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4. 7. 25. 선고 2024구단3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22. 8. 23. 07:00경 신안군 B 소재 묘지 2기와 그 주변(이하 ‘이 사건 묘지 등’이라 한다)에 대한 벌초 및 주변정리 작업(이하 편의상 ‘이 사건 벌초작업’이라 한다)을 하던 중 예초기가 넝쿨에 걸려 이를 제거하던 과정에서 예초기의 날에 손을 다쳐 ‘제2수지 원위지골 기저부 개방성 골절 및 손톱판 파열, 좌 제4수지 근위지관절 배부 연부조직 결손, 좌 제4수지 중수지관절 관절막 파열, 좌 제4, 5수지 신전건 파열, 좌 제5수지 중위지골 배부 파멸창’ 등의 부상을 입었다(이하 위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나.

원고는 2022. 10. 5. 피고에게 위 상병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면서 요양급여를 신청하여, 2022. 10. 31. 피고로부터 요양승인처분을 받고, 휴업급여 8,814,750원, 진료비 42,920원, 이종요양비 333,000원 합계 9,191,070원의 보험급여를 받았다.

다.

한편, 피고는 2023. 1. 3.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요양승인처분을 취소하고 위 보험급여액을 부당이득금으로 징수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3. 5. 16. 기각되었고, 다시 이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3. 10. 24.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묘지 주인의 후손인 C로부터 보수를 받기로 하고 이 사건 벌초작업의 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즉 원고는 C로부터 급여 60만 원을 받기로 하고 고용된 일용직 근로자이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2호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가 산재보험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제5조 제2호)을 의미하므로, 원고가 산재보험의 피보험자격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원고에게 이 사건 벌초작업을 의뢰한 C의 사업주 확인서(을 제1호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②

원고의 확인서(을 제2호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③

E의 사실확인서(갑 제5호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④

D의 사실확인서(갑 제6호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나)

앞서 든 증거들과 위 인정사실을 통해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C의 지휘·감독 아래 벌초작업이라는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C로부터 이 사건 벌초작업을 위탁받거나 도급받은 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C는 원고에게 이 사건 벌초작업을 의뢰하면서 추석 전까지 마무리해 달라는 것 외에는 이 사건 벌초작업의 작업일자, 작업시간, 종료시간, 작업방법 등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고 원고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였다. 둘 사이에 근로계약서 등 그 어떤 계약서도 작성되지 않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따로 정해진 바도 없다. 따라서 C는 원고가 이 사건 벌초작업을 언제 하는지, 며칠에 걸쳐 하는지, 제3자를 고용하여 대행케 하는지 여부 등 작업시기나 작업방법에 상관없이 추석 전까지 벌초작업이 완료되기만 하면 그 대가로 원고에게 6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②

E의 진술내용 중 “C로부터 원고에 대한 관리·감독을 부탁받고 이를 위해 이 사건 묘지를 방문하였다. 방문 당시 묘지 주변 나무의 가지치기, 상석 주변 풀 모으기 등 작업을 지시하였다”는 부분은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대로 믿기 어렵다. 설령 위 진술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위에서 말한 ‘관리·감독 부탁’이란 ‘원고의 벌초작업을 지휘·감독하여 달라’는 의미가 아니라, ‘원고가 벌초작업을 제대로 하였는지 확인하여 달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따라서 C 또는 E가 벌초작업의 완수 즉 일의 완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의 행위를 이 사건 벌초작업을 지휘·감독하는 행위로 볼 수는 없다. 결국 C 또는 E는 원고의 이 사건 벌초작업 수행과정에서 원고에게 작업 지시 등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벌초작업 당일 이 사건 묘지에 가보지도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③

원고는 이 사건 벌초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작업일자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한 날짜와 시간을 임의로 정하여 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의 책임 하에 작업보조원을 고용하여 일을 완성시킬 수도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벌초작업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이윤 창출이나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였다고 볼 수 있다.

④

원고가 C로부터 지급받은 60만 원에 대해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않았고, 원고와 C 사이에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을 정한 바도 없으며, 원고는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4대 보험에 가입하지도 않았다.

⑤

원고와 C 사이의 위와 같은 계약내용이나 성격, 목적 등을 볼 때, 원고가 C에게 고용되어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지시를 받고 벌초업무라는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원고는 자신의 작업일수나 작업방법에 관계없이 이 사건 벌초작업을 완수하는 대가로 C로부터 60만 원을 지급받는 관계에 있으므로,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는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아니라 벌초작업의 완수라는 일의 완성에 대한 대가로 봄이 타당하다.

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전에 승인한 요양급여를 취소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용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