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5. 5. 22. 선고 2023가합5625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300,512,417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9. 22.부터 2025. 5. 25.까 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 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와 공동수급체(피고 지분 50%, C 지분 30%, D 지분 20%, 대표사 피고)를 구성하여 2020. 12.17.경 발주처인 광주광역시로부터 E 조성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수급하였다.

나.

이 사건 공사계약은 2020. 12. 17.부터 2023. 4. 3.까지 사이에 제1 내지 3차 공사로 나누어 체결되었고 이후 계약내용이 일부 변경되었는데, 최종 확정된 각 차수별 착공일, 준공일, 당초 공사대금, 변경 공사대금의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다.

피고는 2023. 3. 20. 이 사건 공사를 준공하였고, 2023. 5. 2.경까지 광주광역시로부터 선급금, 기성금 등을 포함하여 이 사건 공사의 총 공사대금 22,916,920,000원을 모두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배우자 F 명의로 G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토목공사업 등을 수행하는 사업자인데, 피고의 실질적 운영자인 H과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이른바 '실행계약'을 체결하였다.

실행계약이란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당초 공사대금 총액의 75% 비율(이하 '실행률'이라 한다) 이하의 공사비용(이하 실행률에 의하여 계산된 공사비용을 '실행금액', 실제 소요된 공사비용을 '소요금액'이라 한다)으로 완공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소요금액과 실행금액의 차액을 약정금으로 지급받되, 반대로 소요금액이 실행금액을 초과하면 원고가 그 초과금액을 부담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말한다. 원고와 피고가 실행계약으로 정한 당초 공사대금 총액에 대한 실행률은 75%, 변경된 공사대금에 대한 실행률은 90%이고, 안전관리비, 환경보전비, 품질관리비는 사후에 정산하기로 합의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312,908,276원[= 실행금액에 안전관리비 등 사후정산비용을 더한 17,420,431,891원{= 실행금액 16,783,222,514원(= 당초 공사대금 총액에 대한 실행금액 14,532,103,615원<1> + 변경된 공사대금에 대한 실행금액 2,251,118,899원)<2> +

안전관리비, 환경보전비, 품질관리비 합계 637,209,377원} - 소요금액 15,107,523,615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실행계약' 인정 여부 등

1)

원고가 배우자 F 명의로 G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토목공사업 등을 수행하는 사업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리고 갑 제1, 18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H은 피고의 대표이사로등기되어 있는 J의 배우자로서 포괄적인 업무집행권을 가지고 피고의 사업을 실질적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 9 내지 31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H이 2020년경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실행률 75%의 실행계약(이하 '이 사건 실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는 자신이 실행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를 책임지고 완성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인 현장소장이었을 뿐이다'라고 다툰다. 그런데 건설회사의 현장소장은 일반적으로 특정된 건설현장에서 공사의 시공에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 상법 제15조 소정의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대한 위임을 받은 사용인으로서 그 업무에 관하여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지고 있고, 그 업무의 범위는 그 공사의 시공에 관련한 자재, 노무관리 외에 그에 관련된 하도급계약 계약체결 및 그 공사대금 지급, 공사에 투입되는 중기 등의 임대차계약 체결 및 그 임대료의 지급 등에 관한 모든 행위이다(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88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 현장소장이었을 뿐이라는 피고의 주장은 적어도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인정하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②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공사부장으로 근무하였단 증인 I은 2024. 10. 17. 이 법정에서 '실행이라 함은 하도급 공사 업자가 공사를 수주한 시공사로부터 공사를 일괄 하도급 받으면서 발주자와 계약한 총 공사대금의 일정 비율인 실행률을 정하고 그 실행률 안에서 하도급 공사 업자가 공사를 책임지기로 하는 것이다', '실행의 경우 일반적인 하도급과 달리 하도급 공사 업자가 시공사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며 직접 공사를 진행하게 관례이다. 그것을 통상 실행소장이라고 부른다', '증인 I도 피고와 실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한 경험이 있다.', '실행소장은 자기가 현장을 관리해가지고 주체해서 열심히 뛴 만큼 가져가는 구조이고, 일반 현장소장은 회사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급여만 받는 체계이다', '원고가 피고의 실질적 운영자인 H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실행률75%로 정하여 일괄 하도급 받아 공사를 완료하였다. 원고를 현장소장이 아닌 실행소장으로 알고 있었다. 현장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를 꾸려갈 만한 인원이 없다. 피고가 원고에게 실행을 줘서 공사를 끝내게 했다', '실행률은 민감한 부분인데 통상적으로 우리는 실행률 80%다, 우리는 75%다는 식으로 세세한 걸 보지 않고 통으로 이야기 한다', '실행계약은 구두로만 하는 경우가 많다. 실행계약은 원래는 정식 하도급을 하거나 원청에서 사람이 투입돼서 해야 하는데 실행소장에게 원청 옷을 입히고 현장대리인 옷을 입혀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약정서를 쓰는 회사도 있고 안쓰는 회사도 있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실행계약에 관한 증인 I의 진술내용이 구체적이고 상세하다. 증인 I은 상당기간 건설업에 종사하여 왔고 직접 실행계약을 체결한 적도 있어 상당한 경험이 있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공사부장으로 근무하며 원고의 업무수행 등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기에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실행계약 존재여부를잘 알 수 있는 관계에 있었다. 증인 I은 건설업계에서 상대적으로 큰 회사인 피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면 향후 피고로부터 건설공사를 수급하지 못하게 될 위험이 있고, 피고의 직원 K 과장으로부터 증언을 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을 하였다. 증인 I이 거래상 불이익 또는 위증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원고에게 유리하게 진술을 한다고 볼만한 사정은 찾기 어렵다. 이와 같은 증인 I의 경력과 경험, 증인 I과 원고, 피고의 관계, 상세하고 구체적인 증인 I의 진술 내용, 진술태도 등을 고려할 때, 증인의 위 진술 내용은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

③

피고의 직원 N은 2022. 3. 23. 원고에게 '결제내역-E 조성공사(토목)2022-03-21.xls'라는 이름의 엑셀파일을 전자우편으로 송부하였다(갑 제10호증의 1). 위 엑셀파일에는 '공사명: E 조성공사'라는 제목 아래에 2020. 12. 6.부터 2022. 3. 18,까지의 '광역위생매립장 토목', '급여', '현장공사원가안분' 등 명목의 기성, 자재대, 노무비, 경비, 본사지출, 4대보험 등 공사비용이 정리되어 있고, 마지막 면에는 '1차+2차 준공(실행금액)'란에 '7,356,835,014원', '1, 2차 75% 하도급(A이사님-B)'이라는 내용도 기재되어 있다(갑 제10호증의 2). 여기에 기재된 75%라는 비율과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실행금액 7,356,835,014원은 이 사건 공사의 제1, 2차 공사대금을 정리한 문서의 '하도급(A)(75%) 7,356,835,014원' 기재와 일치한다(갑 제11호증). 위 엑셀파일은 피고의 직원이 원고에게 보낸 전자문서에 첨부되어 있던 것이고, 엑셀파일에 정리되어 있는 공사비용의 지출기간인 2020. 12. 6.부터 2022. 3. 18.까지는 이 사건 공사의 제1, 2차 공사기간인 2020. 12. 22.부터 2022. 3. 1.까지와 거의 동일하다. 여기에 더하여, 원고는 이 사건 공사를 총괄하였으므로 피고의 담당 직원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비용에 관한 자료를 전달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과, 피고의 직원 N이 2022. 1. 4.경에도 이 사건 공사와는 다른 공사인 'L지구' 공사와 관련하여서도 4. 피고에게 '결제내역-L지구 노후 하수관로 정비공사(토목).xls'라는 이름의 엑셀파일을 송부한 적이 있다는 점, 증인 I도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위 엑셀파일을 본 적이 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던 점, 원고가 매월 피고에게 보낸 '기성청구 총괄표'(갑 제26호증의 1, 2, 3)에도 '도급대비 실행 75%'라는 기재가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위 엑셀파일의 기재는 상당히 믿을 수 있다고 보이고, 그렇다면 엑셀파일의 'A이사님 총 쓴 금액'이라는 표기와 '실행금액'이라고 표기는 이 사건 실행계약의 체결 사실을 뒷받침한다.

④

원고는 2021. 3. 30. M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공동수급체 구성원인 D이 하도급관리계획서 변경신고 서류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상의하였는데, 대화 중간에 원고가 M에게 '(피고와 D 사이의 문제는 나와 상관없고) 나는 75%만 가지고 가면 된다'라는 취지로 말하자 M이 '그렇지'라고 답하면서 대화가 이어졌다. 또한 원고는 2021. 8. 6. M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설계가 1,500원인데 업자가 1,300원 주라고 하니 적자이다. 나는 75% 갖고 왔는데 적자가 난다. 그래서 대표한테 75% 못 맞추고 80% 왔다 갔다 한다고 이야기 했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M은 피고의 건축 실행소장이자,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원고와 H 사이에서 이 사건 실행계약 체결을 중재한 사람으로, 이 사건 실행계약에 관하여 자세한 사정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위 전화통화상 대화는 이 사건 공사 중 제1차 공사의 준공일 및 제2차 공사의 착공일 즈음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이 사건 공사와 높은 관련이 있다고 보인다. 원고는 M에게 수차례 75%라는 구체적인 실행률을 이야기 하였는데 M은 이를 당연한 전제로 원고에게 대답하는 등 원고와 M의 대화내용이 일관되고 대화의 흐름에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와 M의 전화통화에서 언급된 실행계약의 존재와 실행률에 관한 부분도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

⑤

피고는 원고를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광주서부경찰서는 2024. 5.16. "원고와 M 사이의 대화 녹취록에 원고가 75%를 가져가야 한다는 취지의 대화가 있고,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대금정리표에 '하도급(A)75%'라는 기재가 있는 등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피고의 직원으로서 이행한 것인지 하수급인으로서 이행한 것인지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어 원고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혐의없음)을 하였다. 광주지방검찰청은 피고의 이의신청에 대하여 위 불송치결정과 같은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고, 광주고등검찰청은 이에 대한 피고의 항고를 기각하였다(갑 제20, 28, 29호증). 또한 피고는 원고를 업무상배임 등으로 고소하였는데, 광주서부경찰서는 2025. 3. 26. "피고와 원고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숨은 하도급관계'라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공사비 정산과정을 통해 실행률 75% 범위 내에서 손실익이 계산된 공사대금 차액은 원고에게 귀속되고, 이러한 업무형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업무처리 과정의 일환이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가 피고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피고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혐의없음)을 하였다(갑 제27호증). 이와 같이 피고가 원고는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수사기관들도 수사결과 이 사건 실행계약의 존재를 인정하였다.

⑥

피고의 직원 N은 2022. 1. 4. 원고에게 "결제내역-L지구 노후 하수관로 정비공사(토목).xls" 엑셀파일을 전자우편으로 송부하였다(갑 제24호증의 1). 위 엑셀파일에는 '공사명: L지구 노후 개선공사'라는 제목 아래에 2018. 12.경부터 2021. 11.경까지의 기성, 자재대, 노무비, 경비, 본사지출, 4대보험 등 공사비용이 정리되어 있다. 원고가 운영하는 G이 2022. 4. 8. 피고를 공급 받는 자로 하여 'L지구 토목공사'에 관한 합계금액 172,095,000원(공급가액 156,450,000원, 세액 15,645,000원)의 전자세금계산서도 발행되었다(갑 제22호증). 한편, 원고는 위 엑셀파일과 별도로 L지구 노후 하수관로 정비공사에 관한 2018. 12.부터 2022. 3. 2.3까지의 공사비용이 정리된 증거(갑 제21호증)를 제출하였다. 이 공사비용 정리 자료는 피고의 직원이 원고에게 보낸 엑셀파일에 그 이후기간의 공사비용을 추가로 기입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90% 적용'이라는 기재와 정산액 '156,450,018원'이라는 기재가 있다. 위와 같은 전자우편 및 첨부된 엑셀파일, 전자세금계산서, 공시비용 정리 자료 등의 기재 내용은 이 사건 공사 이전부터 피고와 수차례 실행계약을 체결하고 약정금을 지급받은 적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한다.

⑦

피고는 원고와 실행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임금 월 5,000,000원으로 정하여 작성일을 2019. 1. 24.자로 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바 있고(을 제1호증), 피고는 원고에게 2023. 1. 12. 본사대기발령장, 2023. 7. 6. 해고예고통보 내용증명, 2023. 8. 16. 해고통지서 등을 보내기도 하였다. 한편, 이 사건 공사비용 관련 자료에는 매월 원고의 급여 명목으로 지출된 5,000,000원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갑 제9, 10호증 등).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가 기준이 되고, 이때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취업규칙 등 적용 여부,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 여부, 근무시간과 장소 등에 대한 구속 여부, 독립적 사업영위 가능성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위 근로계약서와 급여 명목으로 제공된 금품이 있는 등 형식적인 자료, 기록의 존재만이 확인되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 '실행정산을 할 때 관리비 식으로 급여를 받고 나중에 공사비에서 공제하는 것이 거래의 관행'이라는 증인 I의 증언과 피고가 원고를 업무상배임으로 고소한 사건에서 광주서부경찰서가 '원고가 이 사건 공사기간 중 2022. 9.부터 2022. 12.경까지 공사에 투입된 인부들의 급여 등을 원고 명의 계좌 또는 원고의 배우자 F 명의의 계좌에서 지급하였다는 점 등을 볼 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는 피고의 주장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하였던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고 원고에게 일정한 금액의 돈이 급여 명목으로 지급되었으며 피고가 원고에게 해고통지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⑧

원고는 2022. 12. 20. 및 2022. 12. 22. 피고에게 작성하여 준 확인서 2장(을 제3호증의 1, 2)에는 원고가 피고에게 일정금액을 지급하겠다는 내용 혹은 원고가 주식회사 O(이하 'O'이라 한다)으로부터 면허를 대여 받아 사용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관련하여 M이 2023. 9. 18. 작성한 사실확인서(을 제5호증)에도 '2023. 1.경 H, 원고와 회의 중 원고가 H에게 공사대금 중 220,000,000원을 횡령하였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는 언급이 있다. 한편, 피고 명의 은행계좌에서 2022. 2. 22. 원고의 배우자 F 명의의 은행계좌로 22,000,000원이 인출되었다가 위 확인서가 작성된 직후인 2022. 12.26. F 명의의 은행계좌에서 22,000,000원이 입금된 바 있다(을 제10호증의 1, 2). 그러나 위와 같은 확인서의 내용은 비단 근로계약뿐만 아니라 실행계약 관계에서도 계약당사자 일방의 귀책에 대한 사실 확인과 책임 부담 등을 위하여 충분히 작성할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이다. 예를 들어 실행계약을 체결한 수급인이 허위로 공사비용을 부풀린 경우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그 책임을 묻기 위하여 허위 공사비용의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가 가능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확인서가 작성되었고, 그 무렵 확인서와 부합하는 입출금거래내역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이 사건 실행계약 체결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 한편, O의 대표이사 P는 피고로부터 고소된 업무상배임 형사사건의 피의자신문에서 '원고에게 면허를 대여한 사실 없다'고 진술한 점과 (갑 제18호증), 원고도 피의자신문에서 'H이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이 사건 공사에서 손을 떼고 나가라고 해서 작성하였다. H이 불러주는 대로 작성한 것이다'라고 진술한 점(갑 제19호증)을 고려하면, 위 확인서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⑨ 피고가 하수급인등으로부터 공사대금 지급 요청을 받거나(을 제6호증), 공사대금청구의 소가 제기된 사정(을 제9호증) 등은 이 사건 실행계약 체결 사실과 특별한 관련이 없어 보인다. I이 2023. 11. 6. 작성한 확인서에 '현장소장 원고라는 기재가 있는데(을 제14호증), I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 확인서에 관하여 '당시 H이 식사를 하자고 해서 만났다. 다음에 공사를 하나 줄 테니 이러한 문구로 확인서를 하나 써주면 좋겠다고 했다. 써주라는 대로 써준 것이고 문구가 틀렸다'는 취지로 그 내용을 부인하였으므로, 그 기재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그밖에 이 사건 실행계약 체결 사실을 배척할만한 반증이 없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실행계약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불법적인 약정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실행계약이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실행계약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 약정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약정금의 범위

1)

약정금 계산의 기준이 되는 실행률 및 공사대금

가)

갑 제8, 10,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실행계약의 실행률을 75%로 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원고는 '변경계약으로 증액된 공사대금에 대한 실행률은 90%'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제출한 도급대기성현황(총괄)변경 자료(갑 제8호증), 최종정리표(갑 제9호증), 1, 2차 공사 원도급 및 하도급 대금정리(갑 제11호증), 기성청구 총괄표(갑 제26호증), 피고의 직원이 2022. 3.경 원고에게 보낸 공사대금 정리자료(갑 제10호증의2) 등 관련 문서에는 75%의 실행률만 기재되어 있는 점, ② 특히 원고는 기성청구 총괄표(갑 제26호증)에 증가된 공사대금을 포함하여 실행률 75%를 적용하여 약정금을 계산하여왔고 원고도 이에 대하여 '마지막 기성청구 총괄표 작성 당시에는 설계변경에 대해서 실행률 90%를 적용하지 않고 75%를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점(원고의2024. 7. 12.자 준비서면 3면), ③ 갑 제8, 9호증 등에 기재되어 있는 '기본 실행률75%, 변경 실행률 95%를 적용하여 계산한 약정금 17,420,431,891원'은 원고가 자신의 주장을 토대로 피고와의 정산을 위하여 임의로 계산한 금액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공사계약은 2020. 12. 17. 체결되었고 이후 2021. 5. 27. 및 2022. 1. 18. 변경계약에서 공사대금이 다소 감액되었다가 2022. 11. 21. 제3차 공사대금을 변경하면서 비로소 총 공사대금의 증액이 이루어졌는데, 위 공사대금이 증액될 무렵인 2022. 12.경에는 피고가 원고의 횡령 등을 의심하여 원고로부터 확인서를 작성 받는 등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고 있었으므로,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유리하도록 실행률을 변경하여 줄 이유는 없어 보이는 점, ⑤ 그밖에 원고와 피고가 변경된 공사대금에 대한 실행률을 달리 정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변경된 공사대금에 대한 실행률을 90%로 정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피고는 '변경된 총 공사대금'이 아니라 '최초 공사대금'인 21,210,944,000원을 기준으로 약정금이 계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던 중 피고의 직원이 원고에게 보낸 공사대금 정리자료(갑 제10호증의 2)와 원고가 피고에게 매월 제출한 기성청구 총괄표(갑 제26호증)에 변경된 공사대금에 실행률을 적용하여 약정금을 계산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

따라서 변경된 총 공사대금을 기준으로 그 전액에 대하여 75%의 실행률을 적용한다.

2)

안전관리비, 환경보전비, 품질관리비에 관한 사후정산 약정 인정 여부

가)

원고는 안전관리비, 환경보전비, 품질관리비는 실제로 지출한 공사대금에 실행률을 적용한 후 사후에 합산하는 방식으로 사후정산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갑 제8호증, 제26호증의 3의 기재에 의하면, 안전관리비, 환경보전비, 품질관리비를 사후정산하는 방식으로 실행금액을 계산한 기재가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기성청구 총괄표(갑 제26호증)를 보면 원고는 2022. 9.분까지는 안전관리비 등을 사후정산하지 않고 약정금을 계산하다가(갑 제26호증의 2 제61면) 2022. 10.분부터 비로소 안전관리비 등을 구분하여 약정금을 계산하기 시작한 점(갑 제26호증의2 제69면), ② 2022. 10.분 기성청구 총괄표가 작성된 2022. 11.경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갈등이 표면에 드러나고 격화되던 시점인 점, ③ 피고의 직원이 2022. 3.경 원고에게 보낸 공사대금 정리자료(갑 제10호증의 2)에도 안전관리비 등을 사후정산하지는 않았던 점, ④ 안전관리비 등을 사후정산한 계산방식은 원고가 작성하거나 수정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에서만 발견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안전관리비, 환경보전비, 품질관리비를 사후정산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따라서 안전관리비, 환경보전비, 품질관리비는 사후정산하지 않는다.

3)

이 사건 공사에 소요된 총 공사비용(소요금액)

가)

민사소송에서의 증명책임의 분배에 관한 일반 원칙에 따르면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권리발생의 요건사실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8. 22 선고 98다36351 판결 참조). 증명책임은 법규의 구조와 형식(예컨대 본문과 단서, 일반규정과 특별규정, 원칙규정과 예외규정 등)에 따라 분배되어야 하고, 권리의 존재를 주장하는 당사자는 권리근거사실에 대하여 입증책임을 부담하며, 권리의 존재를 다투는 당사자는 권리장애사실, 권리소멸사실 또는 권리저지사실에 대하여 증명책임을 진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헌법재판소 2015. 3. 26. 선고 2014헌바202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실행계약에 따라 지급하여야 할 약정금은 '실행금액'에서 '소요금액'을 빼는 방식으로 계산되므로, 소요금액의 발생및 범위는 약정금의 존재를 다투는 피고가 증명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피고는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면서 원고가 자인하는 소요금액 15,107,523,615원을 초과하는 17,533,729,472원을 공사비용으로 지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을 제16호증에 기재된 내용만으로는 피고가 위 소요금액 15,107,523,615원을 초과하는 공사비용을 지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공사의 소요금액은 15,107,523,615원으로 인정한다.

4)

약정금의 계산

위에서 본 기준에 따라 약정금을 계산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약정금은 1,300,512,417원[= 실행금액 16,408,036,032원{= (총 공사대금 22,916,920,000원 - 4대 보험료 1,039,538,624원) × 실행률 75%} - 소요금액 15,107,523,615원]이 된다.

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실행계약에 따라 약정금 1,300,512,417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3. 9. 2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5. 5. 25.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피고가 광주광역시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받은 다음날인 2023.5. 3.부터 약정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약정금의 지급기한에 관한 아무런 주장, 증명을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약정금 지급채무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봄이 상당하다. 채무이행의 기한이 없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는데(민법 제387조 제2항),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이전에 약정금 지급채무의 이행을 청구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지연손해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솔(재판장) 박건일 김현정

각주1) (당초 공사대금 총액 21,210,944,000원 - 당초 공사대금의 4대 보험료 합계 1,834,805,846 원) × 실행률 75%,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각주2) [(변경된 공사대금 22,916,920,000원 - 변경된 공사대금의 4대 보험료 합계 1,039,538,624 원) - (당초 공사대금 총액 21,210,944,000원 - 당초의 공사대금의 4대 보험료 합계 1,834,805,846원)] × 실행률 90%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