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① B의 시험성적서, ② C(B을 포함)에 대한 ‘생체 내 Dextran 분해 확인을 위한 동물이식 실험’ 결과보고서, ③ B에 관한 Ordersheet(이하 통틀어 지칭할 때는 ‘이 사건 각 자료’라고 한다) 및 D 주식회사(이하 ‘피해 회사’라고 한다)가 제작하는 필러의 주된 원재료가 E라는 회사에서 생산하는 Dextran 중 B(이하 ‘B’으로만 지칭한다)이라는 사실은 피해 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자료 등을 반출하거나 활용한 행위는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도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당심에서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원심판결문 제3면 제13행 이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그 판단 근거를 자세히 설시하면서, 그 설시와 같은 사정을 근거로 피해 회사에서 제작하는 필러의 주된 원재료가 ‘B’임을 알 수 있는 이 사건 각 자료는 피해 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라고 볼 수 있고, 피고인이 피해 회사를 퇴사하면서 이를 알 수 있는 이 사건 각 자료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한 채 반출한 이상 이는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며 그에 대한 고의도 있었던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식품의약안전처는 국내에서 제조하거나 수입허가된 필러(조직수복용생체재료)에 관하여 원재료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는데, 원재료공개대상 307개 제조사 중 ‘F’을 사용한 제조사는 피해 회사가 유일한 점(증거기록 1권 362면), ② 피해 회사는 공업용으로 사용되는 다양한 ‘F’ 중에서 필러에 적용 가능한 원료를 선택하고, 생물학적 검사 및 임상시험과 가공공정을 거치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고 연구하여 최종적으로 필러에 적합한 원료로 ‘B’을 채택한 점, ③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자료 각각은 인터넷 검색이나 학술논문제 공사이트 등을 통해 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필러에 ‘F’을 사용하는 유일한 제조사인 피해 회사가 이 사건 각 자료를 제품생산 및 주문 등의 과정에서 활용한다는 사정은 피해 회사의 주재료가 ‘B’임을 추단케 하는 점, ④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 재직 당시 기밀유지서약서를 작성하였고, 수사기관 조사에서 “피해 회사에서 근무를 안했으면 F을 활용한 필러(제품명: G, 아래에서 보는 H 주식회사에서 생산한 제품이다)를 만드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1권 225면), ⑤ 피고인은 2019. 1. 1. 피해회사를 퇴사하면서 같은 날 H 주식회사를 설립하였고, 퇴사 전인 2018년 8월경 향후 피고인이 피해 회사의 거래처에게 피해 회사의 필러 제품을 대체하여 공급한다는 내용의 상호협력협약서나 피고인이 설립할 위 회사에 관한 투자협약서를 작성하거나(다만 위 상호협력협약서 등은 상대방과의 합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임의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9월 내지 같은 해 10월경 사이에 공장 설립을 위한 설계도면, 장비목록대장 등을 작성하는 등 피해 회사를 퇴사하기 전부터 필러를 생산하는 동종업체 설립을 위한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1권 468 내지 516면)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각 자료 등을 피해 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으로 인정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업무상 배임의 고의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내용, 피해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그 죄책이 중한 점, 피고인이 피해 회사의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피해 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활용하여 제품을 생산하였으나 위 제품을 판매하여 수익을 얻고 있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는 점, 피고인에게 이 사건 이전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각 고려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원심은 주요 양형요소들을 모두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 원심이 양형의 이유로 든 사정들과 그 밖에 이 사건 기록 및 공판과정에서 나타난 형법 제51조 소정의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당심에서도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 내에 있다고 보이고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는 각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아(재판장) 서지혜 장정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