서 자신들이 담당한 업무(입출고를 위한 지게차 등의 장비 운전, 재고관리, 송장 관리 등, 앞서 본 참조)를 수행하기 위해 WMS 시스템을 주로 사용하면서 이를 통해 그 운영주체인 U이나 그 하도급업체인 V로부터 업무지시 등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SAP 시스템은 이 사건물류위탁계약의 도급인인 피고 회사가 평택물류센터에 입고하거나 출하를 요청하는 제품 등에 관한 정보(Data)를 수급인 측에게 제공하거나 그 업무수행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전산시스템에 불과하므로, 원고들도 피고 회사가 제공하는 발주정보를 확인하는 용도 등으로 이를 활용했던 것으로 보일 뿐 SAP 시스템을 통해 피고 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업무지시를 받거나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과 공동 작업을 수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이 SAP 시스템 등을 통해 피고 회사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아 평택물류센터에서의 업무를 수행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나아가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그 소속 직원들을 통해 타이어 판매에 관한 업무 지시나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지시 등을 담은 이메일을 평택물류센터를 수신자<10>로 하여 발송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들의 업무에 관여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갑5 내

지 7 참조), 해당 이메일은 피고 회사의 직원들이 원고들을 상대로 개별적인 업무지시사항을 담아 발송한 것이 아니라 평택물류센터를 전담하여 운영하는 운영사의 담당직원(L 대리 등) 또는 고객사(AH 등)나 운송사(AI 등)의 직원 등에 대하여 제품 출하 및 운송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거나 이에 관한 출하 요청(오더) 등을 하는 내용에 불과하므로<11>, 이를 두고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 대해 개별적인 업무지시를 하거나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이는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의 도급인인 피고 회사가 그 도급 업무(타이어 제품의 입출고와 배송 등)의 범위에서 업무수행을 요청하거나 이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도급인의 통상적인 관리행위로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원고들은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에 따라 피고 회사로부터 국내물류센터의 운영및 관리 업무를 도급받은 U의 하도급업체인 V에 소속되어 평택물류센터에서 타이어 제품의 상하차나 배송, 재고관리, 송장관리 등과 같은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타이어 제조 및 생산 공정을 담당하는 평택공장과 공간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서로 분리된 평택물류센터에서 수행되었음을 알 수 있고, 원고들의 업무 수행과정에서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과 협업하거나 하나의 작업집단을 구성하여 근무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평택물류센터가 평택공장과 장소적으로 인접해있고 평택공장에서 생산된 타이어 제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평택물류센터로 입고된다거나 원고들이 선별작업이나 스티커의 부착, 마킹 등의 작업을 수행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업무가 평택공장의 직접생산 공정의 일부 또는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없

음도 앞서 나. (1)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다.

(나)

나아가 평택물류센터 프로세스 매뉴얼(을2)은 평택물류센터의 협력업체들(AD, V등)이 평택물류센터에서의 업무처리를 위해 U과 협의하여 자체적으로 작성한 문서로서위 매뉴얼의 작성에 피고 회사가 관여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고, 위 매뉴얼에 따른 업무처리내용에도 피고 회사로부터 발주정보를 받기 위해 피고 회사의 SAP시스템에 접속하는 것 외에는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과 혼재하여 작업을 수행하거나 협업을 하였다고 볼만한 업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더욱이 평택공장에서 근무하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급박한 결원이 발생한다고 하여 평택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원고들과 같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결원이 발생한 피고 회사 근로자들의 업무에 대체투입 되는 경우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4)

V가 독립적 기업조직 및 설비를 가지고 원고들의 근로조건 등을 결정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원고들이 소속된 V는 2000. 10. 24. 물류업, 운수업, 창고임대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전문물류회사로서 2020년 1월경 평택물류센터의 운영사업에 진출하기 전에도 호남권과 영남권, 강원권 등지에서 다수의 물류센터를 운영해왔고, 자체 홈페이지에서 구인공고를 하여 평택물류센터를 포함한 각지의 물류센터에서 근무할 근로자들을 직접 채용하거나 기존의 고용관계를 승계해온 것으로 보인다<12>(을6, 7 참조). 나아가 원고들이 소속된 V는 평택물류센터에서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필수적 장비인지게차 등을 직접 임차하여 사용하면서 그 수리비용도 부담해온 것으로 보이므로<13>(을

8 내지 10 참조), V는 독립적인 기업조직 및 설비를 가지고 피고 회사 및 U으로부터 순차 도급을 받은 평택물류센터의 운영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해왔다고 볼 수 있다.

(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평택물류센터에서 원고들이 수행할 작업의 배치나 담당 업무의 배정을 누가 결정하였는지, 휴게시간, 조퇴나 외출, 연차 휴가 사용등에 대한 승인권자가 누구인지, 원고들에 대한 근태관리를 누가 하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려우나, 일응 원고들이 소속된 V나 그 현장대리인이 이를 처리해왔을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근무조건 등을 결정하거나 근태관리에 관여해왔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5)

소 결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물류위탁계약에 기초하여 평택물류센터에서 원고들이 수행한 입고나 출하, 재고관리 업무 등은 피고 회사의 평택공장에서 이루어지는 타이어 제품에 대한 직접생산 공정의 일부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개별적인 업무지시를 하는 등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가 피고 회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원고들이 소속된 V는 독립적 기업조직 및 설비를 가지고 원고들의 근로조건 등을 결정해왔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다.

소결론

결국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파견법에 따라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간주된다거나 피고 회사가 원고

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거나 이에 따른 임금 등 차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나머지 쟁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 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정영호(재판장) 노창현 장정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